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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 점심시간…숟가락 내려놓은 직장인을 잡아라!

■ 직딩의 점심, 쉼표일까 느낌표일까

☞ '틈새시장' 점심시간 공략하는 업체들

50분간 낮잠 잘 수 있는 수면카페 인기

'나만의 시간' 가지려는 욕구 늘면서

필라테스·어학원 점심대 수업 '북적'

수면카페 미스터힐링 명동 본점 ‘힐링룸’ 내부.




# 직장인 A씨는 전날 야근으로 피곤할 때면 점심을 가볍게 먹고 직장 근처인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수면카페를 찾는다. 사무실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지만 사내에서는 보는 눈이 많아 편히 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은 1시간에 불과하지만 답답한 양복을 벗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채 낮잠을 자고 나면 남은 오후 일정을 소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직장인 B씨는 결혼을 앞두고 최근 필라테스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출근 후에는 결혼 관련 일정을 챙겨야 해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아 샐러드로 배를 채운 후 남은 시간에 운동을 하며 몸매관리를 하고 있다.

바디멀티필라테스 마포점에서 회원이 필라테스 강습을 받고 있다./사진제공=바디멀티필라테스


밥과 커피 한 잔이면 끝났을 점심시간이 진화하고 있다. 점심시간을 기본적인 욕구를 채우는 시간으로만 여기지 않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직장인들이 늘면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수면카페다. 스트레스로 인한 수면 질환 증가와 빠른 시간 내에 피로를 해소하고자 하는 ‘패스트힐링’ 트렌드가 생기면서 수면 사업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잠과 경제의 합성어인 ‘슬리포노믹스’의 최전선에 있는 사업 모델이 수면카페다. 직장인들이 주요 타깃인 수면카페의 경우 국내에 도입된 지는 꽤 됐지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침대·안마의자뿐 아니라 수면캡슐까지 등장하는 등 발 빠르게 소비자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수면카페 프렌차이즈 업체로 유명한 미스터힐링은 산소발생기, 의료용 공기청정기를 도입하며 수면 욕구를 채우고자 하는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명동 본점의 경우 평일 기준으로 30~40명의 손님이 찾는데 이 중 절반 가까이가 근처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50분에 1만3,000원으로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지만 짧은 시간이라도 편하게 휴식을 취하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2~3년 사이 가맹점 수가 100여개에 이르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스터힐링 명동 점장은 “근처 백화점·피부과 등 서비스 직종에 종사하는 회사원들이 많다 보니 점심시간부터 오후3시까지는 대부분 직장인들이 찾는다”며 “일본처럼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힘든 상황 속에서 잠시라도 쉬고자 하는 욕구가 커지면서 수면카페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면카페 역시 하나의 트렌드여서 경기침체에 타격을 받고는 있지만 수면욕이라는 인간 본연의 욕구에 기대는 산업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실제 수면카페 창업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상대적으로 창업 비용이 1억원 미만으로 부담스럽지 않고 전문적인 지식 없이도 창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면카페 창업회사 관계자는 “수면카페 창업에 대한 문의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바디멀티필라테스 마포점에서 회원이 필라테스 강습을 받고 있다./사진제공=바디멀티필라테스




비수기였던 점심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곳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필라테스 학원이다. 주로 오전 시간이나 퇴근 시간을 이용해 필라테스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이 많아 점심시간대는 비수기로 분류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직장인들이 많은 서울 여의도·마포의 경우 점심시간을 이용해 수업을 받고자 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점심시간대 수업이 늘고 있다. 여의도에서 근무했던 한 필라테스 강사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잠시 운동을 하고 싶어 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점심시간에 가격을 낮추는 타임세일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실제 점심시간대 수업 확대가 매출 증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포점을 포함해 서울 시내 10곳에 체인점이 있는 바디멀티필라테스의 경우 점심시간 수업 확대 이후 매출 증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채정민 바디멀티필라테스 대표는 “퇴근 후에는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 어려워 점심시간을 이용해 자기계발을 하는 회원들이 많은 편”이라며 “문의가 많아져 낮 타임을 주 2회에서 최대 8회까지 개설하게 됐고 이로 인해 5% 정도 매출이 늘었다”고 밝혔다. 어학원도 수혜 업종으로 분류된다. YBM어학원 신촌센터의 경우 낮12시부터 오후2시 시간대 수강생 수가 올해 1월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YBM어학원 신촌센터에서 수강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사진제공=YBM어학원


현택수 사회문제연구원장은 “이전에도 직장인들이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했지만 최근 들어 점심시간에 직장인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늘어났고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퇴근 후 자기 시간을 가지려는 욕구가 커지면서 점심시간을 활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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