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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첩보원? 예멘 전장에서 체포된 독수리 '넬손'

예멘 정부군, 정보수집용 조류로 보고 감금

GPS장치 탓 오인...동물 보호가 노력으로 풀려나

불가리아 출신 ‘넬손’의 이동경로.




불가리아 출신 넬손은 터키를 거쳐 시리아 전선을 통과하다 홍해를 따라 사우디아라비아로 이동하며 결국 예맨 내전의 한복판에서 ‘스파이’라는 혐의를 받고 구금됐다.

넬손은 분쟁지역을 누비는 기자도 비밀 요원도 아니다. 보호종 철새 흰목대머리독수리(Griffon vulture)로 인식코드는 Nelson-C2다.

불가리아에서 흰목대머리독수리 보호사업을 펼치는 자연보호단체 ‘야생동식물기금(FWFF)’은 넬손을 포함한 14마리에 위치 추적이 가능한 인공위성위치 정도(GPS) 발신기를 달았는데 지난해 중동 쪽으로 이동하던 넬손이 불통지역인 예멘으로 들어가며 신호가 끊겼다.

넬손은 예맨 남서부 타이즈에서 반군 정보를 수집하는 조류로 오해받았다. 넬손에 부착된 GPS 발신기가 예맨 정부 눈에 띄어 후티 반군이 정보를 취합하려는 목적으로 보낸 것으로 의심해 넬손을 ‘억류’했다.

예멘에 붙잡힌 불가리아 독수리 ‘넬손’의 모습/연합뉴스




타이즈 주민들은 새 발목에 달린 인식표를 알아복 FWFF에 연락했다. “쇠약해 보이는 독수리가 예멘 타이즈에 있는데 안전이 걱정된다”는 예멘인의 메일 수백 통과 사진 등이 FWFF에 전송됐다. 묶인 채 건강이 쇠약해지던 넬손을 구한 건 예멘 사나에 사는 동물구조 활동가 히샴 알후트다.

위기종 조류가 역경에 처했다는 것을 알고 타이즈로 내려가 넬손을 가둔 ‘살렘 장군’을 만나 석박와 먹이 제공을 허락해 달라고 간청했다. 여기에 불가리아의 FWFF도 예맨대사관을 상대로 설득에 나섰고 프랑스와 아일랜드의 동물보호 활동가들도 넬손의 소식을 전파해 ‘넬손 석방’에 힘을 실었다.

현재 넬손은 혐의를 벗고 풀려나 내전으로 식량 사정이 열악한 예멘에서도 고기 먹이를 먹으며 체력을 기르고 있다. 넬손은 몇 주간 후트와 동료들의 보살핌을 받은 후 고향 불가리아로 돌아가는 긴 여정에 오를 예정이다.

FWFF의 나디아 반겔로바 활동가는 내전으로 최악의 인도주의 위기를 겪는 예멘인들이 새 한 마리에 쏟은 관심과 애정에 감동을 나타내며, “그들은 놀라운 사람들”이라고 영국 매체 BBC에 전했다.
/최정윤 인턴기자 kitty419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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