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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의 서재-<18>배우 이범수]'최애'는 명장 한니발...역사서 늘 갖고 다녀요

어릴때부터 역사서적에 관심

선물받은 초한지 아직도 있어

'나의 인생책'은 로마인 이야기

배우는 세상과 소통하는 직업

책, 과거·미래 보여주는 좋은 스승

모험 속 삶의 지혜 담긴 '보물섬'

딸·아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

‘스타의 서재’ 18번째 주인공 배우 겸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대표 이범수가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권욱기자




배우 이범수(사진)의 가방은 항상 무겁다. 언제 어디서든 읽을 수 있도록 책 4~5권이 들어있다. 가지고 다니는 책은 역사서, 자기계발서, 연기 관련 서적 등 다양하다. 그는 일주일에 서너 번은 꼭 서점에 들를 정도로 책에 대한 애착과 욕심이 크다.

이범수는 1990년 영화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로 데뷔해 올해로 연기 경력 30년을 맞은 베테랑 배우다. 코믹 배우인 줄만 알았는데 진중하고 묵직한 배역부터 부성애 넘치는 아빠, 철두철미한 군인 등 다양한 역할을 꼭 맞는 슈트처럼 잘 소화해낸다. 아무래도 그 원천은 독서인 듯 하다. 그는 “배우는 세상과 소통하는 직업”이라며 “책은 과거부터 현재를 담고 있고 미래를 예측해주기 때문에 배우에게 가장 좋은 스승”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7년부터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의 대표로 재직 중이기도 하다. ‘스타의 서재’ 18번째 주인공인 이범수를 최근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위치한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내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특히 역사서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로마인 이야기’ ‘초한지’ 등 역사서를 잔뜩 가지고 나왔다. ‘인생책’은 ‘로마인 이야기’다. 그는 어릴 때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 이야기를 가장 좋아했는데 성인이 된 어느 날 ‘로마인 이야기’를 보고 처음에는 ‘한니발 편’인 2편만을 읽었다고 했다.

‘스타의 서재’ 18번째 주인공 배우 겸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대표 이범수가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권욱기자


그는 “코끼리와 4만 명의 부대를 이끌고 홀로 로마의 심장을 향하는 한니발이 너무나 멋있었다”며 “‘로마인 이야기’도 한니발로 시작했다가 나중에 전권을 읽었다”고 전했다. 이범수는 “누가 가장 뛰어난 장수인지를 묻는 한니발과 스피키오의 대화가 2편 399쪽에 나오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이라며 “둘의 대화는 본국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한니발의 고군분투, 당시 최고의 명장이었던 한니발을 무찔렀던 스키피오의 인성 등을 엿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생일선물로 받은 ‘초한지’도 인상 깊은 책이다. 그는 “당시 받은 ‘초한지’를 아직도 가지고 있다”며 “어릴 때라 항우, 유방 등 이런 주인공들의 이름이 웃기면서도 한 나라의 흥망성쇠,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나’ 등의 말들이 마음을 울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릴 때는 항우라는 인물에 매력을 느꼈다. 그는 너무 잘났기 때문에 실패한 인물이고 유방은 백수건달이지 않느냐”며 반문한 뒤 “1~2년 전에 책을 다시 읽었더니 유방이 가진 부드러움이 매력적으로 보였다”고 부연했다. 또 그는 강함보다 포용력이 중요한 나이라는 생각도 들면서 다시 읽은 ‘초한지’는 어린 시절 이범수의 추억과 재회라고도 했다.

지금은 누구나 아는 톱 스타지만 그에게도 무명 시절은 있었다. 그토록 외롭고 추웠던 시절을 버틸 수 있었던 책은 당시 네 번이나 읽은 독일의 위대한 작가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첫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다. 당시엔 책을 읽을 때마다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맺었다. “저를 사로잡은 건 뜨거운 사랑이었죠. 나폴레옹도 전쟁터에 갈 때마다 들고 가서 읽었다고 하죠. 무명 배우의 삶이 너무 힘드니까 제 자신이 어둡게 변해가는 모습을 발견하던 20대 후반에 심장에 펌프질을 했던, 뜨겁게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준 벅찬 글이었어요.”



‘스타의 서재’ 18번째 주인공 배우 겸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대표 이범수가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권욱기자


‘스타의 서재’ 18번째 주인공 배우 겸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대표 이범수가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권욱기자


그에게 어린 시절 책과 더불어 아버지는 소중한 추억이자 언제나 힘이 돼주는 버팀목이다. 이 때문에 이범수 역시 딸 소을과 아들 다을과 책을 함께 읽고 직접 골라주기도 한다. 그는 “옛날에는 ‘이솝이야기’, ‘안데르센 동화’ 등만 있었는데 요즘에는 정말 다양한 어린이 책들이 나온다”며 “아이들이 책을 통해서 공부를 한다기보다는 지혜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딸, 아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으로는 용기 가득한 모험을 통해 역경을 뚫고 헤쳐 나아가는 실천 의지와 지혜를 느낄 수 있는 ‘톰 소여의 모험’과 ‘보물섬’을 꼽았다.

그는 이어 “인생은 정말 계획대로 되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공부를 잘한다고 행복한 것도, 못한다고 해서 불행한 것도 아니다. 아이들이 책을 통해 왜 공부를 하는지 왜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알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사회가 왜 중요하고 미덕인지, 타인에 대한 관용이 왜 필요한지를 배워야 한다”며 독서와 인성 교육을 강조하기도 했다.

‘스타의 서재’ 18번째 주인공 배우 겸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대표 이범수가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권욱기자


마지막으로 이범수는 독자들에게 피천득의 아름다운 수필 ‘인연’과 2010년 신드롬을 일으켰던 마이클 샌덜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추천했다. “‘인연’은 바쁜 일상 속 한 줄기 산들바람 같은 기쁨을 줄 거에요. 멋지게 바쁜 일상을 보내고자 하는 분들께 삶의 쉼표 같은 이 책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정의란 무엇인가’는 언제나 노력하는 삶이지만 불완전하고 미숙한 현대인들에게 진지하고 의미 있게 인생과 개인, 사회와 ‘우리’를 생각해보게끔 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을 때 일독하시기를 권합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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