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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브라질 산업협력이 필요한 이유

권평오 KOTRA 사장

중남미 진출 위한 생산·시장거점

車 등 세계최고 수준 기술 보유

국내 기업 협업 파트너로 제격

한류 인기 타고 적극 공략할 만





K팝의 월드스타 방탄소년단이 지구 반대편에서도 뜨겁다. 25일 상파울루 공연을 앞두고 전 세계에서 브라질로 가는 항공편 검색이 3배 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4만명이 이 공연을 보기 위해 운집한다니 상상이 안 될 정도다. 올해로 수교 60주년이 된 브라질에 그동안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많아지면서 지리적 한계를 극복해내더니 최근에는 한류 등 양국 간 문화교류가 잦아져 마음의 거리가 한층 가까워진 느낌이다.

브라질은 2억명의 인구와 세계 5위의 광활한 영토를 가진 국내총생산(GDP) 세계 8위 수준의 거대 경제국이다. 대두·커피·오렌지 등 세계 최대 식량생산국이며 풍부한 지하자원과 수력자원을 보유해 ‘세계의 곳간’ ‘신이 내린 땅’으로 불리기도 한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글로벌 국가들이 오래전부터 진출해 중남미 최고 수준의 산업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와의 경제교류는 다소 부침이 있었지만 지난해 말 기준 총교역은 67억달러, 대브라질 투자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총 94억달러 규모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금까지는 전자·자동차·철강 등 제조업 분야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브라질 시장에서 한국산 뷰티 제품, 식품 등 소비재의 약진이 눈에 띈다. 그 멀리에 있는 소비자들이 한국산 화장품과 식품류를 좋아한다니 반가울 따름이다.

브라질은 남미 대부분의 국가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중남미 진출을 위한 생산과 시장거점으로 적격이다. 게다가 2000년대 들어 소득이 증가하면서 중산층 인구가 총인구의 절반을 차지해 구매력 역시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이른바 ‘브라질 코스트’로 불리는 조세·노무·금리·관료주의 등 투자 장애요인은 여전히 외국 기업들이 브라질에서 사업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브라질에 진출했거나 할 계획이 있는 국내 기업들도 높은 국산화 의무비율, 까다로운 인증, 복잡한 통관 등에 발목을 잡힌 경우가 있다며 고개를 내젓는다.



이런 상황에서 21일 상파울루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KOTRA가 공동 개최하는 한·브라질 산업협력 포럼은 매우 의미 있는 시도다. 양국 산업계가 서로의 관심사를 털어놓고 어려움을 파트너십으로 극복해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이미 항공·자동차·의료바이오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가졌고 최대 농축산물 생산국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자동차·전자·기계·조선 등의 적절한 협업 파트너로서 브라질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최근 한류 붐으로 전 세계로 화장품과 가공식품의 수출이 많아지면서 양질의 원료를 확보하는 측면에서도 협력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양국 산업계와 기업이 상생하고 성장하는 고민을 함께한다니 더욱 고무적인 일이다.

이 기간 통상교섭본부장은 브라질 정부 관계자와 만나 현재 진행 중인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에 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한다. 우리 측의 희망은 협정을 조속히 마무리해 양국 기업들이 걸림돌 없이 협력과 교류를 확대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모처럼 이뤄진 양국 고위급 만남이 한국과 브라질 두 나라의 경제계에 반가운 소식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재미있게도 브라질에서 휴대폰이나 자동차보다 인기 있는 한국 제품은 아이스크림이라고 한다. 달콤한 멜론 맛이 나는 이 아이스크림이 브라질 소비자들에게 한국을 더욱 친숙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현지에서는 전한다. 이번 산업협력 포럼이 미중 통상분쟁이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등 글로벌 교역환경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 기업에 아이스크림 같은 청량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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