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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수천 번의 클릭이 불러온 죽음

미 정부는 진료 차트를 전자 문서로 바꾸면, 의료의 질과 안전성을 높이고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하지만 10년 간 360억 달러를 쏟아 부어도 시스템이 여전히 엉망으로 돌아가고 있다. 시스템을 통해 추구했던 디지털 의료 혁신은 실패로 끝났다.

애넷 모나첼리 Annette Monachelli(47)는 머리가 쪼개질 듯 아팠다. 자세를 바꿀수록 고통은 심해졌다. 평소 겪던 편두통 증상 같지 않았다. 전 버몬트 주 변호사이자 현재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그녀는 2012년 11월 말 동네 진료소인 스토 패밀리 프랙티스 Stowe Family Practice를 두 차례 방문했다. 그러나 차도는 없었다.

두 달 후, 모나첼리는 뇌 동맥류로 사망했다. 증상이 있어 병원에도 갔지만, 사망 며칠 전 응급실을 찾기 전까진 관련 검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모나첼리의 남편은 연방정부 인증을 받은 스토 진료소를 고소했다. 정부는 버몬트 주에 신규 부임한 연방검사 오언 포스터 Owen Foster를 선임했다. 처음엔 일반적인 의료과실 소송처럼 보였다. 그러나 실상은 그 이상이었다. 포스터의 상사 크리스티나 놀런 Christina Nolan 검사장은 그가 맡은 사건이 “의료 사기 행위의 경계선”에 있다고 표현했다. 버몬트 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금융 지원금과 연계된 소송이기도 했다.

포스터는 먼저 모나첼리의 진료 기록부터 확인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정부 측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의사는 뇌 동맥류의 가능성을 고려했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진료소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통해 뇌 정밀 검사를 지시했다. 이 지시대로 뇌 정밀 검사가 진행됐다면, 모나첼리의 뇌출혈이 발견됐을 것이다. 그러나 의사의 지시는 시험실로 전달되지 않았다..

문제의 소프트웨어는 EHR(Electronic health records)이라는 전자의료기록 시스템이다. 제작사는 의료기록 소프트웨어 판매업체 이클리니컬웍스 eClinicalWorks(eCW)로, 현재 미국 내 85만 명의 의료 전문가들이 사용하고 있다. 사건을 수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포스터는 시스템과 관련된 오류 보고서들을 확인했다. 소비자보호기관 베터 비즈니스 뷰로 Better Business Bureau의 항의, eCW 사용자 게시판에 올라온 이슈들, 국가를 상대로 제기된 국제 소송 등은 이 기술이 회사가 밝힌 것만큼 잘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었다.

그 전엔 포스터도, 대다수 미국인들처럼 전자의료기록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곧 eCW 소프트웨어의 주요 문제점들에 대한 자료를 빠르게 수집했다. 그 중에는 애넷 모나첼리 케이스처럼, 환자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는 문제들도 있었다.

2011년 eCW를 상대로 제기한 내부고발자의 주장은 강력한 증거가 됐다. EHR 전문가이자 전직 영국경찰인 브렌던 델라니 Brendan Delaney는 2010년 뉴욕 시 당국에 고용됐다. 당시 10만 여명의 수감자를 둔 교정복합시설이 있는 라이커스 아일랜드 Rikers Island에서 eCW 실행 관련 작업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델라니는 이 시스템에 수 많은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고, 이를 바탕으로 회사를 고소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시스템이 보여주는 환자 투약 목록은 불안정했고, 처방된 약이 목록에 뜨지 않았으며, 단종된 약이 시판 중인 약으로 나타났다. EHR에선 의사가 메모한 정보가 다른 환자의 프로필과 연결, 의사가 잘못된 처방을 하거나 완전히 다른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는 일도 흔했다. 2010년 발급된 처방전 중 3만 건은 적절한 시작 및 종료일자가 누락돼 과소복용이나 과다복용 가능성을 열어뒀다. 델라니는 eCW 시스템이 시험 결과를 안정적으로 추적하지 못한 탓에 총 1,884건의 시험 결과가 누락됐다고 주장했다.

버몬트 주 정부는 2015년 공식 연방조사에 착수했다.

주 정부는 eCW의 복잡한 코드에 지나치게 결함이 많아, 하나의 오류가 해결되면 또 다른 오류가 나타나는 식이었다고 지적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에서는 시험실 테스트나 진단 이미지를 불러올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이 있었다. 하지만 모든 방법이 다 작동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또한 시스템은 위험한 약물 상호작용을 발견했을 때 경고 메시지를 띄웠으나, 일단 처방에 따른 약물이 제조되면 더 이상 경고가 나타나지 않았다. 의사들도 이 점을 알지 못했다. 포스터는 “운전을 하며 라디오를 켜고 와이퍼를 작동시키고, 방향 깜박이 등을 키자 갑자기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 상황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eCW 시스템이 표준 의약품 코드를 활용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경우에서는, 시험실 및 진단 코드 역시 사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은 배심원 재판으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2017년 5월, eCW는 정부 측에 1억 5,500만 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했다. 제품을 홍보한 클라이언트에게 뇌물을 공여하고(한 내과의사에게는 수만 달러를 건넸다), ’의료비를 허위 청구‘한 혐의 때문이었다. 막대한 합의금을 지급했음에도 기업은 혐의를 부인했다. 아울러 수 차례 코멘트를 요구했지만 아무 답변이 없었다.

이 이야기에는 반전이 있다. 소프트웨어 도입을 장려하고, 지속적으로 재정지원을 하는 당사자가 바로 미 정부라는 점이다. 아니, 납세자인 당신 주머니에서 돈이 나간다는 말이 더 맞겠다.

어쨌든 그로 인해 다음과 같은 기이하고, 슬프고, 고통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한 건의 소송, 불완전한 기술에 대한 것이 아니다. 가장 사적인 방식으로 모든 이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부실투성이의 산업에 대한 이야기이며, 쉽사리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3조 7,000억 달러 규모의 의료 시스템에 대한 것이다. 아울러 의도치 않은 수많은 결과에 대한 이야기다. 마침내 실현된 듯한 거창한 비전이 초래한 무수한 인명 피해에 관한 내용이다.

▲가상의 특효약

전자의료기록의 목표는 다양했다. 의약품의 안전성을 강화하고, 의료의 질을 높이고, 환자들의 기운을 북돋아 주고, 심지어 비용을 줄여야 했다. 시스템에 적극 찬성하는 이들은 축적된 빅 데이터를 활용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을 발견하고, 의학적 오류는 크게 줄일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 주장했다. 또한 환자들도 자신의 진료기록에 쉽게 접근하고, 국내의 어떤 의사와 병원들과도 신속하게 진료 기록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됐다. 특히 생사가 걸린 결정이 내려지는 응급실에서는 필수적인 기능이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진료 기록의 디지털화 촉진을 위한 법에 서명했고, 연방 정부는 지금까지 이를 위해 360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오늘날 미국은 아직까지 뚜렷한 투자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카이저 헬스 뉴스 Kaiser Health News(KHN)와 포춘은 100명이 넘는 의사, 환자, IT 전문가, 관리자, 보건정책지도자, 변호사, 고위공무원 및 두 기업의 CEO를 비롯한 6~7개 EHR 판매사의 대표들과 인터뷰했다. 그 결과, 좋은 기회들을 놓친 안타까운 정황들이 드러났다. 정보생태계를 구축하기는커녕, 미국 내의 수천 개 EHR 시스템들은 산발적이고 단절된 상태로 남아 있었다. 의료진은 탐탁지 않은 기술에 손이 묶였고, 130억 달러 규모의 업계만 EHR 시스템 판매로 부와 힘이 더 강화됐을 뿐이었다.

한 가지 척도로 보면, 하나의 목적은 달성했다. 2008년 9%에 그쳤던 병원들의 시스템 도입률은 96%로 대폭 증가했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새로 도입된 기술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의사들은 어설프고 비직관적인 이 시스템에 불만을 터트린다. 또 클릭하고, 입력하고, 시스템을 다루는 데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도 탐탁지 않다. 막상 환자들을 진료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네트워크가 구축된 ATM 기기와는 달리, 700여 판매업체들이 제작한 전용 EHR 시스템들은 상호 소통이 원활지지 않다. 즉, 의사들은 여전히 팩스와 CD 롬을 통해 의료 데이터를 전송해야만 한다. 환자들 역시 진료기록을 열람하기가 어렵고, 때로는 아예 접근이 불가능하다.

EHR은 원래 환자 진료보다 의료비 청구에 최적화된 시스템이다. 많은 이들이 EHR로 인해 비용이 절감되는 대신, 오히려 ‘업코딩’, 즉 의료비가 급증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한다(반면 일부 사람들은 시스템을 통해 그런 비용 사기를 적발하기도 더욱 쉬워졌다고 옹호한다).

KHN과 포춘이 수 개월 간 공동 조사한 결과, 더욱 심각한 사실이 밝혀졌다. 미 정부의 EHR 프로그램으로 의약품이 간소화되는 대신, 환자 안전과 관련된 위험 요인들은 증가했다. 이 부분은 상당히 간과돼 왔다. 공동 연구에 따르면 환자의 사망, 심각한 부상, 일촉즉발의 상황들 중 수천 건이 소프트웨어 고장, 사용자 오류 혹은 기타 결함과 관련된 것이다. 다양한 정부 지원 및 민간 데이터베이스에 축적되고는 있지만, 크게 주목 받지 못하고 있다.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소프트웨어 결함을 대중에게 공개하지 못하게 하는 강력한 비밀유지 정책들이다. EHR 판매사들은 주로 계약에 ’개그 조항(gag clauses)‘/*역주: 환자의 보험 적용 범위 및 치료 옵션을 환자에게 공개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을 둔다. 안전 및 조악한 소프트웨어 설치 문제에 대해서는, 구매자가 가급적 공개 입장을 밝히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고객들은 고충을 알리기 위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다. 더욱이 시스템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환자나 가족들에게 진료기록을 주지 않기 위해, 병원이 법정싸움을 벌일 때가 많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EHR과 관련한 현 문제점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밝힌 두 명의 의사는 인터뷰 후 익명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소속 의료기관이 인터뷰를 금지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포스터 검사는 EHR 판매사들이 ’침묵의 카르텔‘을 통해 보호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프트웨어 도입으로 노트 필기 시대에 흔했던 일부 임상 실수들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워싱턴 D.C. 소재 메드스타 헬스 MedStar Health 연구원 라지 라트와니 Raj Ratwani는 “EHR과 관련한 매우 위험하지만, 예방 가능한 새로운 패턴의 의학적 오류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 문제가 공표되지도 해결되지도 않고 있으며, 어딘가에서는 또 다른 환자가 같은 문제로 피해를 입고 있다. 이를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의료정보기술 조정책임자로 EHR 프로그램 구상자 중 한 명이었던 데이비드 블루먼솔 David Blumenthal도 KHN 및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전자의료기록의 잠재력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별로 없을 것”이라고 시인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17년 복스 Vox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프로그램과 관련된 노력에 대해 “실망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문서작업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의사들은 무언가를 입력해야 하며, 간호사들은 행정 업무에 거의 모든 시간을 할애한다. 세계적 추세에 맞게 전면적인 디지털화를 장려하며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는데, 실제 적용은 예상했던 것보다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enters for Medicare and Medicaid Services, CMS)의 현 책임자 시마 버마 Seema Verma는 오늘날 EHR 관련 활동을 총괄하고 있으며, 데이터가 공유되지 않는 소프트웨어 제작에 수십억 달러를 쓴 것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그 어느 곳과도 이어지지 않는 ’전자 다리‘를 건설했다는 게 버마의 생각이다. 그녀는 지난 2월 KHN 및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인정했다. “시스템 공급자들은 효과가 불분명한 시스템들을 개발했고, 우리는 그 시스템들을 어떻게 서로 연결할지 고려하지 않았다. 그 점이 우리가 놓친 중요한 부분이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왼쪽)이 2009년 2월 전자의료기록 지원금을 포함한 미국 경기부양법에 서명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포춘US




과거 이 프로그램을 적극 후원한 이들 중 조 바이든 Joe Biden 전 부통령보다 심기가 불편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는 2017년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의료 종사자들과의 만남에서, 아들 보 Beau의 의료기록을 한 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이전 받기 힘들었던 상황에 분노를 표했다. “아들이 일년 간 교모세포종 4기로 투병하고 있을 때였다. 내가 부통령인데도 아들의 기록을 구할 수 없었다. 한마디로 악몽 같았다. 우리가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연결되지 않는 다리

바이든 전 부통령이 주장하듯, 기존 구상은 꽤 합리적이었다. 사실상 거의 모든 산업이 디지털화되는 추세였고, 이는 산업 혁신뿐만 아니라 효율성 증대로도 이어졌다. 또한 의학이야말로 응당 디지털화가 필요한 분야라는 생각도 있었다. 진단을 위해 필요할 뿐만 아니라, 환자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정보가 전국 진료실 파일 폴더 속에 갇혀 계속 쌓여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철제 캐비닛 안에 쌓여 있는 기록들은 거의 쓸모가 없었다. 특히 아이폰의 시대가 막 열린 시점에서, 의료 기록을 그렇게 방치하는 것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정책 입안자들이 이를 바꾸려고 한 방식에 있었다.

조지 W. 부시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EHR 표준위원회 위원이자 베스 이스라엘 데코네스 메디컬센터 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의 최고정보책임자 존 할람카 John Halamka는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취지도 좋았고 사회에 이익이 될 만한 잠재력이 있었다. 하지만 관련한 모든 아이디어를 동시에 적용하려니 부담이 커 진료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미국에서 보통 환자 한 명을 보는 시간이 11분이다. 그 시간 안에 환자에게 공감도 해 줘야 하고, 눈도 마주쳐야 하고, 100가지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하면서 단 한 차례의 의료과실도 없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KHN과 포춘은 환자에게 피해를 끼쳤거나, 진료기록을 부적절하게 수정했거나, 수준 이하의 진료기록을 감추기 위해 환자에게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20여 건의 EHR 관련 의료 과실 소송들을 검토했다. 이 경우, 엄격한 비밀유지 서약 하에 합의로 끝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때문에 사안을 구체적으로 판단하기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다. EHR 판매사들은 계약서에 ‘배상책임면제조항(hold harmless clauses)를 넣고 이후 의료과실 소송이 제기됐을 때, 기술문제와 관련된 과실이라도 배상 책임을 면제받는 방안을 꾀했다.

그러나 젊은 변호사 파비안 로니스키 Fabian Ronisky가 제기한 소송 등으로, 꽤 자세한 실상이 드러나고 있다.

소장(訴狀)에 따르면 그는 2015년 3월 2일 오후, 구급차를 타고 산타 모니카에 위치한 프로비던스 세인트 존스 헬스 센터 Providence Saint John‘s Health Center에 도착했다. 이틀 간 극심한 고통과 고열에 시달리다 간신히 911 신고하고, 응급실을 찾은 것이었다.

뇌막염을 의심한 의사는 척추천자(spinal tap)를 실시했고, 그 다음날 전염병 전문의가 중요한 시험을 지시하는 내용을 병원 EHR 시스템에 입력했다. 척수에서 단순포진을 포함한 바이러스를 확인하기 위한 시험이었다.

약 4개월 전에 이 병원은 ‘의학 소프트웨어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수백만 달러짜리 시스템을 설치했다. 제조사는 에픽 시스템스 Epic Systems였다. 해당 사건과 관련된 의사의 지시는 에픽 소프트웨어의 화면에 나타났다. 하지만 시험실로 전송되진 않았다. 2017년 로니스키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고등법원에 제기한 소송에 따르면, 에픽 소프트웨어는 시험실의 소프트웨어와 전혀 ‘상호작용’을 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자신의 진료 결과와 진단이 며칠 지연되는 동안, 그는 단순 헤르페스 뇌염으로 인해 회복 불가능한 뇌 손상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로니스키가 제소한 바에 따르면, 시스템 상의 오류로 의료진은 그의 뇌 손상을 최소화했을 수도 있는 아시클로비르(바이러스 치료용 약물)를 뒤늦게 제공했다.

에픽 시스템스는 배상책임이나 소프트웨어 상의 결함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대신 회사는 문제의 의사가 해당 지시를 실험실로 전송하는 버튼을 누르지 않았으며, 자신들이 아니라 병원이 실험실과의 인터페이스 환경을 설정했다고 반박했다. 소장에 따르면, 미국 최대 전자의료기록 제조사이자 주요 의료센터에 제품을 공급하는 에픽 시스템스는 작년 7월 조용히 100만 달러의 합의금을 지급했다. 이후 병원과 의사 두 명은 750만 달러를 냈고, 세 번째 의사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은 재판을 앞두고 있다. 과거의 건강을 되찾으려 노력하고 있는 로니스키(34)는 관련 내용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기록에 따르면 로니스키, 혹은 애넷 모나첼리가 겪은 사고는 놀라울 정도로 흔하다. 또한 이런 사건들에서 잘잘못을 가리는 공방 역시 문제의 일부를 차지한다: 시스템이 지나치게 복잡한 경우가 많아 (그리고 시스템에 대한 교육 역시 충분치 않아), 오류가 책임의 ‘암흑세계’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어디서부터 사람의 실수인지, 그리고 어디까지가 기술적 결함인지 가려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EHR은 환자의 모든 기록을 한 곳에 보관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스크롤을 내리다 중요하거나 한시가 급한 정보를 끝없이 놓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급박한 의학적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 수 없이 많은 펼침 메뉴 속에 들어 있는 실제 중요한 정보를 간과하기 쉽다.

유제품에 심한 알레르기가 있는 브룩 딜리플레인 Brooke Dilliplaine(13)은 병원에서 프로바이오틱이 함유된 우유를 받았다. 딜리플레인의 어머니가 제기한 소에 따르면, 브룩은 우유를 두 번 마시고 ‘완전 호흡 곤란’ 증세에 빠져 폐가 손상됐다. 로리 스탠턴 Rory Staunton(12)은 체육 수업에서 팔을 긁힌 후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응급실 의사들이 완전하지 않은 EHR의 시험 결과를 토대로 스탠턴을 퇴원시킨 탓이다. 토머스 에릭 덩컨 Thomas Eric Duncan(42)의 사례도 있다. 댈러스 병원은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그를 집으로 귀가조치 시켰다. 그가 에볼라 전염병이 창궐하던 라이베리아 여행에서 돌아왔다는 정보를 당시 간호사가 입력했음에도, 의사는 그 정보를 보지 못했고, 댈러스 병원은 2014년 그를 집으로 퇴원시켰다. 덩컨은 그로부터 일주일 후 사망했다.

이 같은 사례들 중 많은 경우가 소송으로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의사와 간호사들은 의료 기록 시스템의 기술 오류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EHR 판매사들은 사람의 실수를 탓한다. 그러는 동안 유사 사례는 증가하고 있다.

민간 의료분석기업 콴트로스 Quantros는 2007~2018년 EHR과 관련, 1만 8,000건의 안전 사고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그 중 3%는 실제 환자의 피해로 이어졌고, 환자 7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콴트로스의 책임자는 이 수치가 “극단적으로 적게 보고된” 숫자라고 말했다.

워싱턴 D.C.에 소재한 환자 안전 감시단체 립프로그 그룹 Leapfrog Group은 2016년 EHR의 약 처방 지시 기능을 테스트했다(이 기능은 정부인증이 필요하지만, 각 시스템마다 다르게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시뮬레이션 결과, 이 기능이 환자들에게 해로울 수도 있는 약 처방에 대해 경고를 내리지 못한 경우가 39%나 됐다. 그 중 13%는 치명적일 수도 있었던 처방이었다.

퓨 자선 기금(Pew Charitable Trusts)은 지난 몇 년 간 EHR 안전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시스템 활용성 및 환자 매칭 등의 문제들을 겨냥했다. 환자 매칭은 정확한 의료 기록을 정확한 환자에 연결시키는 기본적인 작업처럼 보이지만, EHR 판매사가 제작한 시스템들이 자주 실패하는 부분이다. 퓨 자선 기금의 조사에 따르면, 일부 기관은 매칭 정확도가 50%에 불과했다. 환자들도 자신의 의료기록에서 잘못된 점들을 지적한다. 카이저 가족재단(Kaiser Family Foundation)의 1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환자 5명 중 1명이 자신의 전자 의료기록에서 오류를 발견했다.

미국 병원 평가 및 인증기관 조인트 커미션 Joint Commission은 시스템의 허위 경보를 비롯해 여러 문제들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 이는 EHR 및 의료 기구 경보의 85~99%를 차지한다(오리건 보건과학대학 연구진은 ‘집중진료실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이 하루 최대 약 7,000 건의 수동적 경보에 노출된다’고 추정했다). 이처럼 과도한 경고는 위험할 수 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조인트 커미션은 경보 관리 및 경보 피로-불필요한 경고를 지나치게 많이 듣는 의료진이 이따금씩 의미 있는 경보를 무시하는 현상-등과 관련, 환자들이 자발적으로 보고한 피해 사례 170건을 집계했다. 이중 101건에서 환자가 사망했다.

펜실베이니아 환자 안전 당국(Pennsylvania Patient Safety Authority)은 2016년 1월부터 2017년 12월 사이에, 의료 IT와 관련된 775건의 ‘연구실 시험 문제’가 발생했다고 추산했다. 이 독립적인 주 기관은 부작용과 사고 관련 정보를 수집한다.

물론 의료 과실은 시스템을 사용하기 전에도 많이 발생했다. 병원 직원들이 의사가 날린 손 글씨를 잘못 해석하거나, 틀린 차트를 읽어 환자가 사망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오늘날 EHR보다 손으로 쓴 노트를 선택하는 의사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워싱턴 D.C. 메드스타 헬스의 응급실 의사 애런 재커리 헤팅거 Aaron Zachary Hettinger는 중요한 환자 정보를 공유할 때, 자신과 동료들은 내용을 주로 화이트보드나 종이 타월에 적은 후 서로의 컴퓨터 키보드 위에 올려놓는다고 말했다.

FDA는 규제를 하는 다른 의료기들과 달리, EHR 안전사고 보고는 의무화 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안전사고에 대한 글이 FDA MAUDE /*역주: Manufacturer and User Facility Device Experience의 약자. 의료기기 제조사나 수입업체, 사용 의료기관은 FDA에 의무적으로 이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부작용 데이터베이스에 급증하고 있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현재 다양한 시스템들의 경보 게시판으로 임시 활용되고 있다.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가 있다. EHR 시스템은 당초 의료 종사자들이 보편적으로 적용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병원들은 거의 대부분 자체 사양에 맞춰 이 시스템을 사용한다. 이 같은 맞춤형 적용으로 모든 상황이 독특한 사례가 되며, 다른 상황과 비교가 힘들어진다. 즉, 과실의 원천을 판단하기 어렵게 된다.

존스 홉킨스의 외과 암 전문의 마틴 매커리 Martin Makary는 ’의료 과실이 미국인 사망 원인 중 3위‘라고 밝힌 저명한 2016년 논문의 공동 저자다. 그는 EHR의 안전성이 일부 개선됐음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예컨대, EHR의 최근 변화가 아편의 남용에 제동을 거는 데 일조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매커리는 “대신 완전히 다른 종류의 문제가 생겼다. 예전엔 필기체와 정보 누락으로 고생했다. 하지만 지금은 처방이나 지시를 정확한 환자에게 내리는지 쉽게 확인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한다.

텍사스 사우스웨스턴 메디컬 센터(UT Southwestern Medical Center)의 소아과의사 조지프 슈나이더 Joseph Schneider는 문서에서 전자기록으로의 전환을 말에서 자동차로의 변화로 비유한다. 하지만 그는 “비슷하긴 해도 아직 1960년대 자동차 수준 밖에 안 된다. 여전히 안전벨트나 에어백은 없다”고 덧붙였다.

슈나이더는 한 가지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노트 한 부분의 내용이 이유를 알 수 없이 자꾸 사라졌다. 그 이유를 자신도 동료들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결국 몇 주 간의 심도 있는 연구 끝에 문제를 발견했다: 의사들이 중괄호 ‘{}’를 입력했는데, 시스템에서는 그 괄호 안의 문자가 삭제됐고 심지어 이를 판매사 대표들도 모르고 있었다(슈나이더는 처음에는 EHR 제조업체가 의사들의 잘못으로 돌렸다고 회상한다).

전미간호사연합부터 텍사스 의학협회, FDA 고위 간부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체들이 오랫동안 전자의료기록의 안전 문제에 대한 감독을 주장해왔다. 그 중 가장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인사가 바로 라트와니다. 그는 현재 메드스타 헬스의 보건 인적요인 연구센터(National Center on Human Factors in Healthcare)의 책임자다. 이 기관은 의료 기술의 안전성과 활용성을 최적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직원은 총 30명이다. 라트와니는 방산업체에서 초창기 경력을 쌓으며 정보 디스플레이의 직관성 등을 공부했다. 그는 2012년 메드스타로 옮겼을 때, 의료기관에서 “디지털 인터페이스가 사용되는 형태”에 놀랐다고 말한다.

지난해 헬스 어페어스 Health Affairs 학술지에 발표한 연구에서, 라트와니와 동료들은 2012~2017년 세 곳의 소아과 병원에서 발생한 의약품 처방 오류를 연구했다. 연구진은 그 중 3,243건이 부분적으로는 EHR의 ’활용성 문제‘ 때문이며, 이 중 20%가 환자들에게 피해를 입혔을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그는 “조악한 인터페이스 설계와 잘못된 이행은 의료 과실, 때로는 환자의 사망을 초래한다. 믿기 힘들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지만, 해결 가능한 상황이다. 환자들에게 이런 식으로 피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라트와니는 시선추적기술을 활용, 미국 내에서 가장 발전한 2개 EHR 시스템에서 기본 업무를 수행할 때 얼마나 실수를 쉽게 범할 수 있는지를 영상으로 보여줬다. 예컨대 응급실에서 의사들이 타이레놀을 처방하려 할 때, 메뉴에는 86개의 옵션들이 나타났다. 그 중 대다수는 특정 환자와는 관계 없는 선택지였다. 이들은 이 목록을 꼼꼼히 읽어 부정확한 용량이나 형태를 클릭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했으나, 결국은 실수가 나타났다. 추정치에 따르면 약 1,000건 중 한 번 정도 비율로, 의사들은 정제 복용량(OR) 대신 좌약 복용량(PR)을 선택했다. 환자들에게 해를 끼치는 실수는 아니지만, 다른 의약품 혼동 시 환자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고 실제 그런 경우도 있다.

올해 초 메드스타의 인적요인 센터는 미국의사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와 함께 웹사이트를 만들고, 대중들의 의식을 일깨우는 캠페인을 벌였다. 만연한 EHR 관련 실수들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행동이었다. 이들은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오류(Errors Happen Regularly)’의 이니셜로 EHR을 사용했고, 의회의 행동을 촉구했다. 라트와니는 시스템 오류와 부작용들을 추적하기 위해 중앙 데이터베이스의 구축을 주장하고 있다.

다른 이들은 소셜미디어에 울분을 터뜨렸다. 랜드연구소의 보건정책연구원으로, 1차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보는 마크 프리드버그 Mark Friedberg는 트위터 해시태그 #EHRbuglist를 통해 동료 의사들이 고충을 털어놓도록 장려하고 있다. 지난달, 에픽을 신랄하게 패러디한 계정이 트위터에 나타난 지 5일 만에 8,000명이 넘는 팔로워가 생겼다. 에픽 대표의 말을 패러디한 첫 트윗은 다음과 같았다. “한 때는 의사가 환자의 눈을 보며 얘기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 공포는 이제 끝나야 한다.”

EHR 시스템이 비판을 받는 오류만큼이나 사용자들을 더욱 곤경에 처하게 만드는 것은 정보 누락이다.

루이지애나 주 옥스너 헬스 시스템 Ochsner Health System에서 의료보조원으로 근무한 린 쇼뱅 Lynne Chauvin의 사례를 보자. 여전히 계류 중인 2015년 소송에서, 쇼뱅은 에픽 소프트웨어가 중요한 약물치료 경고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혈전 위험이 높아지는 질병을 앓았고, 이런 병력이 분명하게 서류로 기록돼 있었다. 하지만 병원은 심장 수술 후, 혈류를 제한하는 약물로 그녀를 치료했다. 결국 괴저가 생겼고, 그녀는 다리 아랫부분과 팔뚝을 절단해야 했다(옥스너 헬스 시스템은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선 언급할 수 없으나, “환자 안전을 위해 전념하고 있으며, 환자 안전은 전자의료기록 기술을 통해 최적화 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고 밝혔다. 에픽은 언급을 거부했다).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 관리자인 시마 버마는 의료 ‘정보 차단’과 개그 조항 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사진=포춘US


많은 의사들이 불만을 제기했듯, 그녀는 이 소송에서 “상당한 정보의 반복” 때문에 에픽 소프트웨어가 “보고 이해하기에 지나치게 복잡하다”고 주장한다. 쇼뱅은 100만 달러 가까이 병원비로 쓰고도 지금 영구 장애인이 됐다고 말한다. 소장에 따르면, 그녀의 남편 리처드는 주요 간병인이 됐고 아내를 돌보기 위해 케너 Kenner시 직장에서 조기 은퇴해야 했다. 소송 당사자들은 이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전염병처럼 창궐하는 번아웃

무감각하게 만들 정도의 반복과 체크, 그리고 펼침 메뉴에서의 끝없는 검색으로 인해, 많은 의사들이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결국 오늘날 많은 이들이 라트와니가 말하는 “인지 부담 (cognitive burden)”에 지쳐, 조기 은퇴를 택한다.

최근 몇 년간, ’의사들의 번아웃‘은 의료계의 최우선 과제로 부상했다. 2018년 컨설팅 회사 메릿 호킨스 Merritt Hawkins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의사 중 무려 78%가 번아웃 증후군을 겪고 있었다. 지난 1월 하버드 보건대학원(Harvard School of Public Health)과 다른 기관들은 이를 ’공공 보건의 위기‘라고 지적했다.

하버드 연구의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아시시 자 Ashish Jha는 “부실하게 설계된 진료 기록의 디지털화가 가장 큰 문제다. 환자들에게 도움도 안 되는 업무에 의사들이 갈수록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만드는 주범”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의료 시스템의 급속한 디지털화가 큰 변화를 초래했음을 부인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제 EHR이 거의 보편적으로 사용되면서, 병원의 모습과 느낌도 많이 변했다. 의사는 이제 타자를 치며, 어쩌면 환자보다 컴퓨터 스크린을 더 많이 쳐다본다. 환자들은 이런 변화가 달갑지 않다. 이처럼 짧은 진료의 연속으로 하루를 보내는 의사들에게도 그 효과는 부정적이다.

극심한 피로로 고통 받는 의사들을 상담하는 의료 인류학자 존 헨리 피퍼링 John-Henry Pfifferling은 다음과 같이 반문한다. “환자 앞에 앉아 있으면서도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고, 시간은 7~11분 정도밖에 없다. 언제 환자의 얘길 들을 수 있겠는가?” 전자의료기록으로 바뀐 후 많은 의사들이 의료계를 떠나는 모습을 목격한 그는 “환자와의 상호작용을 중요하게 생각해 의사가 됐는데 지금은 단순히 시스템의 도구가 되는 느낌이다. 의료계가 인간성을 상실하고 있다. 이는 재앙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펜실베이니아 병원 시스템 웰스팬 WellSpan의 최고정보책임자이자 의사인 할 베이커 Hal Baker는 복잡해진 환자와의 관계 외에도, EHR로 인해 어떤 점에선 진료가 더 어려워졌다고 토로한다. 그는 “의사들이 환자와 기록에 번갈아 가며 집중해야 한다”며 얼마나 비정상적인지-또한 잠재적으로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 지적했다. “운전하면서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나는 아직 이사회 회의를 주재하면서 회의록을 쓰는 CEO를 본 적이 없다. 당연히 재판 중에 속기를 하는 판사에 대해서도 들어본 적 없다. 그러나 의료진에겐 노트가 아닌 아닌 컴퓨터에 진료기록을 입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꽤 복잡한 작업이다.”

진료 중에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하더라도, 의사들은 근무 시간 외에 더 많은 시간을 (이첩, 환자와의 서신교류, 코딩 이슈 해결 등의) 전자 문서 작업을 마무리하는 데 할애한다. 사실 EHR은 문서 작업을 없애지 못했다. 상당량의 문서 작업을 단순히 온라인으로 옮겨 놓았을 뿐이다. 2017년 가정의학연보(Annals of Family Medicine)에 따르면, 의사들은 매일 평균 6시간을 EHR에 할애했다. 그 중 44%는 청구서 발행과 코딩 등의 서무 및 행정 업무였다.

일반적으로 의사들이 업무 후 EHR에 할애하는 약 1.4시간을 소위 ‘파자마 타임’이라 부르는데, 이 시간에 이들은 무보수로 일하는 셈이다.

많은 의사들이 기술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스탠퍼드 메디신 Stanford Medicine의 2018년 전국 의료인 조사(National Physician Poll) 응답자들의 60%는 EHR로 환자 진료가 개선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수인 59%의 응답자들이 EHR의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며, 54%는 EHR로 인해 직업 만족도가 감소했고, 49%는 임상효과를 떨어트렸다고 응답했다.

선행 연구에서, 라트와니는 의사들이 EHR 사용 시 ‘스트레스’라는 전형적인 생리적 반응을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다양한 센서들을 사용, 교대 근무 시간 동안 진료 중인 임상의들의 심박수와 체온, 맥박, 혈압, 호흡 등의 생체징후들을 관찰했다. 그 결과, 의사들의 심박수는 두 가지 상황에서 최대 1분 당 160박까지 상승했다. 환자들과 상호작용할 때와 EHR을 사용할 때였다.

텍사스 알링턴의 가정의학과 의사 칼라 딕 Karla Dick은 “모든 것이 복잡하다”고 말했다. 그는 “종이 차트를 쓸 때보다 시스템을 쓸 때가 더 느리다. 내용을 보기 위해 클릭해서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고충을 밝혔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확대하고 축소하는 과정에서 결국 잘못된 기록이 남기 쉽다고 설명한다. 또한 “잘못된 차트를 보고 있었기 때문에, 이미 내린 지시나 처방을 취소해야 했던 사례가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로드 아일랜드 응급실 의사가 매일 처리하는 번거로운 일들 중 하나는 이부프로펜 ibuprofen을 처방하는 것이다. 겉으론 단순 작업처럼 보이지만, 여러 차례의 마우스 클릭이 필요하다. 환자 나이가 9세든 68세든 관계없이, 여성 환자에게 기본 진통제를 처방할 때마다 ‘임산부에 대한 투약은 위험할 수도 있다’는 팝업 경고가 뜨며 처방이 차단된다. 소속 병원에서 시스템에 대한 언급을 금했다고 밝힌 이 의사는 더 많은 클릭을 통해 이 경고를 무시해야 한다. 그녀는 “빙산의 매우 작은 일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녀가 가장 걱정하는 점은 성실한 의사들이 심각한 의학적 과오를 쉽게 범할 수 있게 된 점이다. 응급실 의사의 경우 교대 근무 시 평균 4,000번의 마우스 클릭을 하는데, 단 한차례의 실수 없이 무언가를 4,000번 하기란 어렵다. 그녀는 “이 컴퓨터 작업들이 매우 복잡하고 투박해서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 업무 태만의 문제가 아니라 조악한 도구의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많은 EHR 제조사들은 의료인들이 실제 극도의 번아웃을 느끼고 있다고 인정한다. 그래서 이들의 부담을 줄이고, 사용자 경험을 강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2001년부터 에픽에서 일하기 시작한 폐 전문의 샘 버틀러 Sam Butler는 위스콘신 소재의 이 기업에서 그와 같은 노력을 이끌고 있다. 의사들이 매주 100개 이상의 메시지를 (이메일 수신함과 유사한) 문서함에 받으면, 번아웃으로 에너지를 소진할 확률이 커진다. 버틀러의 팀은 또한 미국 의사들의 전자 메모를 분석했다. 그 결과 9년 전 메모보다 2배 더 길었고, 다른 국가 의사들의 노트보다 3~4배 더 길었다. 그는 에픽이 이 내용을 활용해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해결책을 찾기 쉽지 않다며, 그 이유를 “의사들의 견해가 다 다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KHN과 포춘은 에픽 CEO 주디스 포크너 Judith Faulkner와의 인터뷰를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회사의 거절로 성사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업계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포크너는 “의사들의 EHR이 부당하게 번아웃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며 번아웃과 EHR 만족도 간에는 상관관계가 거의 없음을 제시한 연구를 인용했다. 다른 판매사 임원들은 “시스템의 활용성 이슈를 인지하고 있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로드아일랜드의 응급실 의사는 “기술을 사용할 줄 모르면서 무작정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정상적으로 제 기능을 하는 아이폰과 컴퓨터를 쓰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받은 툴은 믿기 힘들 정도로 복잡하고, 오류에 취약하다. 정부가 도입을 의무화했기에 좋은 제품을 거를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모두가 여기에 뛰어들어 작동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가져와야 했다. 우리를 천천히 죽이는 시스템에 수천만 달러를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360억 달러와 변화

미국의 의료 기록 디지털화 노력은 매우 상황이 안 좋았던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큰 추진력을 얻었다. 그 해 12월 초, 당선된 지 4주가 채 지나지 않았던 오바마 대통령이 야심 찬 경기부양 계획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라디오 연설을 통해 “미국 내 모든 진료소와 병원이 최신 기술과 전자 의료기록을 활용할 것이다. 불필요한 행정 절차를 줄이고, 의료 과실을 예방하고, 매년 수십억 달러를 절감하는 데 기여하도록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정계에서는 이 아이디어가 이미 타진되고 있었다. 전 하원의장 뉴트 깅그리치 Newt Gingrich는 의료기록보다 페덱스 택배를 추적하는 것이 쉽다고 즐겨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에 앞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역시 미국 의료시스템의 디지털화를 추구했다. 그는 많은 돈을 투자하진 않았지만 이 일을 전담하는 부서를 만들었다. 바로 국가의료 정보기술 조정국(Office of the National Coordinator, ONC)이다.

경기 침체가 심각할 당시, EHR 시스템은 오직 종이 로비업체들만 싫어하는, 곧 착수 가능한 단계에 있는 사업처럼 보였다. 의회는 2009년 2월 의료정보기술법(Health Information Technology for Economic and Clinical Health Act, HITECH)을 통과시켰고, 이 법에 따라 경기 부양책의 상당한 재원을 의료정보기술을 위해 할당했다. 병원과 의사들이 EHR을 구매하도록 장려하고, 진료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EHR 사용을 권장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따라 의원들은 당근과 채찍을 함께 쓰는 방식을 생각해냈다: 오직 정부가 인증한 시스템을 ‘유의미하게 사용’했을 시에만, 의사들에게 (몇 년에 걸쳐 총 6만 4,000달러 가량의) 연방 보조금을 받을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다. 판매업체들의 경우는 정부 요건을 만족하는 시스템을 개발해야 했다.

그러나 시간이 많지 않았다. 2009년 부국장으로 ONC에 합류한 후 2011년 국장에 오른 파자드 모스타샤리 Farzad Mostashari는 경기를 부양해야 할 필요성, 즉 의료진이 이른 시일 내에 EHR을 도입해야 하는 상황이 “큰 난제였다”고 말했다. 유용하고 상호 운용 가능한 전국적 기록 시스템을 만든다는 이상을 “짧은 시간 내에 성취하기란 전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연방정부 기획자들은 커다란 야망을 계속 추구했다. 모두가 EHR에 대한 원대한 구상이 있었다. 가령 식품의약청(FDA)은 EHR을 통해 인체삽입용 의료장치의 고유장치 식별 번호를 추적하려 했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질병 감시를 지원하려 했으며,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센터(CMS)는 이 시스템에 품질 지표를 포함시키길 원했다. 모스타샤리는 “모든 적절한 의견들을 논의하고 숙고했지만, 문제는 모두 다 옳은 의견들이라는 사실이었다”고 회고한다.

모두 타당한 의견이었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동의하진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유의미한 활용‘이라는 말은 부담스러운 정부 프로그램을 경멸적으로 부르는 약칭이 됐다. 결국 의사들은 환자의 흡연 여부를 매 방문 시마다 프로그램 체크 박스에 표시해야 하는 등의 업무를 하게 됐다.

메드스타의 라지 라트와니(서 있는 인물)는 의사들이 어떻게 EHR과 상호작용 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재크 헤팅거 박사(왼쪽)와 시선추적을 연구하고 있다. 사진=포춘US


당시 업계 규모가 20억 달러 규모에 불과했던 EHR 판매사 커뮤니티는 수많은 요구 조건에 대해 불만을 터트렸다. 하지만 360억 달러 규모의 정부 지원금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기에, 곧 요구 조건에 부합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EHR 판매사 넥스트젠 헬스케어 NextGen Healthcare의 CEO 러스티 프란츠 Rusty Frantz는 “이 산업은 마치 ‘누군가가 내 눈 앞에서 수표를 흔들고 있는 것 같다. 그 수표를 받으려면 이 모든 박스들을 체크해야 하고, 그래서 나는 모든 박스들을 체크하게 되는 상황’”이라 설명했다.

부시와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 프로그램을 적극 지지했던 할람카는 목표도 너무 많았고 도입도 지나치게 성급했다고 지적한다. 그는 ”규제를 모두 충족하고 활용성이 높은 제품 단계로 가기까지, 18개월은 너무 빠르다. 이는 마치 9명의 여성들에게 한 달 내에 아이를 가지라고 요청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해당 사업에 참여한 일부는 첫 시행이 기대했던 만큼 쉽거나 순조롭지 않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들은 그것이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2009년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국 초대 기술책임자로 임명된 애니시 초프라 Aneesh Chopra는 관련 지출에 대해 ”미국 의료계 혁신비전을 위한 투자“라고 말했다. 그 비전은 의료 서비스의 품질과 결과를 바탕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새로운 디지털 인프라의 구축이었다.

의사이자 벤처캐피털 회사 벤록 Venrock의 스타 투자자인 밥 코허 Bob Kocher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2009년에서 2011년까지 보건 및 경제 정책 자문을 맡았다. 그는 해당 시스템의 출시를 옹호할 뿐만 아니라, 정부 구상이 완전한 실패라는 개념을 반박한다. 그는 ”EHR은 많은 홍보와 기대에 부응했다“며, ”환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의료 기록에 접근하는 것에서부터 인공지능 중심의 의료정보 탐색에 이르기까지, 모든 혁신을 뒷받침하는 기술적 토대 역할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이들은 ”EHR 시스템의 가치는 과거 문서작업으로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의료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데 있다“고 평가한다. 예를 들면, 데이터 기록을 통해 미시간 주 플린트 Flint에서 오염된 물이 아이들의 건강을 해치고 있음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러나 러스티 프란츠는 EHR에 대해 완전히 다른 내용을 들었다. 특히 그의 고객들로부터 나온 이야기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스탠퍼드에서 수학한 공학자 출신으로 2015년 넥스트젠 CEO에 오른 그는 자사 제품에 대해 매우 냉정한 평가를 들었다. 넥스트젠은 진료 시장에서 연 매출 5억 달러를 올리는 EHR의 주요 판매사다. 그는 CEO로 취임한 이후 넉 달 만에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리조트에서 수 천명의 고객들과 처음 만났다. 그는 KHN과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연단에 서자 마이크 앞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넥스트젠은 ’안정적인 소프트웨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고, 임원진은 연락하기 힘들며, 서비스 경험은 최악‘이라고 외쳤다“고 회고했다(그는 이제 이 행사를 ”불만을 공개적으로 토로하는 페스티부스 Festivus“라고 부른다).

프란츠는 경력의 상당 부분을 의료 업계에서 보냈다. 그러면서 의료기기 기업 임원들이 막대한 EHR 인센티브 혜택을 누리는 모습을 부럽고, 놀라운 심정으로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그는 규제에 대한 정부의 서투른 접근방식을 비난하며 ”이 산업은 자연스럽게 적자생존의 방식으로 발전해나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정부 부양책이 개입했다“고 지적했다. ”이 소프트웨어가 막무가내로 밀려 들어왔고, 진료 대신 정부의 경기 부양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도입됐다. 우리 회사도 일종의 공범자“라고 말했다.

심지어 이 정도는 관대한 설명이다. KHN과 포춘은 몬태나 주 화이트설퍼 스프링스 White Sulphur Springs에서 위스콘신 주 닐스빌 Neillsville에 이르기까지, 이 기업을 상대로 일련의 소송이 제기된 사실을 파악했다. 오하이오 주 벨폰테인 Bellefontaine에 위치한 매리 루탄 병원은 2013년 연방법원에 넥스트젠(전신은 퀄리티 시스템스)을 고소했다. 2011년 이 회사가 설치한 ’중대 결함이 있는‘ 소프트웨어로 인해 수백 가지 문제들을 겪었다는 주장이었다.

이 병원은 넥스트젠 시스템을 평가하기 위해 컨설턴트를 고용했다. 이 컨설턴트가 법원에 제출한 6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 따르면, 소프트웨어의 ‘많은 기능적 결함들’로 인해 ‘의도한 목적에 적합하지 않은’ 상태가 됐다. 또한 이 보고서는 일부 환자 정보가 정확하게 기록되지 않아 ‘최소한은 불편함부터, 최악의 경우 의료 과실이나 환자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의료 위기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메리 루탄 병원 소프트웨어의 결함 중에는, 환자 성을 바꾸거나 검사 이후 의사 소견을 분실하는 사고들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컨설턴트는 넥스트젠이 해당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수개월이 걸린 사실을 발견했다: 실제로 의사 기록이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자동삭제되는 IT 문제 하나를 해결하는 데 10개월이 소요됐다(그는 또 넥스트젠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다른 병원 10여 곳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EHR 시스템에 15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한 메리 루탄 병원은 회사가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넥스트젠은 ‘소송에서 제기된 이 주장을 반박했다’며 대응하고 있다. 2015년 ‘관련 혐의에 대해, 법원이 이미 사실관계가 확인된 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한 것이다. 병원은 이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그 당시 넥스트젠의 소프트웨어는 경기부양책의 요건을 만족하는 것으로 정부 인증을 받았다. 그 결과, 2016년에는 1만 9,000명 이상의 넥스트젠 고객들이 연방정부 보조금을 받았다.

버몬트 주가 연방조사를 실시한 지 몇 개월이 흐른 2017년 12월, 넥스트젠은 법무부에 의해 소환됐다. 프란츠는 KHN 및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회사가 해당 조사와 관련해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회사가 정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4년 전에는 효과적이지 않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프란츠는 넥스트젠이 자신의 임기 도중 ”빠르게 발전해“ 2017년 이후 다섯 차례나 업계에서 상을 받았고, 고객들도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주요 EHR 판매사인 올스크립트 Allscripts에서 2012년까지 CEO를 지낸 글렌 툴먼 Glen Tullman은 이 업계에서 시장 경쟁이 다른 어떤 것들보다 우선시 됐음을 인정했다. 이 기업은 정부 경기부양책의 상당한 혜택을 받았으나, 불만을 제기한 다수의 고객들로부터 제소 당했다.

그는 ”치열한 경쟁은 커다란 방해요소였다.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은 것“이라며 ”모든 기업들이 ’몫을 늘릴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이고, 나중에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고 회상한다.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록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 기업에 대한 민간 조사를 시작했다. 올스크립트는 이메일 답변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조사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편으로 ’법무부의 민간 조사는 그 조사가 시작된 후 회사가 인수한 사업과 관련이 있다‘라고 답변했다.

이 같은 ‘마케팅 소동’의 상당 부분은 연방정부 담당자들에게 책임이 있다. 경기부양책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 혈안이 된 기업들을 통제할 수단을 적절히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새로 발견된 금광에 사람들이 몰리는 골드러시와 같았고, 모든 시스템을 ‘연방 정부 승인을 받은’ 시스템으로 마케팅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의사들은 코스트코와 월마트의 샘스 클럽에서 할인된 가격에 소프트웨어를 구입하고, 소프트웨어 도입에 따른 정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었다. 한편 eCW는 1만 1,925달러에 ‘(일괄 공급돼 즉시 사용 가능한) 턴키’ 형태로 시스템을 판매했다.

2009년 주요 판매사들은 전국을 누비며, 마치 록 그룹처럼 ’경기부양책 설명 투어‘를 다녔다. 30개 도시에서 설명회를 열며, 참석한 의사들에게 정부 인센티브를 통해 얼마나 돈을 벌 수 있는지 ’맞춤형 분석‘을 홍보했다. EHR 판매사들은 제약 회사들의 전략을 따라 했다. 최고급 호텔에서 호화로운 저녁을 대접하며, 의사들에게 구애한 것이다. 한 소프트웨어 회사는 기존 기록 시스템을 신규 시스템으로 교환할 생각이 있는 의사들에게 3,000달러를 지급하는 ’노후 시스템 보상 프로그램‘을 홍보했다. 아테나헬스 Athenahealth는 최고급 호텔에서 ’초대받은 사람들에 한해‘ 만찬을 열었다. 그리고 경기부양법을 활용, 돈과 인센티브를 가능한 많이 받는 방법들에 대해 의사들에게 조언했다. 올스크립트는 의사들이 ’EHR 투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계약금 없는 구매 계획을 제시했다(아테나헬스 대변인은 ”특성상 교육적인 만찬이었고, 의사들이 정부 프로그램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올스크립트는 마케팅 관행에 대한 질문에는 직접적으로 답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 세계 수십만 의료인들에게 제공하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적어도 EHR의 취지 중 하나는 시험의 중복을 막으면서, 의료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연방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실시하자, 많은 이들이 비용 절감 취지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의회 감사관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음에도, 시스템 옹호자들은 800억 달러 상당의 비용 절감 효과에 대해 홍보했다. 아직 판단을 내리기에는 이르지만, 의료기록의 디지털화가 의료비용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도한 요금을 부과하고, 새로운 종류의 사기와 남용을 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2년 9월, 일부 의사들과 병원들이 신기술을 이용해 부적절하게 비용을 올리는, 소위 ’업코딩‘이라 알려진 관행이 보도됐다. 당시 미국 보건복지부(HHS) 장관 캐슬린 시벨리어스 Kathleen Sebelius와 법무부 장관 에릭 홀더 Eric Holder는 이후 해당 산업 관계자들에게 ”시스템을 조작“하려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한 일부 의사들과 의료 기관들이 경기부양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신기술 사용을 과장했다는 증거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를 대상으로 한 엄청난 규모의 사기 가능성을 파헤치기까지는 몇 년이 더 걸릴 듯 하다. HHS 감찰관실은 2017년 6월 ’메디케어 공무원들이 무자격 병원과 의사들에게 7억 2,900만 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추산했다.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을 집행한 개별 주들도 상황이 더 나은 것은 아니다. 감사를 통해 17개 주 중 14개 주가 보조금을 과다 지급한 사실이 밝혀졌다. 감찰관실 보고서에 따르면, 과다 집행된 금액은 6,600만 달러가 넘었다.

상원 재무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아이오와 주 공화당 의원 찰스 그래슬리 Charles Grassley는 지난 달, 막대한 금액을 허위 지급하고 극히 일부만 반납한 CMS를 ”바다에 침 뱉기“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EHR 판매사들 또한 경기부양 지원금을 받기 위해, 경쟁하면서 환자를 위험에 빠트리는 기만 행위로 비난 받았다. 앞서 언급한 eCW의 부정청구법 위반과 관련, 이 기업은 미 정부와 1억 5,500만 달러의 벌금에 합의했다. 이에 더해 미 정부는 비슷한 혐의를 받은 또 다른 대기업 그린웨이 헬스 Greenway Health와도 두 번째 합의에 도달했다. 탬파 소재의 이 기업은 지난 2월 책임을 부인하거나, 인정함 없이 단지 5700만 달러에 합의했다. 이 사건들을 담당한 버몬트 주 지방검사 크리스티나 놀런은 이를 ”다른 모든 것보다 이익을 우선시하는 기업들의 탐욕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난했다(이에 대해, 그린웨이 헬스는 혐의나 합의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품질, 규정준수 및 투명성의 기준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벨탑

신규 부임한 미국 CMS 관리자 시마 버마는 2017년 초 설명회 투어에 나섰다. 그녀는 전국 도심과 지방의 크고 작은 진료소와 병원을 돌아다니며 의사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녀가 일선 의사들로부터 계속 들은 불만은 ”전자의료기록이 정말 싫다“는 것이었다. 버마는 KHN 및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의사들의 번아웃 증세는 실제였다“고 전했다. 그들은 ”다른 시스템과 제공업체들로부터 정보를 얻기 힘들다“며 부담만 크고 무의미한 정부의 보고 요건에 불만을 제기했다.

버마가 의사들로부터 들은 사실은 2017년 어느 여름날,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으로 크게 다가왔다. 가족 휴가를 보낸 후 인디애나폴리스로 돌아가는 길에, 남편이 공항에서 쓰러진 것이다. 제 정신이 아닌 채로 몇 시간을 보낸 후, CMS 관리자인 버마는 응급 의료요원들과 의사들로부터 전화를 받아 처리했다(이들은 그녀가 남편의 의료 기록을 알고 있는지, 환자 생명을 살릴 수도 있을 정보를 갖고 있는지 등을 물었다). 그리고 인디애나폴리스에 있는 남편 주치의에게 전화를 걸어, 남편에 대한 정보를 조각조각 모았다(원래는 온전히 한 묶음으로 있어야 했다). 다행히 그녀의 남편은 무사히 회복했다. 하지만 기존 의료정보 생태계가 안고 있는 기능 장애와 위험을 고스란히 드러낸 사건이었다.

’EHR 시스템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개념은 의료정보기술(HITECH) 법이 구상한 비전의 핵심이었다. 정부는 이 시스템들이 궁극적으로 상호운용이 가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비전을 구상한 이들은 역효과를 낳을 사업상 인센티브를 고려하지 않았다. 정보의 자유로운 교환은 환자들이 어디서나 치료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인정하진 않지만 많은 의료기관들이 경쟁 병원이나 진료소에 환자를 뺏기길 싫어한다. 환자 매출을 잃는 것을 지칭하는 ”누출(leakage)“이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다. 이를 예방하는 한 가지 방법은 환자 의료 기록이 새지 않도록 단속하는 것이다.

비영리 의료연구기관 커먼웰스 펀드의 책임자 블루먼솔은 ”그 데이터 안에는 엄청난 고유 가치가 있다“며, 병원에 그 정보를 포기하라고 하는 것은 ”마치 아마존에 사업 데이터를 월마트와 공유하라고 요청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그는 자신이 이처럼 왜곡된 사업 동력을 이해하는 데 실패했고, 시스템끼리 서로 정보를 공유하게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예상하지 못했음을 시인한다. 그는 또한 미국 의료기관 90%가 교환할 시스템이나 데이터가 없다는 상황에서, 초기부터 상호운용 목표를 억지로 달성하려 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상황을 묘사하는 적절한 표현이 있었다. 상호운용되기 전에 일단 운영이 먼저 돼야 했다“고 설명한다.

시스템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만드는 효과적인 인센티브가 없는 상황에서, 이 산업은 절뚝거렸다. 일부 의료기관들은 다른 선택 의료기관들이나 지역 교류를 통해, 디지털화 노력을 전개했으나 계속 이어지진 않았다. 의료 소프트웨어 제작회사 서너가 지원하는 상호운용 네트워크 커먼웰 CommonWell이 2013년 만들어졌지만, 선두 주자 에픽을 비롯한 일부 기업들이 동참하지 않았다(에픽의 R&D 부문 부사장 서밋 라나 Sumit Rana는 ”처음에 에픽은 초대받지도, 참여가 가능하지도 않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커먼웰의 사무국장 지틴 아스나니 Jitin Asnaani는 ”우리는 모든 주요 EHR 사에 반복적으로 초청장을 보냈다. 에픽에도 수 많은 공식 및 비공식 초청장을 보냈다“고 반박했다).

에픽은 동일한 목적을 위해 별도의 노력을 기울였다.

버마는 작년 봄 정보공유 노력을 시도했고, 이후 ’정보 차단‘에 대한 전쟁을 선언했다. 이에 협조하지 않는 업체에 대해서는 페널티 부과를 경고했다. 대신 그녀는 의사들의 문서작업 부담을 줄여주고, EHR 산업을 보호하는 개그 조항을 삭제할 것이라 약속했다. 버마는 적어도 첫 번째 노력과 관련해 ”정보를 공유해야 하고, 특히 정부의 추진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작년 여름, 개선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이 산업의 주요 두 대기업 에픽과 서너가 경쟁적인 공유 이니셔티브를 통해 정보공유를 시작했다.

그러나 환자와 관련한 문제에서는 실제 공유를 위한 장벽은 여전히 높다. 연방정부는 ‘의료기관이 환자들의 진료기록을 적절한 기한 내에, 환자가 선택한 형식으로, 그리고 낮은 비용으로(정부는 6.5달러 혹은 그 이하의 정액을 권고한다) 제공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하지만 환자들을 이런 정보를 얻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일 연구진의 2017년 연구에 따르면, 미국 83개 상위 병원 중 53%만 환자들이 전체 의료기록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절반 이하는 이메일을 통해 기록을 공유했다. 심지어 한 병원은 기록 제공에 500달러 이상을 청구했다.

단순히 기록에 접근하기 위한 노력이 때때로 법정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털사 Tulsa 지역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제니퍼 드 안젤리스 Jennifer De Angelis는 고객의 의료기록 공개와 관련, 병원과 자주 법정 공방을 벌인다. 그녀는 ”병원들이 정보 공개에 막대한 금액을 요구하거나, 정보 공개 전에 반드시 법원 명령을 받아와야 한다고 요구한다“며 ”때로는 병원이 의료 과실을 감추기 위해 기록들을 덮어 쓴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올해 다섯 살 된 우리아 로치 Uriah R. Roach의 사례를 보자. 로치는 학교에서 실수로 문에 손이 끼여, 손가락을 베고 골절상을 입었다. 그리고 5일 후 치료를 위해 진행한 수술이 잘못되는 바람에, 영구 뇌 손상을 입었다. 명백한 마취 문제였다. 이 소년이 입원한 22일 동안 에픽의 전자 진료파일은 무려 7만 6,000번 이상 열람됐다. 소년의 부모는 ”마취제 투입 도중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타난 이후 많은 기록이 수정되고, 변경되고, 어쩌면 지워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병원은 과실을 부인했고, 2016년 11월 양측은 비공개 조건으로 합의했다.

인터뷰에 응한 10여 명의 다른 변호사들도 전산화된 ‘감사 추적(audit trails)’ 열람과 관련해 비슷한 문제들을 언급했다. 법원에 제출된 몇 가지 사건기록에 따르면, 정부 변호사들은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병원 전자진료기록 파일 제출을 거부했다. 오클라호마 탈리히나 Talihina에 위치한 촉토 국립진료센터(Choctaw Nation Health Care Center)에 입원한 10대 임산모를 대변한 오클라호마 변호사 러셀 유셀턴 Russell Uselton의 사례도 그렇다. 임산모인 셸비 카셜 Shelby Carshall(18)은 당시 임신 40주가 넘은 상태였다. 의사들은 제왕절개 수술에 실패했고, 그 결과 아기는 뇌 손상을 입었다. 카셜은 2017년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의하면 아기는 태어난 지 10시간 후부터 발작을 했고, ‘걷거나 말하거나 먹거나 혹은 그 외에 정상적으로 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연방 정부는 ‘병원이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전자의료기록을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유셀턴은 태어난 아기의 완전한 의료 파일을 얻기 위해, 법원 명령을 받아야 했다. 정부 변호사들은 해당 사건의 의료과실 혐의를 부인했고, 현재 계류 중에 있다.

유셀턴은 ”병원은 숨길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숨기려고 한다. 또한 기록을 얻는 것을 극도로 어렵게 만들었다. 너무 값이 비싸고 어려워 대부분 변호사들이 감당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위 연방관료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버마 남편은 재작년 여름의 공포스러운 경험을 뒤로하고 병원에서 퇴원했다. 당시 그는 몇 장의 문서와 의학적 이미지가 담긴 CD 롬을 받았다. 하지만 몇 가지 주요 테스트와 관찰 정보는 빠져 있었다. 버마는 ”우리는 그 병원을 떠났지만 여전히 그의 정보를 받지 못했다“고 말한다. 거의 2년 전의 일이다.

▲용어해설

-경고 피로 ALERT FATIGUE: 과도한 경고에 노출된 의료진이 이따금씩 나타나는 의미 있는 경고를 놓치는 현상. EHR 경고는 의료인들을 위해 고안된 안전장치다. 하지만 많은 사용자들이 관련 없는 경고가 지나치게 많이 발령된다고 불평을 하고 있다.

-노트량 급증 NOTE BLOAT: EHR에서 의사들이 기록하는 엄청난 노트량(에픽에 따르면 노트 길이는 지난 10년간 2배 길어졌다). 막대한 문서작업 요건 외에도 의사들이 과거 기록을 복사·붙이기 하는 경향이 주범으로 꼽힌다.

-파자마 타임 PAJAMA TIME: 전자 의료기록 시스템에서 시행해야 하는 문서작업 및 기타 행정업무를 끝내기 위해, 의사들이 추가로 근무한 시간. 가정의학연보에 따르면 매일 90분을 더 일한다.

-정보 차단 INFO BLOCKING: 공유를 원하는 환자 및 의료진을 포함, 자격 있는 당사자들에게 의료 정보를 숨기는 행위. 의료기관들은 그 정보를 자산처럼 소중히 여긴다. 따라서 전자 정보는 실제보다 더 공유하기 힘든 것처럼 행동한다.

▲전자기록의 발전

-파이어 FHIR: FHIR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크다. 한마디로 의료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해주는 공개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이다(정부가 필요하다고 제안한 표준이기도 하다). 아이폰용 앱과 마찬가지로, 개발자들은 정보 검색 및 실행이 가능한 기존 EHR 위에 혁신적인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애플은 FHIR을 활용, 자체 헬스킷 HealthKit /*역주: 여러 건강 관련 앱을 통해 측정한 사용자의 건강 정보를 한데 모아 보여주는 플랫폼/에 정보를 가져온다.

-목소리 VOICE: EHR이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스스로 받아 적는다면, 의사들은 문서를 작성할 필요가 없다. 음성인식 기술의 발전으로 현실화될 날이 멀지 않았다.

모바일 MOBILE: 주요 EHR 판매사들DL 모바일 플랫폼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의료진은 좀 더 직관적이고 휴대 가능한 터치스크린 위에 기록할 수 있다.

인간 서기 HUMAN SCRIBES: 의사들은 EHR 사용을 도와줄 ‘보완재’를 적극 환영한다. 기술 수준은 낮지만 의사를 그림자처럼 수행하며, 대신 노트 필기를 해주기 때문이다. 인간 서기는 부담은 덜어주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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