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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Story] "성실 상환자엔 매년 10%P 금리 낮춰줘...'10배 성장' 밑거름됐죠"

■ 장매튜 페퍼저축은행 대표

호주 페퍼그룹 韓 진출 때 분석 도맡아

국내외 금융시장 경험 살려 저축銀 투자

늘푸른·한울 잇따라 인수하며 사세 확장

중금리 대출·오토론 등 사업 다각화 온힘

지난해 자산 2.4조 업계 5위권 뛰어올라

서민 사로잡은 사우스웨스트항공사처럼

디지털뱅킹 투자·추가 출점으로 빅3 목표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페퍼저축은행 본사에서 장매튜 페퍼저축은행 대표가 모바일뱅킹 앱 ‘페퍼루’를 소개하고 있다. /권욱기자




외환위기 이후 2000년대 초중반 한국 금융시장이 빅뱅 과정과 함께 빠른 속도로 재정비되면서 외국계 자본들이 물밀 듯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씨티그룹은 한미은행을 인수했고 현 SC제일은행의 모태인 SCB(스탠다드차타드은행) 역시 인수 대상을 샅샅이 물색하는 등 은행을 비롯해 외국계 자본들이 한국 시장을 탐냈다. 그들에게 한국 금융시장은 수익을 낼 여지가 많고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초기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호주의 페퍼그룹 역시 한국 시장에 큰 관심을 보였던 해외 금융사 중 하나였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 진출을 결심하게 된 것은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10년대 초반이었다. 호주를 중심으로 중국·홍콩·영국·아일랜드·스페인·포르투갈 등 해외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했던 페퍼그룹은 차기 아시아 진출 후보국 중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한국을 낙점했다.

호주 페퍼그룹 韓 진출 때 분석 도맡아

국내외 금융시장 경험 살려 저축銀 투자

늘푸른·한울 잇따라 인수하며 사세 확장



당시 SC제일은행에서 나와 금융투자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던 장매튜(52·사진) 페퍼저축은행 대표와 그의 지인인 매슈 벌라지 호주 페퍼그룹 이사가 재회하면서 페퍼그룹은 한국 진출을 위한 시장분석을 전적으로 장 대표에게 맡겼다. 장 대표는 당시 여러 시장 중 저축은행업에 투자하는 것이 적기라고 판단했다.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 이후 재무건전성이 불안정한 업체 다수가 물갈이됐고 1금융권과 해외 금융사들이 적극적으로 인수 대상을 찾는 등 재기를 위한 작업이 업계 전반에서 분주히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페퍼그룹의 한국 금융시장 진출을 위한 인수 대상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그의 눈에 띈 곳은 전체 저축은행 79개사 중 자산 규모 56등에 머물렀던 늘푸른저축은행. 페퍼그룹은 2013년 10월 늘푸른저축은행을 인수하고 ‘페퍼저축은행’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페퍼저축은행 대표에는 장 대표가 선임됐다. 그해 12월에는 한울저축은행을 인수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어느덧 7년째 페퍼저축은행을 이끌고 있는 장 대표는 최근 서울경제와 만나 국내외 금융시장에서의 경험이 대표로 활동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 업계 분위기 자체가 어수선한데다 시장의 신뢰도도 최악으로 추락해 있었다”며 “SC제일은행 지점총괄상무 시절 지점 130여개, 직원 1,700여명을 관리하며 자산 17조원가량을 운용한 경험이 3,000억원 규모의 페퍼저축은행을 성장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 장 대표는 업계에서 금융 전략가로 통한다. 그는 1990년 세계무역은행과 프로비디언파이낸셜에서 근무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감각을 키운 후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국내 시장에 진출함과 동시에 한국지사 한국소매금융 대표로 자리를 옮겨 한국형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주력했다. 이후 SC제일은행 PB본부장을 거쳐 전국 지점의 3분의1을 총괄 관리하는 지점총괄상무로 활동하며 경영 감각을 키웠다. 당시 지점을 나눠 관리하던 SC제일은행 지점총괄상무 3명은 현재 은행권·저축은행업계의 대표들로 자리매김했다.

중금리 대출·오토론 등 사업 다각화 온힘

지난해 자산 2.4조 업계 6위권 뛰어올라

서민 사로잡은 사우스웨스트항공사처럼

디지털뱅킹 투자·추가 출점으로 빅3 목표





장 대표는 운영 초반부터 1금융권에서 탈락한 서민 고객을 위한 중금리 대출 상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페퍼저축은행의 대표 상품이 ‘999무지개대출’이다. 처음 대출을 받은 후 6개월마다 연체 여부와 소득 상승, 주택 구입 등의 여부를 기준으로 금리를 인하해주는 상품이다. 최초 금리는 연 29%지만 성실 이자 납부에 따라 1년 후에는 연 19%, 다음 1년 후에는 연 9%까지 이자를 낮출 수 있다. 장 대표는 “당시 다른 저축은행의 경우 30%가 넘는 고금리 신용대출을 취급하고 있었는데 빚 상환 능력이 충분한 저신용자 고객들이 이를 이용했다”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바탕으로 타 은행과 차별된 중금리 대출 상품을 선보이고 대출 문턱을 낮췄다”고 말했다.

장매튜 페퍼저축은행 대표./권욱기자




이 같은 장 대표의 경영 소신은 고스란히 실적으로 이어졌다. 출범 당시 업계 50위권 밖이었던 페퍼저축은행은 출범 5년 만에 저축은행업계 5위로 성장했다. 페퍼저축은행의 지난해 자산규모는 2조4,031억원으로 출범 당시(1,895억원)에 비해 10배 이상 늘었다. 현재 근무 중인 직원 수도 2013년보다 10배 증가한 320여명에 달한다. 그는 “늘푸른저축은행의 경우 기업 상품만 판매해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며 “인수 후 소비자신용대출 외에 기업대출, 선순위·후순위 모기지, 햇살론·사잇돌대출 등 정부 주도 상품, 자영업자 대출, 오토론 등 30여개 부문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상품 밸런스를 맞춰가며 성장을 거듭했다”고 설명했다.

모회사인 호주 페퍼그룹의 묵묵한 지원도 페퍼저축은행의 성장에 한몫했다. 페퍼저축은행의 지난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0.6%로 출범 이후 처음으로 10%를 넘었다. 호주 페퍼그룹이 유증에 100% 참여하며 페퍼저축은행의 BIS 비율 개선에 도움을 주는 한편 영업 확장에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장 대표는 2017년 금융권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에 주목하고 디지털 금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 3월 모바일 뱅킹 애플리메이션인 ‘페퍼루’를 출시하고 다양한 고객층 유입에 나섰다. 그는 “금융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모바일·비대면 서비스는 오프라인에 비해 모든 서비스가 10분 안에 해결된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이에 대한 대응이 한발 늦기는 했지만 해당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기 때문에 페퍼루를 통해 디지털뱅킹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퍼저축은행은 향후 업계 빅3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페퍼그룹의 지원을 바탕으로 현재 자산규모에서 큰 차이가 없는 업계 3~8위들의 치열한 싸움에서 벗어나 업계 상위권에 안착하겠다는 전략이다. 디지털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한편 오프라인 지점 2곳도 추가로 출점해 고객 접점을 넓혀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장 대표는 페퍼저축은행이 국내 금융권의 사우스웨스트에어라인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표 저가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에어라인은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도 정리해고 카드를 꺼내지 않고 전 직원이 위기를 극복하며 성장을 이뤄온 회사로 유명하다. 특히 고비용이 주류를 이뤘던 미국 항공시장에 저가항공이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서민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저축은행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페퍼저축은행을 사우스웨스트에어라인처럼 서민 금융에 도움이 되는 금융회사, 직원들에게는 행복한 직장으로 키울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고객에게 인간적인 금융 상품을 만든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 직원들을 사랑한 대표로 기억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He is…

△1967년 서울 △1990년 미국 와튼스쿨 경제학 학사 △1990~1992 미국 세계무역은행 △1992~2002 미국 프로비디언 파이낸셜 인터넷 사업 부문 대표 △2002~2005 SC은행 한국소매금융 대표 △2005~2008 SC제일은행 PB본부장·지점총괄상무 △2008~2013 TIPP 파트너스 대표 △2013~ 페퍼저축은행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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