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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현재의 삶이 최우선…경제 아마겟돈 공포도

<세상을 바꾸는 '밀레니얼 세대'>





지난 2012년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재선시킨 주인공은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였다. 당시 플로리다주·오하이오주 등 거대 선거구에서 오바마를 밀었다. 오바마의 승리는 정치와 선거에 무관심한 밀레니얼을 소셜미디어를 최대한 활용해 투표장으로 끌어낸 덕에 가능했다. 오바마를 ‘최초의 소셜미디어 대통령’으로 부르는 이유다.

밀레니얼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지금까지 밀레니얼에 대한 연구는 주로 마케팅이나 인사관리 차원에서 다뤄졌다. 이제 막 직장에 취업해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새 소비층으로 등장한 이들의 독특한 소비성향을 찾아내 물건을 팔고, 우수한 신입사원을 뽑고 이들을 회사에 붙들어두기 위해서다. 밀레니얼을 주로 소비자나 근로자로 바라본 것이다.



이념에 집착하지 않는 ‘정치 노마드’

일자리·남녀문제 등 이슈별로 반응



하지만 밀레니얼은 이제 우리의 정치·경제·사회구조를 바꿀 핵심세대로 부상하고 있다. 밀레니얼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굳이 꼽자면 다양성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또 하나는 ‘소셜 세대’라는 점이다. 소셜미디어 사용을 보편화한 세대로 온라인과 모바일로 세상을 연결해놓았다.

정치적으로 밀레이얼은 더 이상 이념에 집착하지 않는다. ‘보수’니 ‘진보’니 하는 가치에 무관심하다.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성향도 강하지 않다. 그보다는 사안별로 지지 정당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른바 ‘정치 노마드’다. 이들이 유권자의 핵심으로 부상하면 정당의 지형도를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이준한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밀레니얼 세대는 즉자적으로, 미시적으로 반응한다”며 “예전 20대가 민주주의 같은 대의를 중시하며 거시적으로 움직였다면 지금의 20대는 일자리나 남녀 문제 등 이슈별로 반응한다”고 말했다. 이는 여론조사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나다. 한국갤럽의 대통령 2주년 직무수행 평가 여론조사를 보면 19~29세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잘하고 있다’가 44%, ‘못하고 있다’가 41%로 유사하게 나타났다. 긍정과 부정 평가가 10%포인트 인상 차이를 보이는 30대 이상 기성세대와 크게 달랐다. 이 교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대통령이 누구인가, 어느 정당인지가 기성세대보다 덜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10명 중 6명 “결혼은 필수 아닌 선택”



개인 삶 희생해야 한다면 출산 포기도



미래의 소비(저축)보다는 현재의 소비를 중시하는 밀레니얼의 특징은 인구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의 소비를 중시하는 ‘욜로(YOLO)’족의 특징이 저출산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한 조사에 따르면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고 답한 밀레니얼 세대의 비율이 60%를 넘었다. 혼인 외 출산이 드문 한국 현실에서 결혼의 감소는 곧 출산율 저하로 이어진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결혼을 해도 아이는 낳지 않겠다는 밀레니얼 또한 적지 않다. 20대 후반의 한 남성은 “결혼과 출산을 의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출산으로 개인의 삶을 희생해야 한다면 굳이 아이를 낳을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런 밀레니얼의 특성이 ‘경제 아마겟돈’ 사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2017년 미국에서 태어난 아기는 385만3,000여명으로 전년보다 2% 감소하며 1987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경제매체 포브스는 통상 경기부양과 출산율은 ‘손을 잡고 나란히 가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 경기 호전에도 출산율이 이처럼 낮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특히 만 15∼44세 가임연령의 출산율은 1,000명당 60.2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30대 밀레니얼 세대의 출산기피가 출산율 저하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혔다. 20대 한국 여성의 출산율도 최근 10년간 반토막이 났다.

직장에 충성보단 개인 커리어 중시

앱·SNS 등 플랫폼 통해 노동 거래





‘직장’에 대한 충성보다 개인의 ‘커리어’를 중시하는 이들의 직업관은 노동시장에도 상당한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대표적인 형태가 앱·SNS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 노동력이 거래되는 ‘플랫폼 노동’이다. 사용자에게 종속된 노동이 아닌 자영업자로서 앱 등 플랫폼에 고객이 서비스를 요청하면 이에 맞는 노동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디지털 특수고용노동자’로도 불린다. 우버 기사 등이 대표적 플랫폼 노동자로 분류된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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