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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바이크]<86>한국 모터사이클 시장의 새로운 강자, 하우주

국내 독점 수입사 다빈월드의 고재희 대표 인터뷰

하우주의 주력 모델, VR125




저는 바이크 타고 느긋하게 노는 걸 좋아합니다. 그런데 저와 달리 바이크 시장에까지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하우주’에 대해서 들어보셨을 겁니다. 2003년 이후 줄곧 중국 1위(생산·판매 기준)를 놓치지 않은 모터사이클 생산 업체로 국내에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많이 팔리고 있다는데 과연 어떤 회사, 어떤 바이크일까요? 저 포함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하우주 독점 수입사인 다빈월드의 고재희 대표를 만나봤습니다.

고재희 대표. /사진제공=다빈월드


일단 고 대표의 경력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한 마디로 국내 바이크 시장 1세대입니다. 먼 옛날, 1986년 한국 최초로 가와사키 수입으로 시작해 30년간 바이크 업계에 몸담아왔습니다. 당시 국내 바이크 산업은 합작사인 대림혼다, 효성스즈키와 퇴계로 바이크샵을 중심으로 굴러가는 조그만 시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무역상사 출신인 고 대표가 해외 바이크 병행수입 사업을 시작해 점점 키웠습니다. 나중에는 가와사키뿐만 아니라 스즈키, 야마하 등도 병행수입하게 됐고 이후 피아지오, 베넬리, 푸조, 아라이, 쇼에이 등 굵직한 브랜드의 공식 수입사도 맡았습니다. 한때는 연간 1,000~1,500대씩 병행 수입했고, 경춘선을 지나는 바이크는 전부 다빈월드에서 수입한 바이크라고 할 만큼 바이크 업계에서 ‘인싸 중의 인싸’였다고 합니다.

다빈월드는 바이크 사업만 하는 회사는 아닙니다. 종합무역회사인 만큼 바이크 외에 오디오, 화학제품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출장도 잦았던 고 대표는 2000년대 초 홍콩에서 하우주와 처음으로 조우했다고 합니다. 당시 출장지였던 홍콩에서 평소 습관대로 현지 바이크 잡지를 샀는데 ‘벨라’라는 모델이 너무 예쁜 것이었습니다.

하우주 ‘벨라’. /사진제공=다빈월드


벨라는 일본 스즈키 엔진에 스즈키 마크를 달고 팔리던 바이크였습니다. 하우주가 중국 스즈키와 오랫동안 합작 관계거든요. 고 대표는 바로 하우주 본사로 날아가서 시승해본 후 데이빗 왕 하우주 회장과 협상에 돌입했습니다. 왕 회장은 처음에는 “한국 모터사이클 기술력이 앞서있지 않느냐”며 우려했지만 열정적인 설득 끝에 국내 수입이 결정됐습니다.

그리고 현재, 국내 대림오토바이가 하우주를 통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바이크를 생산하고 있으며 KR모터스를 통해서도 하우주 바이크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들여온 하우주 브랜드 자체수입 물량이 지난해 5,200대이며 올해는 7,000대 정도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2, 3년 내로 1만대를 돌파할 것이란 게 고 대표의 전망입니다. 대림의 브랜드, KR의 유통망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됩니다.

그리고 스즈키 브이스트롬, 버그만 등 일부 기종이 하우주 OEM으로 생산돼 전세계로 팔려나갑니다. 지난해 국내 판매된 10만여대의 모터사이클 중 하우주가 생산한 바이크는 대림과 KR, 스즈키까지 합쳐 사실상 2만5,000여대에 달합니다.

다만 이야기를 듣다 보니 한국 라이더로서 국내 생산되는 진정한 ‘국산’ 바이크가 없다는 점은 새삼 아쉬워졌습니다. 고 대표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십 년을 바이크 업계에 몸담았는데 국산 제조사는 이제 신모델마저 거의 내놓지 않는 등 결국 점점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으니까요. 고 대표는 “지금까지 국산 소비자들이 사줄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을 사업을 이어온 탓”이라며 “두 제조사가 합병하고, 힘을 모아 투자하고 기술력을 확보하면 한국 바이크 시장도 결코 어둡지 않다”며 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시 하우주 바이크로 돌아가서, 아무래도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품질입니다. 중국에는 샤오미처럼 훌륭한 기업도 많지만 저가의 조악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업도 많으니까요. 이와 관련한 고 대표의 답변입니다.



“중국 공장의 생산 설비는 전부 최고급이다. 2017년 연구개발(R&D) 센터를 완공했는데 중국 정부 이륜차 인증기관도 없는 설비를 하우주에서 갖고 있다. 그래서 정부가 아예 하우주 R&D 센터를 이륜차 인증기관으로 선정했을 정도다. 우리나라 환경부도 하우주 R&D 센터에 견학 간 적이 있고 국내 일부 자동차학과 등과도 산학협력 관계다. 기술적으로는 이제 우리가 하우주에 배우는 입장이다.”

게다가 하우주는 이미 전세계 판매량이 3,400만대를 넘어섰고 중국에서만 연간 200만대 이상 판매됩니다. 중국 공안용 모터사이클도 납품합니다. 이런 거대한 시장을 기반으로 막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럽 출신의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도 대거 영입했다고 합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품질이 너무 궁금해서 실제 하우주 바이크를 많이 만져본 센터 사장님께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돌아온 대답은 “국산보다 품질이 좋고 어중간한 바이크 사느니 하우주가 좋다”는 쿨한 대답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부품 수급 문제도 물어봤습니다.

“보통 수입 바이크는 바이크 들여오고 수 개월 지나서 부품을 들여오지만 하우주는 신제품과 부품이 한꺼번에 들어온다. 전국 8시간 이내 부품 배송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게다가 2003년식 벨라 125 부품까지 갖고 있을 만큼 잘 갖춰두고 있다. 부품 때문에 속썩을 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마지막으로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하우주 엔지니어 3명이 국내로 파견돼 일주일씩 전국 판매점 교육을 다닌다.”

올해 하우주의 주력 모델은 VR125, USR125, DR300입니다. 특히 DR300은 하우주 자체생산 바이크 중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출시되는 쿼터급인 만큼 기대가 적지 않습니다.

하우주 DR300. /사진제공=다빈월드


고 대표는 앞으로도 하우주의 강점인 품질·가격을 내세워 ‘국내시장 1위’를 겨냥한다는 방침입니다.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는 추세에 맞춰 전기스쿠터 사업도 준비 중입니다. 이미 국내 시장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는 하우주가 앞으로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기대됩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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