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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죄부'에 힘얻어…유대인 표심 두드리는 트럼프

골란고원 주권 인정 포고문 서명

지난 대선 힐러리에 71% 투표한

'전통적 민주 텃밭' 유대계에 구애

이스라엘 스킨십 강화, 재선 행보

지지부진했던 미중 무역협상도

추진동력 얻어 타결 속도 낼 듯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 보이자 베냐민 네타냐후(뒷줄 가운데) 이스라엘 총리가 활짝 웃으며 박수 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탄핵 위기로 몰아넣은 ‘러시아 스캔들’의 족쇄에서 벗어나자마자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주권을 인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하며 오는 2020년 대선을 위한 유대계 표심 공략에 나섰다. 로버트 뮬러 특검이 제기한 일련의 혐의에서 사실상 벗어나며 2020년 재선 가도에 파란불이 켜지자 민주당 텃밭인 유대계의 표심까지 빼앗아오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방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백악관에서 공동회견을 하고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주권을 인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일은 수십년 전에 이뤄졌어야 했다”며 “우리(미국과 이스라엘)는 말과 더 중요한 행동을 통해 반(反)유대주의라는 독(poison)에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오늘은 정말 역사적인 날”이라며 “이스라엘은 당신보다 더 좋은 친구를 결코 가져본 적이 없다”고 화답했다.

골란고원은 지난 1967년 6월 이스라엘과 아랍 간에 벌어진 ‘6일 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점령해 자국 영토로 병합했지만 유엔도 불법점령지로 규정하는 등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주권을 인정하자 시리아와 터키·러시아 등이 즉각 비난하고 나섰으며 동맹국인 일본도 이번 조치가 지역 불안정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2017년 12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며 미 대사관을 이전한 데 이어 이번에 골란고원 주권까지 허용하며 친이스라엘 행보를 이어가는 것은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 내 유대계의 표심을 자극하려는 복안으로 설명된다. 유대인들은 미국 인구 전체의 3%에 그치지만 튼튼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정계는 물론 재계·금융계·언론계 등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다만 역사적으로 유대인들은 줄곧 민주당을 지지해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투표장을 찾은 유대인의 79%가 민주당을 찍었다. 2016년 대선에서도 유대인의 71%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표를 줬고 2012년 대선에서도 69%가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을 찍어 민주당에 대한 공고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하원에 입성한 민주당 신진세력들이 미국 내 유대계 이익단체를 비판하며 역풍을 맞는 조짐을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를 틈타 ‘젝소더스(Jexodus)’ 붐을 조성하고 있다. 젝소더스는 유대인의 출애굽(Exodus)에서 따온 말로 전직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거둬들이자며 주도하는 운동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친이스라엘 행보에 더해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도 24일부터 열리고 있는 미·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정책 콘퍼런스에 총출동해 민주당을 ‘반유대주의’ 집단이라고 선동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08년과 2012년에,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008년에 참석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대거 불참했다.

이스라엘의 유력 일간지 하레츠는 “트럼프의 진정한 목표는 유대인 투표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을 선택하지 못하도록 쐐기를 박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한 발짝 더 다가선 것이 현재 진행 중인 미중 무역협상에도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뮬러 특검 보고서 요약본 공개가 무역협상을 뒤흔들 사안은 아니지만 트럼프 재선 가능성을 의식한 중국이 협상 타결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협상 추진력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라시아그룹의 마이클 허슨 아시아책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것은 중국의 셈법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며 “현시점에서 관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며 협상에서 더욱 강경한 노선을 취할지 여부”라고 전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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