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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반세기전 첫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의 교훈

김능현
경제부 차장

  • 김능현 기자
  • 2019-06-13 17:21:41
  • 경제동향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인 지난 1969년 제정된 노벨경제학상 첫 수상의 영광은 네덜란드 경제학자 얀 틴베르헌에게 돌아갔다. 수상 이유는 수학과 통계학을 접목해 경제학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는 것이었으나 그의 이름은 ‘틴베르헌의 법칙’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틴베르헌의 법칙은 정책 목표의 수만큼 정책 수단이 존재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한마디로 정책 목표의 수와 수단의 수가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무슨 법칙이냐’고 생각될 정도로 상식적인 얘기 같지만 우리 주변에는 이를 지키지 않아 실패하는 사례가 무수히 많다. 기준 금리 하나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도록 한 한국은행법이 대표적이다. 한은은 모순되는 두 목표 사이에서 허우적대느라 금리 인하 또는 인상 시기를 놓쳤고 덕분에 수시로 ‘뒷북’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왔다. 경기 안정은커녕 경기진폭만 키운다는 ‘오명’의 책임을 단순히 한은 직원과 금통위원에게 돌릴 수만은 없는 이유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도 틴베르헌의 법칙을 간과한 사례다. 최저임금은 1890년대 후반 노사 간 대등한 임금협상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등장한 제도다. 근로자들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저생계비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강제함으로써 과도한 노동착취를 막고 시장의 실패를 보완하기 위한 장치였다. 하지만 현 정부는 최저임금을 ‘경제성장과 복지’라는 또 다른 목표에 동원했고 이로 인해 상당수 근로자는 최저생계비조차 받지 못하는 ‘실직’으로 내몰렸다. 최저생계라는 목표를 위해 도입된 정책을 다른 목표에 사용하다 보니 ‘정부 실패’만 야기한 것이다. 혈세를 어떻게든 한 푼이라도 아껴 성장잠재력 확충과 복지확대 등에 써야 할 정부가 손 안 대고 코 풀려다가 역풍을 맞은 격이다. 그렇다고 혈세를 아낀 것도 아니다. 최저임금발 고용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일자리안정자금 등 수조원의 세금을 쏟아붓고 공공기관 직원과 공무원 수를 억지로 늘렸으니 말이다.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논란도 틴베르헌의 법칙이라는 상식을 대입해보면 해답은 간단하다. ‘가격’의 일종인 전기요금은 전기의 공공재적 성격을 감안하더라도 최소한의 원가를 반영해 책정해야 전기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라는 본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에너지빈곤층이나 농민 등에 대해서는 ‘바우처’ 같은 별도의 복지제도를 통해 지원하는 게 순리다. 전기요금으로 복지라는 목표까지 달성하려니 이상한 구조로 변질된 것이 현 요금 체계다. 혜택을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어느 정도의 혜택이 오가는지 알지 못하는 현재의 구조는 개혁해야 한다. 선거니 이해관계자의 반발이니 하는 온갖 핑계를 들어 할 일을 하지 않으면 남은 3년 순식간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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