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6일 강원도를 ‘평화 경제’의 중심지로 삼겠다며 밝히며 금강산 관광 재개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하루 앞두고 접경 지역인 강원도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언급함으로써 남북 관계를 개선해 나가겠다는 뜻을 천명한 것이다. 지난 하노이 회담 결렬로 교착 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에 동력을 불어넣기 위해 4차 남북 정상회담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날 문 대통령은 강원도 고성군 DMZ 박물관에서 열린 ‘평화경제 강원 비전 전략보고회’에 참석해 “정부는 평화경제를 향한 강원도의 도전을 힘껏 도울 것이다. 강원도가 꿈꾸는 평화경제의 핵심축은 평화 관광”이라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향한 담대한 여정 속에서 강원도와 함께 한반도 평화경제의 시대를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가 경제라는 말을 강원도만큼 실감하는 곳이 없을 것”이라며 “이미 강원도는 금강산관광으로 평화가 경제임을 체험했다”고 말했다. 4·27 판문점선언 1주년을 맞는 시점인 만큼 ‘평화를 통한 경제’를 언급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내일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1주년에 되는 날로, 1년 전 남과 북은 전 세계 앞에서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천명했다”며 오늘 강원도가 발표하는 ‘평화경제, 강원 비전’은 한반도 평화·번영을 향한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고성 방문에는 평화 메시지와 함께 강원도 지역 경제의 활력을 제고하겠다는 의미도 담겼다. 특히 최근 중앙아시아 순방에서 각국 정상들과 공감대를 이뤘던 유라시아 대륙과 남북을 잇는 ‘철의 실크로드’ 구상의 연장선 상에서 강릉~제진 철도의 조속한 연결을 약속했다. 2030년까지 강원도에 5조9,000억 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이 담긴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도 언급하며 “춘천·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의 문화·체육·복지시설 등 생활 사회간접자본(SOC)을 대폭 확충해 접경지역 주민들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도시와 첨단의료기기 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한 원주권을 중부권 거점지역 중 하나로 육성하겠다”며 “이모빌리티 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횡성의 강원형 상생일자리 사업에 힘을 보태고 춘천 수열에너지 데이터 센터, 삼척 수소시티 사업에도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문 대통령은 강원도 고성 DMZ에 조성된 ‘DMZ 평화의 길’ 해안로도 산책했다. ‘DMZ 평화의 길’은 한국전쟁 이후 65년간 민간인 출입이 제한됐다가 작년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오는 27일부터 민간에 개방됐다. 문 대통령은 산책을 마친 후 해안길이 끝나는 ‘금강 통문’ 앞에 ‘평화로 가는 길, 이제 시작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솟대를 설치하기도 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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