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책꽂이-전쟁과 평화] 전쟁을 멈춘 건 '평화가 물고온 보상'

■아자 가트 지음, 교유서가 펴냄





인류가 왜 걸핏하면 싸우고 전쟁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답은 아직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어떤 이는 전쟁이란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합리적인 수단이라고 하지만 또 다른 이는 인명 손실과 파괴, 고통을 가져다주는 인류에게 내리는 재앙과 같다고 말한다.

‘전쟁과 평화’는 ‘사람들은 왜 싸우고, 과연 싸움을 멈출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다. 일부 학자는 해답은 본질적으로 찾을 수 없다고 간주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의 에제르 바이츠만 국가안보 석좌교수인 아자 가트는 국제관계학, 인류학, 역사학 등 분과를 넘나들며 풍부한 증거와 여러 통찰을 결합해 답을 내기 위해 노력한다. 책은 2년 전 국내에 소개되어 주목받은 ‘문명과 전쟁’의 후속작이다. 전작이 전쟁 현상을 다각도로 다뤘다면 신작은 전쟁의 원인을 분석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400쪽이 넘는 분량을 통해 전쟁의 원인을 학술적으로 분석한 만큼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학계의 전문용어를 최대한 줄여 일반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먼저 저자는 싸움은 언제 시작됐고 인류가 왜 파멸적인 결과를 알면서 전쟁을 벌였는지 역사를 짚는다. 저자는 인간의 폭력과 전쟁이란 저항할 수 없는 충동도 아니고 문화적 발명품도 아니라고 말한다. 전쟁은 우리 종의 시초부터 주요한 도구였다. 사람들이 작은 친족 집단 안에서 수렵 채집인으로 생활한 긴 시간 동안 우리의 본성적 성향과 욕구 체계가 형성됐으며, 이 기간에 폭력적 분쟁은 욕구를 채우는 수단이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후 농업사회가 되고 국가가 출현한 이후 전쟁의 원인을 형성한 다양한 요인들을 추적한다.



특히 저자는 책의 절반 가량을 최근 200년간 전쟁이 감소한 이유가 무엇인지 분석한다. 저자에 따르면 전쟁이 감소하는 원인은 전쟁의 근본적인 원인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그는 근대 들어 평화로운 상호작용의 수익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면서 전쟁이 줄었다고 말한다. 전쟁에 들어가는 비용보다 평화가 가져오는 보상이 더 커진 것이다. 이 같은 ‘근대화 평화’의 결과 오늘날 세계의 선진 지역에서는 전쟁이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 다만 저자는 두 차례 세계대전처럼 ‘근대화 평화’에서 벗어나는 사례들이 나타난 만큼 퇴행과 역행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인류의 상당수는 여전히 근대화 과정을 겪는 중이고, 비자유주의적·비민주주의적 노선을 따르고 있다. 지금은 과거 어느 때보다 평화로워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

저자는 또 인류학과 국제관계학에서 전쟁의 원인을 다루는 거대 담론들에 어떤 결점이 있는지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전쟁의 원인을 밝히려면 개인, 국가, 국제 등으로 전쟁 수준을 쪼개지 말고 하나의 3차원 전체로 설명해야 하고, 여기에 역사적 변화라는 시간 차원까지 더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2만2,000원.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