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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곳 수정한 아시아나 '부실 회계'…영업익 반토막·당기순손실10배↑

현금성 자산 4,271억→3,784억원

비유동성 자산은 33배 넘게 불어

단순계산 항목까지 이례적 수정

서울 김포공항에 대기 중인 아시아나 여객기. /사진=연합뉴스




감사보고서를 ‘퇴짜’ 맞은 아시아나항공(020560)이 주주총회 안건으로 공시했던 재무제표를 결국 대폭 수정했다. 전체 203개 항목 중에서 수치가 수정된 부분만 따져도 75%(152개)에 달한다. 회계감사법인인 삼일PwC가 문제를 제기했던 충당금과 관계사의 주식 공정가치 평가뿐만 아니라 단순 추산해 기입할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등의 항목도 수치가 크게 바뀌었다. ‘엉터리’ 재무제표를 공시한 뒤 이를 갈아엎다시피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2일 연결재무제표 기준 실적을 기재정정 공시했다.

정정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1,784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887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반면 104억원에 불과했던 당기순손실은 1,051억원으로 열 배 가까이 늘었다. 자산총계도 3,739억가량 줄면서 부채비율은 504.9%에서 625.0%로 훌쩍 뛰어올랐다.



정정사유는 회계감사법인인 삼일이 아시아나항공의 감사보고서에 ‘한정’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21일 한국거래소는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을 수 있다는 풍문이 돌면서 아시아나항공 주식의 매매거래를 정지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2일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한정’ 감사의견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삼일은 △운용리스 항공기의 정비 의무와 관련한 충당부채 △마일리지 이연수익의 인식 및 측정 △손상징후가 발생한 유무형 자산의 회수가능액 △당기 중 취득한 관계기업 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에어부산의 연결 대상 포함 여부 및 연결 재무정보 등에서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 증거를 입수하지 못한 점을 감사의견 한정의 근거로 제시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이번 기재정정을 두고 “2018년도 당사 실적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가 반영된 수치”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이 공시했던 재무제표의 문제가 비단 삼일이 지적한 부분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기 주주총회 소집 공시 당시인 3월7일 공개했던 당초 재무제표와 비교하면 항목 수 기준으로만 75%가 바뀌었다. 회계업계에서도 주주총회를 코앞에 두고 빈번히 일어나는 통상적인 기재 정정의 범주를 넘어설 정도의 이례적인 수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단순 계산으로 기입하는 항목이라 큰 차이가 날 수 없는 항목들에서 대폭 수정이 이뤄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재무상태표 자산 계정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현금이나 수표·당좌·보통예금 등 1년 안에 유동화가 가능한 자산으로 액면가가 정해져 있다. 이달 초 4,271억원이었던 현금성 자산은 불과 이주일 만에 3,784억원으로 수정됐다. 수정 재무제표대로라면 500억원 가까이 착오가 있었던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4,157억원이었던 매출채권은 3,961억원으로 4.7% 줄었고 5억원에 불과했던 기타 비유동자산은 168억원으로 33배 넘게 불었다. 1,310억원이었던 기타금융부채도 2,313억원으로 76.6% 폭증했다. 들어오고 나가는 현금을 기입한 현금흐름표도 마찬가지다. 이자지급액도 1,506억원에서 1,471억원으로 바뀌었다. 40억원의 현금이 들어온다고 기입됐던 장기금융상품 감소 항목에서는 현금 흐름이 ‘제로(0)’가 됐고 없다던 당기손익-공정가치 금융자산취득에서는 현금지출이 200억원 추가됐다. 종속기업의 처분으로 인한 현금 감소도 108억원에서 495억원으로, 유상증자 금액도 160억원에서 261억원으로 각각 늘었다.

회계업계의 한 관계자는 “감사법인이 지적했던 충당부채 등은 미래의 가정과 추정이 들어가는 부분이라 수정될 수 있지만 현금성자산이나 현금흐름표 등에서 (기재정정이라고 해도) 큰 차이가 나기 힘들다”며 “법상 주총 전에 기재정정을 할 수는 있지만 이렇게 재무제표를 새로 쓰다시피 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재감사를 통해 감사법인의 지적을 수용할 경우 손실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금융투자(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재정정 된 재무제표에서 되레 충당부채가 줄어 있다”며 “충당부채 문제 등을 지적한 감사의견이 반영될 경우에는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손실 등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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