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오바마, "트럼프는 이혼한 아빠" 비유에 여론 뭇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AF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이혼한 아빠’로 비유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혼한 남성과 여성 모두를 모욕한 것이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간) 폭스 뉴스 등에 따르면 미셸 여사는 지난 1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자신의 회고록 ‘비커밍’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이혼한 아빠로, 미국인을 결손 가정의 불안정한 10대로 각각 비유했다.

그는 “우리는 결손 가정에서 왔다. 우리는 불안정한 10대”라고 운을 뗀 후 “당신은 주말에 이혼한 아빠와 시간을 보내는데 그것은 재미있지만 그리고서는 아프게 된다. 미국은 지금 이것을 겪고 있다. 우리는 이혼한 아빠와 사는 셈”이라고 말했다.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셸의 이런 발언은 현재 미국민을 이혼한 아빠에게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불안한 10대에 비유하며 비판한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자 이는 이혼한 아빠들을 모욕한 것이며 적절한 비유가 아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친(親) 트럼프 앵커인 션 해니티는 17일 자신이 진행하는 폭스 뉴스의 정치 토크쇼 ‘해니티’에서 미셸의 발언을 “품위 없고 모욕적”이라고 비난했다.

다른 출연자인 태미 브루스 ‘독립적인 여성들의 목소리’ 단체 대표는 미셸의 발언은 오직 여성만이 자녀를 키울 수 있고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다는 성적 고정관념에 따른 것이라면서 이는 남성뿐 아니라 여성도 모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토미 로런 전 폭스 네이션 앵커도 ‘폭스 앤드 프렌즈’ 방송에서 미셸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아빠들을 비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의 대표 신문인 시카고트리뷴도 이날 미셸 여사의 발언을 비판하는 논평을 실었다. 논평은 “미셸의 발언은 미국 유권자들이 진지하고 엄격한 힐러리 클린턴 대신 정치 신인에게 책임을 맡기는 ‘재미’를 선택했다는 점을 의미한 것”이라면서 “정치적으로는 이런 은유가 효과적이지만, 불행하게도 이혼한 아빠들을 희생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민주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