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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 늘린다는데 태양광 산업생태계는 붕괴위기

적자 쌓이는 태양광 사업

中 저가공세 속 발전용 연료값 하락에 장비가격 폭락

작년부터 시작된 '2차 구조조정' 최소 2년 지속 전망

"신흥국 수요는 늘어...위기 넘기면 사업 순항" 분석도

한화큐셀이 미국 텍사스주 페코스 카운티에 설치한 236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사진제공=한화큐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산업 생태계가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및 태양광 모듈 가격 폭락으로 최악의 위기에 처했다. 업계에서는 태양광 사업이 지난 2010년부터 3년간 지속된 1차 구조조정에 이어 지난해부터 2차 구조조정 기간 초입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조정의 여파는 최소 2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태양광 업체들은 경영 효율화 및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를 통해 향후 몇 년간 이어질 ‘치킨게임’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은 고사하고 규제가 발목을 잡는 국내에서 언제까지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20일 시장 조사업체인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초 1㎏당 17.8달러에 달했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이달 8.5달러까지 떨어졌다. 폴리실리콘 생산시 1㎏당 13~14달러 정도의 가격이 유지돼야 수익이 난다. 업체들은 공장의 해외 이전 없이는 낮은 원가 경쟁력 때문에 사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창범 한화(000880)케미칼 부회장은 지난달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폴리실리콘 증설은 하지 않을 것이다. 증설을 한다 하더라도 외국에서 해야 하며 국내는 전기요금이 비싸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2위 규모의 폴리실리콘 생산 업체인 OCI(010060)의 이우현 부회장 또한 “한 해 3,000억원에 달하는 전기료를 감당하기가 힘들다. 점진적으로 국내 공장 문을 닫고 말레이시아 시장으로 옮겨야 할지 고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OCI는 지난해 희망퇴직을 단행했으며 전기료 등이 저렴한 말레이시아에 공장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한화큐셀이 세계 시장 1위를 점유하고 있는 태양광 모듈도 사정이 비슷하다. 태양광 모듈 가격은 지난해 초 1W(와트)당 0.31달러에서 이달 0.215달러로 급하락했다. 한화그룹의 지난해 태양광 사업 실적(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제외)을 살펴보면 매출은 3조3,766억원으로 전년의 3조4,324억원 대비 줄었고 영업이익은 222억원 흑자에서 204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특히 당기순손실은 437억원에서 1년 사이 3,365억원으로 늘었다.

업체들은 이 같은 태양광 장비 가격 하락 원인으로 중국의 저가 공세를 첫손에 꼽는다. 중국의 경우 태양광 신규 공장 건립시 3년가량 법인세 면제와 설비 보조금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하며 기존 공장에 대해서는 세금환급 및 토지세 환급 등을 지원한다. 반면 국내의 경우 대기업이 태양광 발전에 나설 경우 세액 공제율이 1%에 불과한데다 전기요금 부담도 중국 업체들과 비교해 2배가량 되는 것으로 전해져 원가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 미국의 셰일가스 채굴 확대 등으로 발전용 연료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 또한 화석연료 대비 발전효율이 낮은 태양광 업체들에는 숙제다.



반면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는 만큼 향후 몇 년간의 고비를 넘기면 다시금 태양광 사업이 순항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재생 에너지 확대를 목표로 한 ‘RE100’ 운동 활성화로 선진국 시장 태양광 수요가 늘고 있으며 동남아 등 신흥국 태양광 사업과 관련해 미개척 분야가 많다. 특히 현재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의 3분의1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 비중이 향후 줄어들어 내수 시장을 발판으로 성장했던 중국 업체의 성장률도 정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중국의 태양광 수요는 올해 40GW에서 내년 43GW까지 늘어나는 반면 신흥국을 포함한 기타 국가는 27GW에서 31GW로 중국의 성장률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한화큐셀의 경우 기술력 격차를 유지해 중국 업체의 추격을 뿌리친다는 계획이다. 한화큐셀은 태양광 셀 후면에 보호막을 형성해 발전 효율을 높여주는 기술 특허를 중국 업체 등이 침해했다며 미국·호주·독일 등지에서 특허소송을 제기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가 이달 초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또 폴리실리콘을 잉곳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웨이퍼로 만들 수 있는 ‘다이렉트 웨이퍼’ 기술을 조만간 상용화해 원가 경쟁력도 높인다는 방침이다.

OCI 또한 고순도 폴리실리콘 생산 능력을 고도화하는 한편 오는 2022년까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5,000톤가량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해 수익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과 각국의 태양광 산업에 대한 보조금 축소 등 지난해부터 태양광 업계 전반이 좋지 않다”며 “다만 몇 년간 지속될 치킨게임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가 다수 도산할 경우 남은 업체들을 중심으로 과점 시장 형성이 가능해져 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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