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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뉴얼 무시한 무리한 수계전환이 적수 초래"....정상화되려면 한 달 더 걸려

붉은 수돗물 사태가 처음 불거진 것은 지난달 30일 인천시 서구 지역에서 “붉게 오염된 수돗물이 나온다”는 최초 민원이 접수되면서다. 이후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했다. 사고 발생 나흘 만인 2일부터 영종 지역에서 관련 민원이 접수되기 시작했고 지난 13일부터는 강화 지역에서도 수도전에 끼워 쓰는 필터가 변색한다는 민원이 발생했다. 사고 발생 20일이 흐른 지금까지도 붉은 수돗물 사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결국 정부가 나섰다. 환경부는 정부원인조사반을 구성해 사태의 원인을 분석하기 시작했고 18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환경부의 중간 조사결과에 따르면 인천 수돗물 적수발생사고는 공촌정수장에 원수를 공급하는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이 전기점검으로 가동이 중지되면서 인근 수산·남동정수장 정수를 수계전환해 대체 공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유속이 역방향으로 2배 이상 증가하면서 관벽에 부착된 물때가 떨어져 관 바닥 침적물과 함께 서구 검단·검암지역으로 공급됐다는 것이다. 합동조사반은 공급된 관벽 물때와 관 바닥 침전물이 적수 현상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이날 발표를 통해 노후상수도 때문에 붉은 수돗물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그간의 의혹과 달리 인천시의 미흡한 초동 대처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임을 확인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도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인천시의 안일했던 초동 대처를 질책했다. 환경부는 지난 3일 적수 사태 관련 전문가를 투입했지만, 인천시가 해당 전문가를 현장에 본격 투입하기까지는 열흘이나 걸렸다. 조 장관은 “인천시가 대처에 나서긴 했지만 대개 민원 대응만 하고 본질은 보지 못했다”며 “그러다 보니 (사고) 기간이 계속되고 피해와 고통도 길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그러면서 재발을 막기 위한 보완책 마련과 함께 이번 사태의 책임자 처벌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번 기회에 매뉴얼과 관리 시스템을 강화하겠지만, 인천시 담당자들은 이미 있는 매뉴얼도 지키지 않았다”며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을 때 어떻게 처벌할 것인지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매뉴얼이나 다름 없는 ‘국가건설기준 상수도공사 표준시방서’에는 상수도 수계 전환 시 수계전환지역 배관도, 제수 밸브, 이토밸브, 공기 밸브 등에 대한 대장을 작성한 뒤 현장 조사를 하고 도출된 문제점에 대해서는 사전에 대책을 수립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수계전환 작업을 할 때에는 물이 흐르는 방향을 바꾸는 과정에서 녹물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시간을 두고 토사나 물을 빼주는 이토밸브와 소화전 등을 이용해 배수를 해야 한다. 물때가 떨어지지 않도록 물의 흐름을 제어하는 제수밸브를 서서히 작동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인천시는 수계를 전환하기 전에 이런 사항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밸브 조작 위주의 계획을 세우는 데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조 장관은 “인천시가 조사결과에 따라 처리를 하겠지만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감사원 감사를 요청하겠다. 인천에 (담당자) 처벌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붉은 수돗물 사태를 당장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환경부는 이달 29일까지 수계 변환에 따른 정수지 배수관 흡수관 등의 청소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조 장관은 “이후에도 부유물질이 간헐적으로 나올 수 있어 완전하게 정상화되려면 한 달 정도가 더 걸릴 것”이라며 “인천시와 협력해 물 이용에 어려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역설했다.
/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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