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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공 '사업전환금'이 스케일업 마중물 됐죠

[지원 사례 보니]

■ 화이트박스 조립업체 테라텍

자체 시스템SW 만들려 업종추가

40억 지원에 3년새 매출9배 뛰어

■ 조선업·원전부품업체 이엠씨

업황 부진에 IT부품 제조로 전환

8억 융자로 2년만에 매출 두배로

테라텍이 지난 2018년 신사옥 확장과 함께 구축한 ‘T-센터’ 내에 위치한 ‘오픈랩’. 오픈랩에선 기술 데모와 테스트가 모두 가능하다./사진제공=테라텍






1996년 설립한 테라텍은 중견·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화이트 박스(White Box) 서버 조립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업체다. 화이트 박스란 제조사의 브랜드가 붙지 않은 ‘조립 서버’를 뜻한다. IBM이나 델 등 다국적 기업에서 제공하는 브랜드 서버와 달리 각 고객과 기업의 특정 목적에 맞춰 설계·생산하는 게 특징이다.

그러나 단순 서버 조립으로만 사업을 영위하기엔 점점 한계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특히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취급하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시스템 자체의 성능을 개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필요성이 커졌다. 공영삼 테라텍 대표는 “과거엔 소프트웨어가 단순히 애플리케이션이라고만 여겨졌지만 이제는 하드웨어를 향상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별개의 영역으로 자리 잡은 상황”이라며 “옛날엔 하드웨어를 조립할 수만 있어도 기업에 서버를 납품할 수 있었지만, 이젠 자체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만들지 못하면 승산이 없는 시대”라고 말했다.

이에 공 대표는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을 신규 영위 업종으로 추가했다. 기존에 테라텍은 ‘컴퓨터 및 주변장치, 소프트웨어 도매’를 사업 영역으로 삼고 있었다. 특히 2014년 10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사업전환계획 승인을 받고 지원받은 ‘사업전환자금’ 39억5,000만원은 테스트 장비 서버, 엔지니어 인력 육성 등에 요긴하게 쓰였다.

사업전환은 성공적이었다. 총매출액은 2015년 134억3,700만원에서 2018년 160억원으로 증가하며 3년 사이 19.1%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새로 영위하기 시작한 시스템 소프트웨어 사업 매출액이 9억7,700만원에서 88억원으로 늘며 9배 넘게 증가했다. 고용인원도 늘었다. 2015년 24명에 머무르던 임직원수는 지난해 31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시스템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고용한 직원이 3명에서 19명으로 급증한 영향이 컸다.



8일 중진공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사업전환자금이 사업 다각화를 원하는 중소기업의 ‘스케일업’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사업전환자금은 중진공이 ‘업종전환’ 기업과 ‘업종추가’ 기업에게 운전·시설자금 명목으로 제공하는 융자다. 여기서 업종전환은 현재 하고 있는 사업을 완전히 접고 새로운 업종으로 바꾸는 것을, 업종추가는 현 사업 규모를 축소·유지하면서 새로운 업종을 새로 진행하는 것을 뜻한다. 완전히 기업의 성격을 바꾸지 않고 ‘다각화’ 차원에서 하고자 하는 사업을 추가하기만 해도 사업전환으로 인정되는 것이다.

사업전환자금은 업황이 좋지 않아 고심하는 기업에게도 돌파구를 마련하는 밑바탕이 되고 있다. 2009년 설립한 조선업·원자력발전 부품업체 이엠씨가 대표적이다. 2000년대 후반 들어 조선업 경기가 악화하고 원자력 발전 안전문제도 불거지면서 김홍범 이엠씨 대표는 수도권을 돌며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아 나섰다. 이때 그가 발견한 대안이 진공증착기였다. 진공증착기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액정 등에 들어가는 부품이다. 김 대표는 “사실 중공업에서 IT로 진출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며 “기업은 한곳에 머무르면 안 된다고 생각해 현재 가공 시설로도 생산이 가능한 진공증착기를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회고했다. 그럼에도 인력 고용과 용접 장비 구매를 위해선 돈이 필요했다. 그나마 중진공에서 사업전환 운전자금 5억원과 긴급경영안정자금 3억원을 받아 숨통이 트였다. 이후 이엠씨의 매출액은 2015년 68억원에서 2017년 12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맞춰 중진공은 올해 사업전환자금 상환 부담을 완화하기도 했다. ‘운용의 묘’를 살린다는 방침이다. 우선 기존의 운전자금(2년), 시설자금(4년) 거치기간을 각각 3, 5년으로 확대했다. 운전자금 대출기간도 5년에서 6년으로 늘렸다. 이와 함께 대출원금을 기업이 원하는 날짜에 자유롭게 상환할 수 있게끔 했다. 기존엔 거치·상환기간에 맞춰 돈을 갚아야 했다.

이상직 이사장은 “군산 등 고용 및 산업 위기 지역과 자동차 등 취약산업의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안전망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특히 중소벤처기업들이 사업전환을 통해 고부가가치 혁신성장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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