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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총선 앞둔 호주도…줄잇는 '선심성 감세'

경기침체 속 민심 이반 우려

濠, 127조규모 파격 감세안

1,000만명 소득세율 30%대로

印·印尼 등 환급·면세 '펑펑'

법인세 인하 방침 앞다퉈 발표

확대재정정책 맞물려 적자 껑충





올해 세계적인 경기 둔화가 예고된 가운데 주요 선거를 앞둔 각국 지도자들이 민생경제 타격에 따른 표심 이반을 막기 위해 앞다퉈 대규모 감세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총선을 일주일 남겨둔 인도에서는 여야가 모두 경쟁적으로 저소득층과 기업들을 겨냥한 감세안을 제시하고 있고 다음달 연방 총선을 앞두고 20여년째 이어져온 장기호황이 급속도로 꺾이기 시작한 호주 정부는 야당의 파상공세에도 파격적인 감세안을 내놓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조시 프라이던버그 호주 재무장관은 중산층에 대한 1,580억호주달러(약 127조원) 규모의 감세안을 담은 2019~2020회계연도 연방예산안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1,440억호주달러 규모의 세금삭감안을 더하면 감세 패키지는 총 3,020억호주달러 규모에 달한다.

호주 정부는 오는 2024년 중반까지 중산층과 저소득층 1,000만명에게 적용하는 최고소득세율을 현행의 절반 수준인 30%대로 낮출 계획이다. 중소사업자들을 위한 세금공제도 대폭 확대한다. 연간 매출액이 5,000만호주달러인 기업에 대해 향후 5년간 32억호주달러 규모의 감세정책을 펼 방침이다.



이 같은 감세로 가계 가처분소득과 소비가 늘어나면 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라는 것이 호주 정부의 설명이다. 최근 호주는 부진한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 주택경기 침체로 경기 둔화에 직면했다. 호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1·4분기 3.1%에서 4·4분기 2.3%까지 떨어진 상태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호주 GDP 성장률이 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둔화가 가시화하면서 한때 천정부지로 치솟던 주택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4·4분기 호주 주택가격지수는 전 분기 대비 2.4% 떨어졌다.

그러나 이번 예산안은 야당인 노동당의 공약보다 훨씬 과감한 감세안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거용’이라는 의혹이 짙다. 특히 다음달 연방총선을 앞두고 예산안이 예년보다 한 달 일찍 발표돼 각종 선거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는 정부와 여당인 자유국민연합이 분위기 반전을 위해 서둘러 발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달 총선을 앞둔 인도와 인도네시아도 감세안으로 유권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정부는 총선이 임박한 가운데 최근 발표한 2019~2020년 잠정 예산안에 중하층을 겨냥한 감세정책을 포함했다. 연간 수입이 50만루피(약 829만원)에 못 미치는 이들에게 세금을 환급하고 65만루피(약 1,077만원)에 달하는 이들에게도 저축성 펀드 등에 투자할 경우 면세 혜택을 준다는 내용이다. 수혜자는 전국적으로 3,000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인도 NDTV는 추산했다. 모디 정부는 또 구체적인 시기를 못 박지 않으면서도 현행 30%인 법인세율을 25%까지 추가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치고 있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은 “총선을 앞두고 재정지출이 확대되고 감세 조치까지 겹쳐 재정적자 규모가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17일 재선을 앞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재선에 성공할 경우 법인세율을 낮추겠다는 공약을 꺼내 들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코위 대통령 보좌관은 “재선될 경우 10월 새 임기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4월17일 이후 즉시 더 많은 구조개혁에 돌입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조코위 대통령은 2016년에 25%의 법인세율을 이웃 국가인 싱가포르 수준(17%)까지 낮추겠다고 공언했지만 아직 실현되지 못했다.

조코위 대통령의 강력한 경쟁자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도 법인세율을 최대 8%포인트 인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라보워 후보는 32년간 인도네시아를 철권통치했던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사위이자 군 장성 출신으로 보수세력과 엘리트층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프라보워 후보는 경기회복을 위해 개인 소득세도 줄여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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