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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의 취임 3년차 메시지... 정치 '강공' 외교 '로키' 경제 '방어'

남북 대화 깨질라…北 도발에도 '로키' 대응

'협치' 강조하면서도 野 요구에는 선 긋기

기존 경제정책 효과 강조 "경제 성장하고 있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회의 영상을 직원들에게 생중계했다. /연합뉴스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년 차를 맞은 이후 처음으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초심’을 다시금 강조했다. 청와대 전 직원에서 생중계된 영상 수보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청와대부터 시작해 모든 공직자들이 정부 출범 당시의 초심과 열정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강조하는 ‘초심’은 집권 초부터 추진한 각종 정책의 연속성을 3년 차에도 유지하는데 방점이 찍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2년간 공들여온 남북 대화의 판을 깨지 않기 위해 북한의 대남 도발에도 ‘로키(low-key)’로 대응하고 있고, 정치 분야에서도 야당에 협치를 제안하면서도 쉽게 타협하지 않는 ‘강공’을 고수하고 있다. 가장 논란이 많은 경제 정책과 관련해선 최저임금 인상 보다는 사회안전망 확보와 중소기업 지원에 힘을 실은 ‘소득주도성장’을 고수하고 있다. 외교·정치·경제 분야에서의 취임 3년차 메시지를 문 대통령 취임 2주년 이후 있었던 공개 발언을 통해 분석해봤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KBS 특집 대담 프로그램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송현정 KBS 정치 전문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교·안보는 ‘로키’=문재인 정부 3년 차 입성을 며칠 앞두고 북한이 발사체를 발사하며 군사 도발을 감행했지만 정부는 대북 정책에서 ‘유턴은 없다’는 분위기다. 지난 13일 청와대 전 직원에게 생중계된 영상 수보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는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앞으로 3년도 지난 2년의 도전과 변화 위에서 출발하고 있다”며 “어려운 과정을 헤쳐오며 대전환의 기반을 마련한 만큼 이제는 그 기반 위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년 5개월 만의 대남 도발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북 유화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다. 정부는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에 대한 분석결과 발표는 유보하면서도 대북 식량 지원 논의는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인도적 식량 지원으로 경색된 남북·미북 대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의지에서다.

문 대통령은 13일 오후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을 만나 북한에 대한 인도적 식량 지원에 긴밀히 협력하는데 뜻을 함께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접견에서 “과거 우리가 어려웠을 때 WFP로부터 도움 받은 것을 잊지 않고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뿐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비즐리 사무총장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접견할 계획이었지만 문 대통령이 직접 만나 브리핑을 받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 만남이 성사됐다고 알려졌다. 그만큼 대북 식량지원에 대한 문 대통령의 관심과 의지가 크다는 방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 전 이낙연 국무총리 등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는 ‘강공’=문 대통령은 14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정치가 때론 대립하더라도 국민의 삶과 국가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협력할 것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라며 초당적 협력을 요구했다. 이 같은 발언은 여야 5당 원내대표와의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와 5당 대표회동을 거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수보회의에서 “정치권이 과거에 머물러 있어서 매우 안타깝다”며 대립을 부추기는 정치로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고 발언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야당에 비판적인 메시지를 낸 셈이다.

문 대통령은 여야정 협의체와 5당 대표 회동의 의제 확장을 제안하며 야당의 참여를 독려하면서도 ‘교섭단체 3당 여야정 협의체’나 ‘1대1 대표회동’ 등 한국당의 요구사항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3당 여야정 협의체에 대해서는 “(5당 참여라는) 원칙적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고 말했고 1대1 대표 회동에 대해서도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5당 대표 회동에 함께 해주길 희망한다”고 말하며 선을 그었다. 한국당의 협조를 요구하면서 한국당의 요구사항은 거부하는 등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중소기업인 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경제는 ‘방어’=국내총생산(GDP) 분기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경제 성적이 부진한 상황이지만 문 대통령은 “총체적으로 본다면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14일 중소기업인대회 연설에서 “정부의 경제정책과 성과가 당장은 체감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경제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안착되기에는 시간이 걸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제 지표가 좋지 않다는 점을 의식한 듯 “통계와 현장의 온도차가 있을 것”이라 언급하면서도 경제 정책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 경제가 성장하고 시장의 규모가 커질 때 더 많은 기업이 성공을 누릴 수 있다”며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상생하는 경제 생태계가 만들어지면 더 많은 기업이 성공하고 우리 경제의 활력도 커질 것”이라 설명했다.

기존 경제정책에 대한 의지는 지난 9일 있었던 취임 2주년 생방송 대담에서도 엿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점만은 꼭 말씀드리고 싶다.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적어도 고용시장 안에 들어온 분들, 고용된 사람들의 급여는 굉장히 좋아졌다”며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도 “2분기에는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망했다. 단기적인 노인 일자리만 늘어났다는 일각의 비판에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모습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어르신을 위한 일자리는 나쁜 일자리라도 없는 것보다 낫다”며 “노인들에게 짧은 일자리라도 마련해주는 것이 그나마 필요한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온전히 복지 대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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