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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발가락링' 정말 광고처럼 효과가 있을까?





착용만 하면 굽었던 허리가 펴지고 절대로 안 빠지는 하체 살이 단숨에 빠진다는 화제의 제품이 있습니다. 고무로 만들어져 발가락 사이에 낄 수 있도록 고안된 ‘발가락링’인데요. 무지외반증이나 내반첨족 등의 발가락 변형을 교정하기 위한 쓰이던 교정기의 한 종류인 발가락링이 최근 거북목을 완화하는 등 자세를 교정하는 것은 물론 체중 감량에도 효과가 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젊은 층 사이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업체에서도 다이어트 효과를 대대적으로 광고하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거 정말 믿을 수 있는 걸까요?



장시간 한자리에 앉아있는 수험생이나 직장인 등 거북목·자세 교정을 위해 발가락링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유행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에서는 발가락링 관련 게시물은 약 1만여 건에 달할 정도입니다.

높은 인기에 힘입어 각종 후기도 넘쳐납니다.

효과를 봤다는 후기도 있지만, 이걸 왜 샀는지 의문이라는 글도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요.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일까요?

첫번째 드는 의문은 과연 발가락 변형을 교정한다고 해서 자세가 교정될까 하는 것입니다. 굽은 발가락을 펴면 굽은 허리도 펴질까요? 의료 전문가에게 물어봤습니다.



“무지외반증 환자가 (발가락링을) 쓰면 발이 편해지면 다른 관절에 무리가 덜 가게 된다. 다만 링을 사용한다고 해서 휜 척추가 똑바로 선다든가 하는 효과는 얻을 수 없다”(이호진 연세건우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오히려 전문의는 불필요하게 발가락링을 오랫동안 착용할 경우 부작용이 더 크다고 경고합니다.

“가장 흔한 경우는 발가락 사이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다. 이 경우에는 다른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어 조심해야 된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상처가 생기면 굉장히 큰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된다.”(이호진 연세건우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체중 감량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업체들이 말하는 체중 감량 효과란 자세 교정에서 오는 부수적 효과입니다. 발가락링으로 자세 교정이 이뤄지지 않으니 체중 감량 효과는 당연히 없는 겁니다.



“발가락을 벌리는 것만으로 체중조절이 된다고 할 수 없으며, 발가락이 불편해져서 중족부나 후족부쪽으로 체중이 더 실리고, 보행이 불편해져서 칼로리가 더 소모된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는 더 소모된다는 증거도 없을 뿐더러 설사 더 소모된다고 해도 그로 인해 다이어트의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근거 없는 과장 광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행 시 정상적으로는 뒤꿈치부터 닿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비정상적인 보행을 유발해 오히려 무릎이나 발목에 나쁜 영향을 미치거나 부상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박현우 대한족부족관절학회 전산홍보위원회 위원장)



그래도 무지외반증이나 내반첨족 환자들의 발가락 교정에는 효과가 있으므로 괜찮은 것 아니냐는 반문이 나올 수 있겠지만 사실 SNS에서 많이 팔리는 ‘발가락링’은 치료 교정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시중 판매되는 저렴한 제품들은 한마디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효능이 있다는 검증을 받아 ‘허가’를 받은 정식 의료기기와는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발가락교정 의료기기로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제품은 단 15개 밖에 없습니다. 시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서00링’도 의료기기 허가를 받지 않았죠.

이에 대해 발가락링을 판매하는 A 업체 측은 “의료기기는 아니고 도움을 주는 헬스케어 제품이다. 그렇기에 근육을 사용해서 어느 정도 자세 교정에 효과가 있다고 고객님들이 알고 계시고 광고가 그렇게 나가는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효과는 물론 안전성 여부조차 입증되지 않은 값싼 제품이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는 사례는 발가락링 뿐만이 아닙니다. 인터넷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코골이 방지기구 등도 대부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요즘에는 SNS 활용도가 높은 10~20대 젊은 층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허위과장 광고가 부쩍 늘어나고 있어 위험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지난해 10월 15일 김명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SNS에서 허위·과장 광고로 적발된 사례는 1,909건에 달하죠.

“SNS를 통한 과대광고 문제는 시장 활성화에 비해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아요. 자정작용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고... 결국 소비자가 기본적으로 신뢰성이 있는 유통 매체를 통해 구입을 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것이죠.”(한성준 한국소비자원 약관광고팀장)



특히 의료 건강에 관련한 제품은 구입할 때 많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허가받은 의료기기라고 하더라도 목적에 맞게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지 등을 전문의와 상의한 후에 구입하는 게 좋죠.

“식약처에 신고가 됐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자신의 질환을 판단하는 건 직접 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전문가와 상의를 하고 적합한 치료를 권유 받아야 한다”(이호진 연세건우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누구나 SNS를 하다 보면 수많은 ‘지름’의 유혹에 시달리곤 합니다. 자세교정과 다이어트를 위해 발가락링이 가장 빠른 길처럼 느껴졌겠지만 의미 없는 길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현명한 소비 생활 하시길 기대해봅니다.
/이종호기자 박원희인턴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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