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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국가급 행사에 가수 비 초청공연…한류규제 풀리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한 중국의 초대형 국가급 행사에 가수 비(정지훈)가 초청돼 무대에 올랐다. 지난 3년 가까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으로 지속돼온 한류 규제가 풀리는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비는 15일 오후8시(현지시각) 베이징 국가체육관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 문명 대화 대회’의 축하행사인 ‘아시아 문화 카니발’에 초대돼 무대에 올랐다. 비의 이름이 불리자 관중은 일제히 환호했다. 그는 이날 다른 아시아 스타 4명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중국중앙(CC)TV를 통해 생방송된 이날 행사에는 시 주석이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참석했고 축사도 했다.

이러한 무대에 한국 가수가 다시 오르면서 지금까지 중국에서 한류의 발목을 잡아온 사드보복이 해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지에서는 조만간 있을 시 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방송 및 광고 출연, 공연이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류스타, 中 방송출연·공연 재개 청신호

‘응답하라 1988’ 리메이크 이어

이수만, 칭다오시장과 협력논의

엔터업계 긍정적 시그널 이어져

15일 베이징 국가체육관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 문명 대화 대회 축하행사의 일환인 아시아 문화 카니발에 한국 가수로는 유일하게 초대된 가수 비(가운데)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베이징=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역점을 둔 초대형 외교행사의 부대행사 공연 무대에 한류 스타 비(정지훈)가 오른 것을 계기로 한류 스타들의 중국 방송 및 광고 출연, 중국 공연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으로 한중 갈등이 커지면서 2년여 동안 이어진 ‘한한령(限韓令)’ 조치가 풀릴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셈이다.

중국 광전총국은 앞서 2016년 10월부터 한국 연예인의 중국 활동을 제한하는 본격적인 ‘한한령(限韓令)’ 조치를 내렸다. 이후 한류 스타가 출연한 영화·드라마·광고의 방영과 계약이 줄줄이 취소됐고 인기 아이돌의 공연도 허가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 내에서 “중국 정부의 한한령 해제는 이미 시간문제인 상황”이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중국 TV 방송이다. 저장TV가 제작하는 한국 예능 런닝맨의 중국판 ‘달려라 형제들’ 프로그램에서 한국 노래가 흘러나오는가 하면 출연자들의 대사에 ‘사랑해요’같은 한국어가 나오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 ‘달려라 형제들’이 한국 프로그램을 따왔지만 최근까지 방송 중에 한국어는 금기였다”며 “최근 한국어가 방송에서 나오는 것은 분명히 의미 있는 변화라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특히 비의 공연 소식이 전해진 15일 한한령 해제와 관련된 의미 있는 소식들도 잇따라 전해졌다. 중국 텐센트픽처스는 tvN ‘응답하라 1988’을 정식으로 리메이크한다고 밝혔다. 15일 중국 광전총국에 따르면 지난달 드라마 비준 목록에 ‘응답하라 1988’이 포함됐다. 리메이크 작품 제목은 ‘샹웨바주’로, 총 45부작으로 제작돼 다음 달부터 방영을 시작한다. ‘응답하라 1988’은 지난 2015년 신원호 PD가 연출하고 혜리, 박보검, 류준열 등이 출연한 드라마로,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살던 다섯 가족 이야기와 청년들의 사랑, 우정을 그려 시청률이 18.8%(닐슨코리아 유료가구)까지 치솟을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이 작품은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어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 ‘더우반’에서는 31만 명이 평가해 9.7점의 높은 평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리메이크작 ‘샹웨바주’는 원작의 스토리라인과 감성을 그대로 살릴 예정이다.

이날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와 중국 칭다오시 멍판리 시장이 만났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두 사람은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에스엠타운(SMTOWN) 코엑스 아티움에서 만나 칭다오시의 ‘글로벌 트렌드 시티 프로젝트’와 한·중 문화교류 협력사업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수만 프로듀서는 멍판리 시장에게 중국 칭다오시가 전 세계 문화 트렌드를 이끄는 도시로 자리 잡기 위해 필요한 미래 환경 구축과 함께 문화 트렌드 브랜딩 전략을 제시하기도 했다. 중국인들로 구성됐지만 JYP엔터테인먼트가 기획한 ‘보이스토리’와 SM엔터테인먼트가 기획한 ‘웨이션브이(Way V)’가 중국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다만 엔터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측 섭외와 연락이 예전보다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가수 비의 중국 공연이 긍정적인 사인이지만 중국에서 한국 가수의 단독 공연이 성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기 전까지는 한한령이 풀렸다고 보기 힘들 거 같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亞 함께 지키자”…무역戰, 문명戰으로 모는 習

■G2 갈등 격화에…“對美 공동전선 구축” 목소리 키운 中

소비증가율 7.2%…16년래 최저

경제지표 쇼크 속 ‘亞문명대회’

習, 美 겨냥 “존중·상생해야”

문화유산보호안 등 제시했지만



투자 앞세운 일대일로와 판박이

부당관행 해소 언급없어 제한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 문명 대화 대회’에서 개막연설을 하고 있다. /베이징=EPA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베이징에 아시아 국가 대표단을 모아놓고 ‘아시아 문명’ 지키기에 공동 대응하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미중 무역전쟁을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닌 문명 간 충돌로 만든 것이다. 다만 중국이 다른 나라부터 불공정 경제 시스템으로 비난받고 있고 중국 내 경기둔화도 가시화하는 만큼 이런 중국 중심의 ‘단결’ 목소리에 반향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은 이날 베이징 중국회의중심에서 ‘제1회 아시아 문명 대화 대회’를 열었다. 이는 지난 2015년 시 주석이 보아오포럼에서 제창한 것으로 4년 만에 열린 첫 행사다. 중국은 아시아 47개국 대표와 다수의 국제기구가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달 개최한 ‘제2회 일대일로 정상포럼’과 더불어 아시아 문명 대화 대회를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투트랙 대외확장책’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대일로가 ‘경제’에 방점을 찍었다면 아시아 문명 대화는 ‘문화’와 ‘문명’에 주안점을 뒀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아시아 문명 교류와 운명공동체’로 15일부터 개막식과 분과포럼·문화축제·문명주간 등으로 치러진다. 사실상 일대일로 투자 유치국이 ‘같은 성격의 다른 행사’에 참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의 최대 관심은 미국에 대한 시 주석의 메시지였다. 과거와 다른 점은 시 주석이 최근의 미중 무역전쟁을 중국에 대한 단순한 무역 공세가 아니라 포괄적인 아시아 문명에 대한 공격이라고 정의한 것이다. 그는 “누군가가 자신의 인종과 문명이 우월하다고 생각하고 다른 문명을 개조하거나 대체하기를 고집한다면 이는 어리석은 발상이고 형편없는 행동”이라며 “평등과 존중의 원칙으로 오만과 편견을 버리고 서로 다른 문명과 교류·대화로 상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최근 미중 무역전쟁이 ‘문명의 충돌’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물론 여기서 아시아 문명은 중국이 대표한다. 즉 중국 문명이 공격받는 것을 아시아인들이 단결해서 막아내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은 “현재 세계 다극화, 경제 세계화, 문화 다양화, 사회 정보화가 발전하면서 인류사회가 희망으로 차 있지만 동시에 국제정세의 불확실성과 불안정 요소도 두드러지고 있다”며 “각국이 개방정신으로 소통을 추진해 아시아 운명공동체와 인류 운명공동체를 함께 구축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아시아 문명 대화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네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아시아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공동 협력 △청소년 및 단체 교류 강화 △아시아 관광 촉진 계획 △고전 공동 번역 및 영화·드라마에서의 협력 등이다.

다만 이러한 계획들은 모두 중국이 투자하고 움직인다는 점에서 ‘부채 함정’이라는 비판을 받는 일대일로와 비슷하다. 이날 행사에는 그리스와 싱가포르·스리랑카·캄보디아 등의 정상도 참석했는데 이들은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막대한 투자를 한 나라들이다. 다만 일대일로가 중국 주도의 경제질서에 방점을 찍은 하드웨어라면 아시아 문명 대화는 중국 문화를 전파하는 소프트웨어인 셈이다.

베이징의 한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을 공격하는 이유가 이른바 ‘기술 도둑질’ 등 부당한 경제·정치관행인데 이를 해소하지 않은 채 아시아 국가들의 호응을 받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전쟁의 여파로 경제둔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공개된 4월 소매판매액은 전년동기 대비 7.2% 증가에 그쳤다. 시장 전망치(8.6%)에 크게 못 미친 ‘쇼크’ 수준이며 2003년 5월(4.3%) 이후 16년 만에 최저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바오류(保六·6% 이상)’를 위해 소비증가율 8% 이상을 목표로 한 상황이다.

또 4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5.4%로 시장 전망치(6.5%)와 3월(8.5%)보다 훨씬 낮았다. 1∼4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도 6.1%에 그치며 예상치(6.4%)와 3월(6.3%)을 하회했다. 앞서 지난주 공개된 4월 수출은 2.7% 감소했었다. 중국 경제를 떠받치는 3대 엔진인 소비와 투자·수출이 줄줄이 악화하고 있는 것이다. /김현진기자 베이징=최수문특파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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