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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획부동산 표적된 '용인 반도체부지'

원삼면 '한개필지'에 159명

문촌리도 82명이 공동 소유

공장부지 일대 의심거래 기승

3월에만 500억 이상 뭉칫돈

'다단계 거래' 등 주의해야





# 서울에 거주하는 A 씨는 용인에 땅을 사겠다는 부모님 때문에 골치다. 모 경매회사가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어 SK하이닉스 공장 부지 근처에 땅이 유망하다며 투자하라고 집요하게 권유한 것. 1~2평이라도 땅을 사 두면 큰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게 경매회사의 설명이었다. A 씨는 부모님에게 “기획부동산업체다. 땅을 사면 안 된다”며 설득하고 있다.

각종 개발 호재를 미끼로 토지를 매각하는 기업형 기획부동산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이 들어설 용인시 처인구 일대가 이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원삼면 땅에만 200억 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렸고 지난달에는 500억 원 이상의 토지거래가 이뤄졌다. 문제는 이들 거래의 상당수가 기획부동산으로 의심되는 지분거래라는 점이다.

◇ 기획부동산 표적 된 원삼면 일대 = 16일 본지와 ‘밸류맵’이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용인 처인구 일대 토지거래를 분석한 결과 16개 필지가 기획부동산 소유 추정 토지로 분석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원삼면 맹리 산5* 번지와 문촌리 산22-*번지는 지난 3월 24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기 전 이미 159건과 82건의 지분거래가 이뤄졌다. 등기 기록을 보면 산22-* 임야 3만1,141㎡를 2017년 S 경매회사가 매입한 뒤 H 경매회사, P 경매회사와 나눴다. 이후 올해 3월 22일까지 전국의 공유자에게 ‘3만1,141분의 330’ 지분을 1,390만~1,570여 만 원에 80여 차례 매매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후 원삼면 내부는 기획부동산 거래가 멈췄다. 현재 주변 수혜지인 양지면과 백암면으로 확산 중이다. 올초 원삼면에 새로 문 열었던 공인중개사무소는 백암면으로 대다수가 옮겨가거나 분점을 냈다.

백암면 D 공인 대표는 “원삼면은 수용되면 가격이 더 떨어지니 주변이 더 인기”라면서 “일대 10개에 불과했던 부동산이 두 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원삼면 북쪽에 위치한 양지면 추계리 산 84-2* 12만㎡의 임야는 223명이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다. 등기를 확인해보면 2018년 11월 말 분할 후 5개의 경매회사가 지분을 매입한 후 12월부터 전국의 개인 공유자에게 200여 차례 매매했다. 바로 옆 산8*도 비슷한 방법으로 지분권자가 171명에 달한다.







◇ 매물 없자 기획부동산 땅 매입
= 국토부의 실거래 내역을 봐도 원삼면의 토지거래 건수와 지분거래는 지난해 11월 102건, 32건에서 올 2월 233건, 92건으로 늘었다. 3월에는 343건과 187건으로 치솟았다. 이 기간 원삼면에 유입된 땅값만 96억원에서 520억원으로 5배가 넘게 폭증했다. 처인구 전체로도 1,092억원에서 3월에는 1,778억원으로 증가했다. 양지면의 S공인 대표도 “1~2억원 투자금을 들고와서 땅을 찾다가 더이상 매물이 없자 주변 기획부동산에 걸려드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해당 지자체도 지분거래를 인지하고 있지만 제재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처인구청 관계자는 “원삼면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 한 이후 주변 양지면을 비롯해 토지 지분거래가 늘어나는 것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위험을 감수하고 하는 투자라 불법사항은 아니기 때문에 제재할 방법이 딱히 없다”고 말했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용인 처인구의 기획부동산은 현재 위험 수준”이라며 “묻지마 지분 매입이나 다단계 거래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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