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태국 민심, 민주적 불안 아닌 '군부의 안정' 택했다

2001년 이후 '선거 불패' 탁신계

제1당 지켰지만 총리 선출 실패

10여년 '레드 對 옐로' 투쟁 염증

경제성장도 군부 재집권에 날개

과반黨 없어 5월까진 '눈치싸움'

연정 파트너 필요한 쁘라윳 총리

보수정당 민주당에 손내밀 듯





지난 2014년 군부 쿠데타 이후 약 5년 만에 치러진 태국 총선에서 결국 ‘탁신계(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 지지 세력)’의 돌풍은 없었다. 민주화보다 정권 안정을 택한 유권자들이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손을 들어주면서 민주적 정당성까지 확보한 군부정권이 집권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과반 확보에는 모두가 실패해 당분간 태국 차기 정국은 정당 간 합종연횡에 따른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현지시간) 태국 일간 방콕포스트에 게재된 비공식 개표 결과(개표율 94%)에 따르면 총 500개 하원의석 중 탁신계 프아타이당은 135석, 군부의 지지를 받는 팔랑쁘라차랏당은 117석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모은 퓨처포워드당이 80석으로 제3당으로 뛰어올랐으며 최장수 보수정당인 민주당은 53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선거관리위원회도 이날 95% 개표 결과 프아타이당이 지역구 전체 350석 중 137석을 얻어 1위, 팔랑쁘라차랏당이 97석으로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다만 선관위는 의석 산정 결과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비례대표 의석수 발표는 주 후반인 29일로 미뤘다.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총리의 군부정권은 이번 선거로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는 정통성까지 확보하면서 재집권에 매우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됐다. 태국은 차기 총리를 상원(250석)과 하원(500석) 합동 다수결로 뽑는데 앞서 군부가 상원을 임명하도록 개헌해 쁘라윳 총리는 하원에서 최소 126표만 얻으면 되기 때문이다.

반면 2001년 이후 모든 선거에서 승기를 놓친 적이 없는 탁신계는 이번에도 제1당을 차지했지만 총리 선출에 필요한 ‘기적’의 과반 확보에는 실패했다. 민주계열로 평가되는 퓨처포워드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더라도 총리 선거의 승리요건인 376석에 한참 못 미쳐 태국의 민주주의 복귀는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탁신계는 직전 총선인 2011년 선거에서는 204석을 얻으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주요 외신들은 지난 10년여간 태국 정치판을 흔들어온 탁신계 ‘레드셔츠’와 왕실 등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옐로셔츠’ 간 갈등이 양쪽 모두에 패배를 안겨줬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양측의 정치투쟁이 지속되면서 태국 국민들은 오히려 갈등을 막고 정치를 안정시킨 군정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권교체로 정치판에 혼란이 올 경우 경제성장이 주춤할 수 있다는 우려도 유권자들이 민주화보다 안정을 택하는 데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쿠데타 집권 당시인 2014년 0.98%에서 꾸준히 올라 지난해 4.6%까지 기록했다.

태국 총선이 치러진 24일(현지시간) 군부의 지지를 받는 팔랑쁘라차랏당 총재가 지지자와 포옹하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방콕=AP연합뉴스


다만 어느 정당도 과반을 얻지 못한 만큼 차기 정부가 꾸려질 오는 5월까지는 연합 결성을 위한 정당 간 눈치싸움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탁신계는 이번 총선에서 ‘군부정권 종식’을 내걸고 제3당으로 등극한 퓨처포워드당과 손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태국 마히돌대의 시리반나부트 부교수는 “프아타이당과 퓨처포워드당 간의 연정은 매우 크고 강한 야당으로 쁘라윳 총리 정권의 법안 통과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쁘라윳 총리도 재집권을 위해서는 최소 126석을 확보해야 해 연정이 불가피하다. 현지 언론은 기득권 지지층이 겹치는 민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한편 선거 결과 발표가 오는 29일로 미뤄지는 등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부정선거 논란이 일고 있다며 “66%로 집계된 투표율도 예상치(90% 이상)보다 훨씬 낮다는 점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관련태그
#태국, # 총선, # 쁘라윳, # 탁신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