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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코스닥 상장 후회하는 기업들

조양준 증권부 기자





“코스닥에 상장해서 좋은 점이요? 기업 인지도가 ‘찔끔’ 오르고 면접 보러 오는 구직자의 소위 ‘스펙’이 전보다 조금 높아진다는 것 정도가 있겠네요.”

얼마 전 만난 한 코스닥 상장사 임원 A씨는 “요즘 같아서는 코스닥에 상장한 게 뭐가 이득인지 모르겠다”고 넋두리했다. 바이오·엔터 등 몇몇 업종을 제외하고 ‘코스닥 디스카운트’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고질병이라는 호소다. 예컨대 스튜어드십 코드 확산과 의결권 대리 행사(섀도보팅) 폐지 등 사실상 대기업을 겨냥한 주주가치 제고 바람에 거세게 흔들리는 쪽은 오히려 중소기업이다. 주주총회를 한 번 열려면 심하게는 전 직원 동원령을 내려야 하고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때 의결권 위임 대행업체를 찾으면 통상 수천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렇게 돈 들여 추가 확보한 소액주주표는 평균 12.8%에 불과하다는 게 최근 통계다. A씨는 “이런 하소연을 해도 정부는 ‘그동안 상장사로서 누릴 것은 다 누리지 않았느냐’며 은연중에 핀잔을 주기 일쑤”라고 허탈해했다.

상장사가 ‘상장의 이익’을 의심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다. 코스닥 잔류와 이탈 사이 어느 것이 더 경제적인지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는 뜻에서다. 무엇보다 지난해 활성화 정책 발표 때 ‘잠재력 있는 혁신기업에 수혈해 코스닥을 살리겠다’는 정부 방침에 큰 위협이다. 연못 자체의 영양분이 부족하다면 아무리 좋은 ‘치어(신규 상장사)’를 계속 낚아 풀어봐야 이들이 ‘대어’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잡은 물고기를 잘 관리해야 다른 고기가 몰린다. 기존 상장사에 혜택을 주는 게 상장 유인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최근 코스닥협회는 적립한 만큼 경영손실에 대비하고 세금은 덜 낼 수 있는 사업손실준비금 제도를 부활시켜달라고 요청했다. 무려 14년 전 일몰된 제도를 다시 들고 나와야 할 만큼 절박한 것이다. 벌써 선거철이라지만 국회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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