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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잠 설치는 주부...전업투자 나선 직장인...'요지경 암호화폐'

비트코인 1,000만원 재돌파후
신규 가입 고객도 2배나 껑충
아파트 단지선 주부들 스터디
값 요동에 새벽에도 시세 체크
일부 미확인 정보로 '장난질' 우려
"섣부른 투자 금물" 정부 엄정단속

밤잠 설치는 주부...전업투자 나선 직장인...'요지경 암호화폐'

대학 졸업 이후 공부방을 차려 과외를 하던 A(42)씨는 최근 암호화폐 전업투자자로 변신했다. 수십년 동안 운영해오던 공부방을 접고 암호화폐 전문 투자자로 나선 것이다. A씨는 “주위에서 수십년간 공부방을 통해 번 돈을 비트코인에 투자해 몇 달 만에 그만큼을 벌었다는 얘기를 듣고 암호화폐 전문 투자자로 나서기로 했다”며 “공부도 꽤 많이 한 편이라 최근 수익률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1비트코인당 2,000만원이던 것이 300만원대로 급락했다가 최근에 다시 1,000만원대를 회복하면서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7일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비트코인 가격이 1,000만원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등을 돌렸던 투자자들이 하나둘 다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투기성을 우려하던 직장인들부터 전업주부들까지 조금씩 가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국내 하루 암호화폐 거래량은 지난 5월 1조8,050억원으로 전월 대비 49% 급증했다. 이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가운데 규모가 큰 빗썸·업비트·코인원·코빗·코인빗·코인제스트·캐셔레스트에서 발생한 거래량을 합한 수치다.

암호화폐 거래를 위해 거래소에 가입하는 신규 고객도 늘고 있다. A거래소의 경우 신규 가입고객이 하루 500명 수준이던 것이 지난달에는 1,000명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가입한 지 오래돼 휴면상태가 된 거래계좌를 다시 살리려는 문의도 폭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거래소가 고객들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20·30대 고객이 전체의 70%를 차지했고, 40대는 20%를 차지했다. 50대 이상도 10%를 차지했다. 암호화폐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가입고객의 비중은 20~30대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투자금액은 40대가 1인당 평균 900만원 정도로 가장 많다”며 “최근에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면서 암호화폐 투자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의 한 아파트에는 전업주부들끼리 암호화폐 정보를 공유하는 스터디모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부 B(40)씨는 “아파트 주부 커뮤니티에서 암호화폐 투자 관련 얘기들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며 “일부 지인은 새벽에도 일어나 시세를 체크할 정도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C(36)씨는 “주위 사람 중에 지금 암호화폐에 투자해놓으면 대박이 날 수 있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많다”며 “암호화폐 투자를 통해 짭짤한 수익률을 올린 친구도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 등에서는 암호화폐 투자 관련 카페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폐의 정보를 얻기 위해 최근 한 암호화폐 관련 커뮤니티에 가입한 임모(42)씨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주요 암호화폐 가격이 오른 만큼 시장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암호화폐도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면서 “다양한 투자정보를 듣기 위해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임씨는 “주식시장과 달리 새벽에도 가격이 급등락하기 때문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스마트폰만 쳐다보며 잠을 설치는 게 예사”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의 자금 유입도 눈에 띄게 늘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총 암호화폐 하루 거래량은 4월 기준 63조원에서 5월 기준 128조원으로 두 배나 급증했다. 정부가 국내 암호화폐 거래 규제를 풀지 않으면서 해외 거래소를 통한 거래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국내에서 거래를 규제하다 보니 외국 거래소에서 거래하는 고객들도 많아졌다”며 “한국이 거래량 1위였지만 지금은 글로벌 거래량의 3% 비중으로 22위에 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대부분 해외 거래소를 통해 암호화폐를 거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과열 움직임을 보이자 정부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말 국무조정실 주재로 기획재정부·법무부·금융위원회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암호화폐 관련 긴급 시장동향 점검회의를 열어 “시세상승에 편승한 사기·다단계 등 불법행위는 엄정 단속하고, 투기적 수요와 국내외 규제환경 변화 등에 따라 가격이 큰 폭으로 변동해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공개 경고했다. 암호화폐 업체 관계자는 “유명하지 않은 코인일수록 일부 세력이 확인되지 않은 각종 정보를 통해 개인 투자자를 끌어모은 뒤 시세차익을 거두고 빠져나가는 ‘장난질’을 칠 가능성이 높다”면서 “가격이 급등하는 소수 사례만 보고 섣불리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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