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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바이오 생태계 활성화하려면 민간투자가 우선"

■라운드테이블-싱어 교수·韓 바이오 전문가

"규제로 데스밸리 깊어져" 원성

싱어 "해외투자자 협력도 대안"

15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라운드테이블-로버트 H 싱어 교수와 함께하는 지식의 성찬’에서 로버트 H 싱어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이 국내 바이오 업계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있다./성형주기자




“우리나라에서는 (창업할 때) 대부분의 리스크를 정부가 집니다. 돈을 스타트업에 쉽게 주는 것입니다. 문제는 데스밸리(3~7년 차 기업이 자금난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시기)나 프리IPO(기업공개 전에 미리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받는 것) 단계를 커버할 수 있는 투자자가 한국에는 없다는 점입니다.”

강상구 메디사피엔스 대표는 15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 그랜드홀에서 ‘서울포럼 2019’ 부대행사로 열린 ‘라운드테이블-로버트 H 싱어 교수와 함께하는 지식의 성찬’에서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메디사피엔스는 데이터를 활용해 질병을 예측하거나 수술을 지원하는 바이오인포매틱스 분야에서 기술력을 자랑하는 국내 기업이다. 정보기술(IT)·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베테랑 기업인인 강 대표는 “한국에서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회사를 열 수 없지만 돈이 있으면 창업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투자를 모두 미국에서 받아야 할지 고민이 크다”고 토로했다.

‘바이오 산업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라운드테이블에서 국내외 바이오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의 바이오 생태계가 발전하기 위해 민간투자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나마 바이오는 신흥산업이라 투자자금이 들어오지만 데스밸리나 스케일업 단계에서는 여전히 유동성 부족에 시달린다는 지적이다.

이번 라운드테이블은 ‘서울포럼 2019’에서 ‘기초과학, 연구환경과 정책의 조화’라는 주제로 강연을 맡은 로버트 H 싱어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HHMI) 선임연구원과 함께했다. 국내에서는 강 대표를 비롯해 오스힐의 송해룡·양영상 대표, 김윤원 이뮨메드 대표, 김경태 플럼라인생명과학 대표, 최종석 라메디텍 대표, 박혜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전상표 고대구로병원 개방형실험실장, 최수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원 등이 참석했다. 싱어 선임연구원과 국내 바이오 업계 전문가들은 예정된 시간을 30분가량 넘기면서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규제로 데스밸리 기간이 길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바늘 대신 레이저를 활용해 채혈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라메디텍의 최종석 대표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제품을 개발하다 보니 연구개발과 인허가에만 6년 이상 걸렸다”면서 국내에서는 규제 때문에 신산업 진출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통상 의료기기가 인허가를 받기까지 6개월에서 1년 정도 소요되는데 없던 물건을 만들다 보니 여러 규제에 막혀 인허가를 받는 데만 3년 이상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에서는 뚜렷한 매출이 없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지만 오히려 미국의 대형 병원에서는 높은 관심을 보인다”며 “한국에서 투자환경을 개선하고 혁신을 이루려면 정부가 신산업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벤처캐피털(VC)의 투자자금이 IT에 치중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송해룡 대표는 “우리나라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와 VC는 IT 쪽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는 반면 바이오 분야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이러다 보니 겁을 먹고 바이오 업계에 투자하지 못하는 VC들이 많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바이오 산업을 이해하는 의사나 교수들이 직접 투자회사에 들어가 이와 같은 문제를 풀어줘야 한다”며 “해외 펀드와 우리나라 펀드를 연계하는 방안도 생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러한 제안에 대해 싱어 선임연구원은 “해외 투자자와 어떤 형태로 투자를 진행해나갈지가 관건이라고 본다”며 “예컨대 미국 VC와 협동조합 형태로 투자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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