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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희정의 All that Style] 스페셜한 일상! 커피로 '있어빌리티'

■스페셜티 커피에 눈뜬 한국

다방커피서 프랜차이즈 지나

세분화된 '스페셜티 커피' 등장

맛 넘어 커피 철학·문화까지 공유

■수확기별 맛 차이 아시나요

중미 원두는 2~4월에 수확

한국선 하반기에 즐기면 좋아

1년에 두번 수확 케냐 원두

연중 신선하게 즐길수 있어

■진짜 비싼 원두가 궁금해

사향 고양이 똥으로 만든 루왁

파나마서 생산된 게이샤 명품 꼽혀

■맛있게 커피 마시는 법

에스프레소 머신 쓰면 맛 진해져

중간 향 선호하면 핸드드립으로

내린후 30분내로 마시는게 좋아





이태원에 위치한 동서 맥심플랜트에서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스페셜티커피를 고르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기자가 찾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블루보틀 1호점에서 관광객들이 북적이고 있다.


얼마 전 성수동에도 블루보틀이 문을 열었는데 오픈 당일 블루보틀의 첫 맛을 느껴보겠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죠. 파란 보틀 디자인의 앙증맞은 커피계의 애플이라고 불리는 ‘블루보틀’이 대체 뭐길래 3~4시간씩 줄을 서서 커피를 사냐고 갸우뚱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지난 7일 오픈했지만 대기 행렬은 여전합니다. 한국이 미국, 일본에 이어 전세계 3번째로 진출한 국가라니요. 최근 원두 맛에 눈 뜬 한국은 EU, 미국, 일본, 러시아, 캐나다, 알제리에 이어 커피 수입 7위 국가로 이름을 올렸죠.

이처럼 커피 공화국이라고 불리는 한국에서, 처음 이 땅을 밟은 커피 브랜드에 들썩이는 커피 애호가들 속에서 ‘딴 나라 얘기’ 마냥 소외되지 않기 위해 커피에 대한 작은 지식 여행을 떠나 보도록 할까요. 커피 초보자들은 더욱 환영합니다.

◇스페셜티 커피에 눈 뜬 한국=저의 커피 히스토리를 보면 한국의 그것과 맥을 같이 합니다. 고등학교 때 설탕과 크림이 들어간 일명 ‘다방 커피’ 맛을 본 저는 수 십 년 간 동서 맥심의 광팬이다가 2000년대 초반 스타벅스를 비롯해 카페베네, 투썸플레이스, 이디야 등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생겨나면서 원두를 넣은 커피로 갈아탔습니다. 선배들과 점심 식사 후 항상 커피를 마시러 갔는데 그 곳에선 다방 커피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죠. 사실 커피 보다는 스타벅스의 문화라거나 카페의 분위기를 즐겼습니다. 달달한 커피에 익숙해 2016년 이디야랩이 론칭하기까지 시럽이나 연유가 가득한 카페라떼나 캬라멜 마키아또로 단 맛만 찾았더랬죠. 그러던 중 이디야랩에서 처음 맛본 ‘게이샤’라는 원두커피를 접한 후 커피에 ‘신맛’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고 그 맛에 푹 빠졌습니다. 커피는 그냥 쓰기만 한 것이 아니구나하고 말이죠. 급진적으로 품질이 높고 향과 맛 등이 강한 스페셜티 커피 시장으로 진입한 겁니다. 정도와 기간의 차이는 있지만 한국인들의 커피에 대한 기호는 저와 같은 과정을 거쳐 온 것 같습니다. 전주연 모모스커피 바리스타는 “스타벅스가 커피에 대한 소비 장벽을 낮추면서 커피를 접하는 기회를 늘리고 커피 문화에 동참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며 “이제는 단순하게 좋은 퀄러티의 커피 뿐 아니라 철학과 이야기가 남긴 브랜드와 커피를 생산하는 농장과 상생을 생각하며 그 가치를 인정하는 세분화된 스페셜티 커피에 대중이 눈을 뜨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커피는 이제 맛을 넘어 커피를 둘러싼 문화와 역사를 즐기는 와인 같은 존재가 된 거죠.

◇산지·수확기별 차이 알고 선택…·5월엔 ‘에티오피아산’이 신선=원두 생산지는 아프리카(에티오피아, 르완다, 케냐), 중미(코스타리카, 과테말라, 파나마, 엘살바도르), 남미(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아시아(인도네시아, 인도, 중국, 베트남) 등 대륙별로 나뉩니다. 토양과 햇살이 다르니 맛도 다르겠죠. 주로 아프리카 원두는 산미와 향이 좋은 편이며 중남미는 쓴맛, 단맛, 신맛 등을 모두 갖춰 밸런스가 좋다는 평가입니다. 아시아는 단맛과 무게감이 특징이죠. 와인은 숙성의 개념이 있지만 원두는 수확 후 신선하게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수확 시기를 알면 좀 더 원두의 신선함과 향취를 즐기는 데 도움이 되겠죠. 중미 산지의 원두는 2~4월에 수확하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하반기에 즐기면 딱 좋습니다. 남미는 7~9월이 수확기로 상반기에 즐길 것을 권합니다. 케냐 커피는 1년에 두 번 수확하기 때문에 1년 내내 신선하게 즐길 수 있어 착하네요. 전주연 바리스타는 “에티오피아는 남미와 중미 수확 시기 사이에 수확하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계절에 즐기기 딱 좋다”며 “매년 생산지의 날씨와 강수가 변동성이 있어 ‘그 해 베스트커피’는 항상 바뀐다”고 귀띔합니다.

루왁 커피




게이샤 커피


◇세상에서 가장 비싼 명품 원두 ‘루왁’과 ‘게이샤’ 알고 뽀개기=서울 신라호텔에서 루왁과 게이샤 커피는 각각 4만 9,000원, 3만 9,000원 합니다(호텔 가격임을 좀 감안해주세요). 이들은 원두 중 가장 높은 가격대로 명품 원두로 꼽힙니다.

인도네시아어로 ‘사향 고양이’를 뜻하는 루왁은 사향 고양이가 잘 익고 품질이 좋은 팜너츠라는 커피 열매를 먹고 배설한 것을 거둬들여 씻어낸 것입니다. 쓴 맛과 떫은 맛은 사라지고 특유의 맛과 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고양이 똥에서 수확 하려니 힘든 데다 인도네시아 일부 지역에서만 연간 300~500㎏ 정도로 소량 생산돼 비쌀 수 밖에 없습니다.

게이샤 품종 역시 생산지가 적어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높은 편이죠. 이종엽 이디야랩 선임바리스타는 “‘파나마 레리다 게이샤 워시드’는 파나마 보퀘테 지역의 레리다 농장에서 2004년부터 게이샤 품종을 재배하며 몸 값을 높여오고 있다”‘며 “베르가못, 자스민의 은은한 향과 포도와 감귤청, 초콜릿 등의 복합적인 단맛까지 느낄 수 있고 애프터 테이스트(음용 후 여운)가 특징”이라고 설명합니다.

◇맛있는 커피 음용법…맛을 나눠서 즐기기=맛있는 커피라는 게 따로 있을까요. 내가 어떤 취향인지를 찾아 가면서 마시는 겁니다. 커피의 향미는 크게 꽃, 과일, 땅콩, 초콜릿 향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꽃과 과일향은 주로 산미가 강한 쪽이고요, 땅콩은 고소한 향미, 초콜릿은 달달한 향미를 나타내죠. 서윤식 맥심플랜트 대리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커피를 찾았다면 ‘왜 좋아한다’고 표현해 본다”며 “어떤 향이며 어떤 맛인지 느끼면서 즐기는 게 중요”라고 조언합니다. 예컨대 향부터 첫 맛과 입안에서 머물렀을 때, 음미한 후의 여운 등 4가지 단계로 커피의 맛을 표현하는 거에요. “오, 이 커피는 라벤더 향이 나며 베리류의 단 맛이 나고 입안에서 오래 가며 묵직하지만 맛이 깔끔하군요”라는 식으로 말이죠(있어보입니다!).

집에서 커피를 마실 때는 물의 종류와 온도도 중요합니다. 커피 추출에 적합한 물은 미네랄 수치가 150플러스마이너스 50ppm인데요. 일반 정수는 음용할 때 좋지만 커피에는 적절치 않아요. 전주연 바리스타는 “삼다수와 아이리스를 사용하면 커피의 향이 잘 발현되는 반면 에비앙은 미네랄 수치가 400ppm으로 커피의 쓴 맛을 더 높여 준다”고 설명합니다.

카페에 가면 주로 3가지 기구로 커피를 내려주죠. 원두를 압축해 추출하는 기법인 에스프레소 머신 또는 사이폰이라는 기구를 사용해 커피를 내리면 질감과 바디감이 올라가 커피 맛이 진하고 강해집니다. 중간 향을 선호한다면 종이필터에 원두를 놓아 물을 통과시키는 핸드드립을 선택하면 됩니다. 종이필터가 원두의 많은 것을 걸러내 깔끔함이 포인트며 원두 고유의 맛의 특징이 살아있습니다. 핸드드립의 일부라 볼 수 있는 컴엑스는 물을 흘려 보내 약한 커피 맛이 포인트로 입문 코스에 해당됩니다. 이종엽 바리스타는 “이런 드립커피는 내린 후 30분 이내로 마시는 게 좋다”며 “그 이후에는 향이 다 빠져서 맛이 없다”고 귀띔합니다. /심희정기자 yvett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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