미국이 유럽 내에서 빠르게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해 유럽 국가 단속에 나섰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동유럽 순방에 나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첫 순방국인 헝가리를 방문해 “미국이 그동안 자주 중(동)유럽에 부재했는데 수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헝가리가 최근 들어 러시아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자 헝가리를 압박함과 동시에 동유럽 국가들에 미국의 영향력을 다시 세우려는 목적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사실상 헝가리에 대러 관계 재정립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헝가리는 지난해 3연임에 성공한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두 달 간격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등 친러 성향을 보였다. 실제로 헝가리는 지난해 11월 범죄 혐의를 받는 러시아 무기 중개상들을 미국으로 추방하지 않고 러시아로 송환하는 등 미국과의 간격을 벌여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화웨이를 쓰면 파트너로서 함께 가기 힘들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중국 영향력 차단을 위해 헝가리 정부를 압박했다. 현재 헝가리 통신 장비의 70%는 화웨이 장비로 알려졌다. 미국은 화웨이가 헝가리와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유럽연합(EU) 내의 정보를 중국에 빼돌리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페테르 시야트로 헝가리 외무장관은 “러시아에 대한 비판은 엄청난 위선”이라며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에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또 “화웨이 장비는 헝가리보다 영국과 독일이 더 많이 쓴다”며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맞받아쳤다.
폼페이오 장관은 헝가리 일정을 마친 뒤 12일 슬로바키아와 폴란드, 14일에는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EU를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또 15일에는 마지막 순방국인 아이슬란드를 찾는다.
한편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중국이 이스라엘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 움직임에 안보상 우려가 제기된다고 경고를 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외국자본의 미국 기업 인수를 심사하는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와 유사한 범 부처 간 감시기구 창설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이스라엘 첨단 기업에 대한 투자는 2013년 7,600만 달러에서 지난해(3분기까지) 3억2,500만 달러로 꾸준히 늘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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