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바이오그룹은 차바이오텍의 자회사인 차헬스케어를 통해 싱가포르 상장사인 SMG 그룹의 지분 24%를 확보했다고 21일 밝혔다. 기존 6.8%의 지분율로 SMG 그룹의 4대 주주였던 차바이오그룹은 이번 거래를 통해 SMG그룹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복수의 국가에 40여개 클리닉을 가동중인 의료네트워크를 확보한 것은 한국 의료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지분 인수로 차바이오그룹은 그동안 미국과 일본, 호주 등으로 확대해온 환태평양 의료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하게 됐다.
SMG그룹은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베트남의 주요 도시에서 40여개의 전문 클리닉을 운영하는 회사로 지난 2005년 설립됐다. 주요 진료분야는 여성의학, 암치료, 영상의학, 소아과, 성형피부과 등 11개 분야이며 싱가포르의 주요 의료 거점 및 인도네시아, 베트남의 주요 도시에서 의료 네트워크를 가동하고 있다. 2009년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상장됐으며 지난 3년간 연평균 40%가 넘는 매출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 19일 기준 시가총액은 2억1,600만 싱가포르달러(약 1,796억원)이다.
그동안 바이오시밀러, 제네릭(복제약), 신약후보물질을 수출했던 전례는 있었지만 병원이 해외로 진출한 것은 역대 처음이다. 특히 SMG 그룹과 차바이오그룹은 주요 진료분야가 겹치는 만큼 시너지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차바이오그룹은 세계 최초로 폐기되는 미성숙 난자의 체외배양 임신, 유리화 난자 동결법, 습관성 유산 원인 유전자 발견 등을 이뤄낸 바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02년에는 미국 최초로 난자 은행을 설립한 바 있다. 특히 1998년 차바이오그룹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유리화 난자동결법은 이후 전세계 난자동결 사업화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999년 미국 콜롬비아대학 내 ‘CC불임센터’를 설립해 의료수출 1호의 신기록을 기록한 차바이오그룹은 2002년 LA HPMC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해외 의료수출에 나섰으며, 지난 2013년에는 일본 도쿄에 세포치료센터를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호주 내 주요 도시 8곳에서 난임센터를 운영하는 CFC의 최고주주가 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차바이오그룹의 SMG 인수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신약 및 바이오시밀러 개발 과정에서도 임상시험 및 해외진출의 거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국내 병원은 대학 병원을 기반으로 철저하게 내수시장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 때문에 국내 병원의 높은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해외 시장 진출에 소극적이었다는 업계 내외의 평가다. 차바이오그룹의 해외 진출을 통해 국내 의사들의 선진적인 기술을 해외에 전파하고 아울러 해외 시장에서 개발되는 의료 신기술을 보다 빠르게 국내에 도입할 수 있게 됐다.
윤경욱 차헬스케어 대표는 이번 인수에 대해 “SMG를 디지털 헬스케어 도입, 바이오 기술 활용 등 의료시장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전초기지로 키워나갈 계획”이라며 “싱가포르는 동남아 지역의 무역, 금융, 의료의 거점인 만큼 글로벌 의료한류 확대가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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