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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의 엔드게임…마음엔 네버엔드

■'어벤져스: 엔드게임' 오늘 개봉

스펙터클 액션에 섬세한 인물감정 연출

정교한 짜임새 3시간…시리즈 대미 장식

생로병사 담은 우아한 결말, 진한 여운

개봉 4시간 만에 100만 관객 진기록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스틸 컷.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3~4월이 극장가의 비수기라는 것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옛말이 됐다. 수년 전부터 이 시기에 개봉한 마블 스튜디오의 작품들은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 거침없는 기세로 관객들을 빨아들였다. 지난 3월 개봉한 ‘캡틴 마블’은 577만명을 동원하며 1·4분기 외화 최고 흥행작으로 우뚝 섰다. ‘마블 10년사’를 집대성한 ‘어벤져스: 엔드게임’(이하 ‘어벤져스 4’)은 24일 개봉 후 127만명 이상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신과 함께-인과 연’이 보유한 오프닝 기록을 갈아치웠다.

개봉 하루 전인 지난 23일 오후 열린 시사회를 통해 언론에 처음 공개된 ‘어벤져스 4’는 관객들의 오랜 기대를 충족하고도 남을 만큼 멋진 스펙터클과 가슴 찡한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이었다. 이 영화는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능수능란한 드라마와 최고 수준의 기술력으로 구현한 액션 연출로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한다.

‘인피니티 워’ 이후 1년 만에 공개된 ‘어벤져스 4’는 폐허로 변해버린 지구의 절망적인 상황을 비추며 시작한다. 전편에서 악당 타노스는 가공할 만한 괴력으로 절반의 인류와 다수의 히어로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등 살아남은 영웅들은 새로운 여성 히어로인 ‘캡틴 마블’과 손잡고 타노스와 최후의 일전을 치른다. 타노스를 무찌르고 가루가 돼 사라진 인류를 다시 구하기 위한 영웅들의 해법은 과거로 날아가는 ‘시간 여행’이다.



‘어벤져스 4’는 한화로 약 6,3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초대형 블록버스터임에도 결국 관객의 마음을 빼앗는 것은 화려한 볼거리가 아닌 캐릭터와 서사의 울림이라는 기본 명제를 새삼 일깨운다. 러닝타임의 절반에 가까운 1시간20분 동안 액션 장면은 고작 두 차례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마저도 5분을 넘지 않고 짧고 굵게 처리된다. 나머지 시간은 드라마의 동력을 쌓고 캐릭터의 상황을 재구축하는 작업에 할애된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상처를 되새기며 망설이고 체념하는 영웅의 모습과 마주한다. 그들은 통쾌한 복수의 일념으로 들뜬 블록버스터의 히어로가 아니라 고통과 기쁨이 교차하는 삶을 사는 보통의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얼굴을 하고 있다. ‘어벤져스 4’의 영웅들은 “막연한 희망을 경계”하면서 “모든 일에는 끝이 있으며 누구나 해피엔딩을 맞을 수는 없는 법”이라는 세상사의 섭리를 체득한다.

드라마와 인물의 감정을 차곡차곡 쌓은 덕분에 클라이맥스에 등장하는 최후의 결투도 한층 빛을 발한다. 무려 30분에 걸쳐 펼쳐지는 이 장대한 액션 장면은 영웅들과 함께 하늘을 날고 흙바닥을 나뒹구는 듯한 생생함을 안겨준다. 상실과 부재의 쓰라린 아픔을 겪은 뒤 시간을 되돌려 다시 손을 맞잡는 영웅들의 모습은 ‘어벤져스’ 시리즈를 오랫동안 사랑해온 관객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안긴다. 영화 곳곳에 시리즈를 모두 ‘학습’한 관객만 이해할 수 있는 유머와 디테일이 등장하지만, 서사의 큰 그림은 전편을 보지 않아도 따라가는 데 무리가 없도록 짜였다.

호쾌한 클라이맥스에 이어 나오는 우아하고 중후한 결말은 생로병사를 핵심으로 하는 역사의 순환을 담아낸다. 누군가는 세상을 떠나고 또 어떤 이는 세월의 자연스러운 흐름 아래 늙어간다. 이렇게 돌고 도는 생(生)의 수레바퀴 속에서 마블 스튜디오는 또 다른 작품으로 관객과 다시 만날 그 날을 기약한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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