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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하승진 "몸과 마음, 열정을 불태웠던 선수로 기억해주세요"

  • 김진선 기자
  • 2019-05-14 16:55:33
  • 스포츠
아듀 하승진 '몸과 마음, 열정을 불태웠던 선수로 기억해주세요'
KCC이지스 하승진 / 사진=KBL

“이제부터 넓은 세상으로 한발 한발 나아가겠습니다.”

서장훈과 김주성을 잇는 국보급 공룡센터 하승진(34·221㎝)이 코트와의 작별을 고했다.

10여년간 KBL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최고의 센터로 자리매김했던 하승진은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팬들에게 길고도 짧은 고별사를 전했다.

“거두절미하고 이제 은퇴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이야기를 꺼낸 그는 구단 측이 자유계약 사장에 나가보라고 어렵게 이야기를 꺼내줬다며 “보상선수와 금액, 그보다 나를 불러주는 팀이 있을까, 적응을 잘 할 수 있을까”라는 현실적인 고민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모두 고려한 끝에 아쉽지만 은퇴를 결정했다는 그는 “11년간 희로애락을 함께 했던 팀을 떠나자니 아쉬움이 크다”며 “3년차에 우승한 뒤에는 우승과 거리가 멀어 마음의 짐이 꽤 무거웠다. 팬들에게 넘치는 사람을 받았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과거 ‘은퇴하면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는 “KCC 이지스에서 몸과 마음, 열정을 불태웠던 선수로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해 팬들의 마음을 더 뭉클하게 만들기도 했다.

선수생활하며 앞만 보고 달려왔다는 하승진은 이제 좀 주위를 둘러보며 살겠다며 ‘고작 인생의 3분의 1이 지나간 것일 뿐’이라는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이야기를 끝맺었다.

다음은 하승진 SNS글 전문.

2008년 KCC 이지스에 입단을 하고 11년째가 되었습니다.

항상 5월 6월이 되면 연봉협상에 자유계약에 1년 중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예민한 시기였던 것 같네요. 이번 2019년5월 FA 1차 협상 기간, 그 어느 때보다 가장 길게 느껴졌던 보름 같았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저는 이제 은퇴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협상테이블에서 팀에서는 재 계약 의사가없으니 자유계약 시장으로 나가보라고 힘들게 얘기를 꺼내주셨습니다.

아놔 이런...그 짧은 찰나의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다른 팀으로..? 보상선수도 걸려있고 금액적인 보상도 해줘야 하는 나를 불러주는 팀이 있을까..? 혹시 다른 팀에 가더라도 적응하고 잘할수 있을까..? 내가 KCC 유니폼말고 다른팀 유니폼을 입고 잘 할 수 있을까..? 말년에 이팀 저팀 떠돌다 더 초라해지는 거 아닌가..?

이런 고민들을 해보니 전부다 힘들 것 같더군요. 결국 아쉽지만 은퇴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11년 동안 동고동락하며 희노애락을 함께해온 이 팀을 떠나자니 아쉬운 마음이 무척 큰 게 사실입니다.

신인 때, 3년차 때 우승을 하고 그 이후론 우승과 거리가 멀어 마음의 짐이 꽤나 무거웠습니다. 기다려주시고 응원해주신 사랑하는 팬여러분 구단관계자분들께 죄송한 마음도 많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팬들에게도 KCC 구단에게도 넘치는사랑을 받았던것 같습니다. 불알 두쪽만 달고서 이 팀에 들어온 스물네살 청년이 11년 동안 이 팀에서 선수 생활 을하며 둘도 없이 사랑하는 한 여자의 남편이 되었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그 가족들과 함께할 든든한 울타리도 생겼구요.

이 팀에서 제가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할수있도록 도와주신 KCC구단과 팬여러분 덕분입니다. 이렇게 넘치는 사랑을 받았는데 보답해 드리지 못 해 진심으로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제 KCC 에서 좋은선수들도 영입하고 함께손발을 맞추던 기존의 선수들도성장하여 다시 예전의 명성을 되찾고 우승에 도전하는 KCC 가 되길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예전에 몇몇 기자분들께서 ‘나중에 은퇴하면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라는 질문을 두세번 정도 해주신 적이 있습니다. 간단한 대답일 수도 있는데 전 한참 생각하다 대답이 안 떠오른다며 몇 년뒤에 은퇴하면 다시 물어봐달라고 했던적이 있습니다.

이제는 어떤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 대답할수 있을것같네요.

‘KCC 이지스에서 몸과 마음, 열정을 불태웠던 선수’로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선수생활을하며 너무 앞만 바라보고 달려온것 같네요. 이제 주위를 좀 둘러보며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저의 인생은 여기서 끝이아닙니다. 고작 인생의 3분의 1이 지나 간 것일 뿐.

이제부터 넓은 세상으로 한발 한발 나아가겠습니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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