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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퇴직연금의 수익률은 정말 낮은가

지철원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연구위원




지난 2018년 한 해 동안 퇴직연금 수익률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는 내용이 많은 언론에서 보도됐다. 실제 2005년 도입 이후 14년간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다는 것은 큰 문제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사안에 대해 좀 더 분석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우선 수익률 통계를 낼 때 회사책임형인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은 제외해야 한다. DB형을 도입했다면 수익률이 근로자의 퇴직금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수익률이 낮아서 퇴직적립금이 줄어들면 회사는 모자라는 만큼 채워야 할 의무가 있다. 반대로 수익률이 잘 나오면 회사는 상대적으로 적은 분담금으로 퇴직적립금을 쌓을 수 있어 이익이다. 만약 근로자의 노후를 걱정하는 기사였다면 수익률을 산정할 때 DB형은 빼도 된다. 물론 DB형을 도입한 기업이라면 낮은 수익률로도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자신이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만약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어렵더라도 근로자를 설득해 확정기여(DC)형으로 전환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수익률이 근로자의 퇴직급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근로자책임형인 DC형이다. 지난해 DC형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0.44%에 그쳤으나 같은 기간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0.92%로 손실이 났다. 단기적으로 보면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좋지만 이자율도 안 되는 수익률을 두고 칭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장기 통계를 보면 퇴직연금 수익률이 낫다는 착각에서 금방 벗어날 수 있다. 2018년까지 5년간 국민연금의 연 환산 수익률은 3.97%이고 DC형의 수익률은 1.97%다. 좀 더 기간을 늘려 10년간 연 환산 수익률을 보면 국민연금은 5.51%이고 DC형은 3.53%다. 장기로 보면 투자 비중이 높았던 국민연금의 수익률이 DC형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동안 국민연금은 거센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각종 투자 자산의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다. 이런 용기 있는 결정의 결실이 수익률로 나타난 것이다. DC형 내에서 유형별 성과를 분석해봐도 마찬가지 결과를 얻는다. 2018년까지 10년간 실적배당형의 연 환산 수익률은 4.55%이고 원리금보장형은 3.17%로 나온다. 장기적으로 투자가 예금을 이긴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준다.

퇴직연금의 진정한 문제는 운용이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데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DC형 가입자 중 91.4%가 가입 후 한 번도 운용지시를 한 적이 없으며 적립금을 이자율이 형편없는 단기예금에 방치한다. 통계상에서 명확히 보이는 것처럼 투자 리스크를 감수하며 수익률을 높이려 노력하는 근로자와 안정성에 집착해 노후자금을 방치하는 근로자 간의 퇴직금 차이는 지금도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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