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장자연 사건의 주요 증언자인 배우 윤지오씨가 지인인 김수민 작가로부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피소됐다. 김 작가는 장자연 사건과 관련한 윤씨의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진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윤씨도 조만간 김 작가를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측 간의 진실공방이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작가의 법률대리인인 박훈 변호사는 23일 서울지방경찰청 민원실을 찾아 윤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을 접수하고 나온 박 변호사는 “윤씨는 장씨의 억울한 죽음을 이용하고 있다”며 “윤씨는 장씨의 죽음을 독점하면서 많은 후원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윤씨가 자신의 책을 출판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이야기했던 것과 전혀 다른 내용을 언급하는 것을 본 김 작가가 이를 문제 삼자 극단적으로 비난하는 글과 방송을 통해 김 작가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윤씨가 ‘장자연 리스트’를 어떻게 봤는지, 김 작가의 글이 조작인지 아닌지에 대해 정면으로 다퉈보고자 고소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에 따르면 김 작가와 윤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 3월까지 거의 매일 연락하며 지냈다. 윤씨가 책 출판과 관련해 김 작가에게 먼저 연락한 후 개인사를 의논할 정도로 가깝게 지냈지만 윤씨의 책 ‘13번째 증언’이 출간된 후 사이가 틀어졌다. 윤씨가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이야기했던 내용들과 다른 내용을 언급하는 것을 본 김 작가가 “가식적인 모습”이라고 지적하자 윤씨가 “똑바로 살라”며 글과 방송을 통해 김 작가를 비난한 게 발단이다.
고소장 접수 2시간여 전 박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씨에 대한 출국금지를 요청한다”며 “수사 과정에서 다른 혐의가 드러나면 추가로 (윤씨를) 고소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이번 사건을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배당한 경찰은 내용을 검토한 후 서울 강남경찰서로 이첩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윤씨에 대한 출국금지는 현재로선 긴급하게 필요한 상황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객관적 사유를 갖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윤지오 신변보호 및 방학썬(장자연·김학의·버닝썬 사건) 특검 촉구 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학의 사건 관련 전·현직 검사 8명과 장자연 사건 관련자 6명 등 총 14명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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