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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컬처]뮤지컬 배우로…아이돌의 무대는 계속된다

옥주현·김준수·오종혁 등 진출 성공에

1세대 대표 아이돌 강타도 지난해 데뷔

수호·이찬동·도겸·산들·정택운·켄…

'요즘 아이돌'은 활동과 병행하며 무대에

티켓 파워로 새 관객 유입 등 효과 커

뮤지컬 제작사도 아이돌 캐스팅 심혈

공연장에선 아이돌-뮤지컬팬간 갈등에

연기 등 연습·함량 미달로 혹평받기도

과거 아이돌 가수는 일반적으로 배우보다 생명이 짧은 ‘반짝 스타’라는 인식이 강했다. 배우는 나이가 들어도 걸맞은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아이돌 가수는 특성상 10~20대 팬들의 시야에서 멀어지면 잊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일반 가수는 물론 생명력이 가장 짧은 것 같은 아이돌 가수들도 뮤지컬 무대에 진출하면서 전성기를 연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은 팬덤이 강력해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가 장르를 바꿔 활동해도 여전히 전폭적인 지지를 받기 때문이다. 뮤지컬 제작사들도 가창력이 뛰어나고 연기와 춤이 되는 가수들을 눈여겨보며 캐스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성기를 지난 아이돌뿐만 아니라 왕성하게 활동 중인 이들까지 전방위다. ‘K팝 스타’인 이들은 국내 흥행몰이에 도움이 되는데다 중국, 일본 등 해외 팬들까지 뮤지컬 공연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레베카’의 옥주현(왼쪽)과 정택운.




‘엑스칼리버’의 김준수.


‘그날들’의 오종혁.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강타.


◇20여년만에 뮤지컬 데뷔한 1세대 아이돌도 등장= 아이돌 출신 중 가장 먼저 뮤지컬 무대에 진출한 것은 S.E.S.의 바다, 핑클의 옥주현 등이다. 아이돌 1세대인 이들은 뛰어난 가창력으로 팀에서 메인 보컬을 담당했다. 특히 옥주현은 ‘아이다’ ‘엘리자벳’ ‘레베카’ ‘안나 카레니나’ 등 대형 뮤지컬에 출연하며 아이돌 가수 때의 인기를 넘어서며 여배우 티켓 파워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들의 성공에 힘입어 2세대 아이돌도 뮤지컬에 속속 진출했다. 동방신기 출신의 김준수는 가장 성공한 ‘뮤지컬 배우’로 꼽힌다. 2010년 ‘모차르트!’로 뮤지컬 무대에 데뷔한 이후 ‘드라큘라’ ’디셈버’ ’데스노트’ ‘엘리자벳’ ‘엑스칼리버’ 등에 잇달아 출연했다. 아이돌 시절 팬덤을 그대로 가져와 최고의 티켓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클릭비 출신의 오종혁도 ‘온에어’를 시작으로 ‘쓰릴미’ ‘공동경비구역 JSA’ ‘그날들’ ‘노트르담 드 파리’ ‘무한동력’ ‘나빌레라’ ‘신과 함께 이승편’ 등에 출연해 ‘가장 바쁜 아이돌 출신 뮤지컬 배우’ 중 하나로 꼽힌다. 슈퍼주니어의 규현은 ‘삼총사’ ‘그날들’, 려욱은 ‘여신님이 보고 계셔’ ‘광염 소나타’ 등에 꾸준히 출연하고 있다. 1~2세대 아이돌이 인기를 끌자 원조 아이돌 스타까지 뒤늦게 뮤지컬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표적인 1세대 아이돌로 1996년 데뷔한 H.O.T.의 보컬 강타도 지난해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로 데뷔 무대를 가졌다.

‘엑스칼리버’의 도겸.




‘마리 앙투아네트’의 황민현.


‘아이언 마스크’의 산들.


◇아이돌 ‘인생 2막’ 아닌 가수·뮤지컬 병행= 1~2세대 아이돌의 경우 활동을 중단하거나 그룹 해체 이후 ‘인생 2막’으로 뮤지컬 배우를 선택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이돌 팀 활동과 뮤지컬을 병행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아이돌 그룹 엑소의 수호는 지난해 ‘웃는 남자’로 화려하게 대형 뮤지컬 배우로 데뷔했다. 브로맨스의 이찬동은 지난해 ‘광화문 연가’로 첫 무대를 가진 이후 올해에는 창작 가무극 ‘나빌레라’에 출연해 극찬을 받았다. 세븐틴의 도겸도 올해 ‘엑스칼리버’로 데뷔했고, 뉴이스트의 황민현과 빅스의 정택운은 ‘마리 앙투아네트’에서 페르젠 역에 함께 캐스팅됐다. 이 외에 산들(B1A4), 이창섭(비투비), 장동우(인피니트), 켄(빅스) 등도 뮤지컬 배우에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인기 뮤지컬의 경우 아이돌 출신이 한두 명쯤 캐스팅되는 게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제작사 입장에서도 손익분기점을 넘기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기 때문에 아이돌 캐스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춤과 노래에다 연기까지 되는 아이돌에 눈독을 들이는 차원을 넘어 연예 매니지먼트사와 협업해 데뷔 전부터 연기 트레이닝을 따로 시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이돌은 뮤지컬에 요구되는 노래와 춤 실력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며 “연기까지 소질 있는 아이돌을 발굴해 캐스팅만 하면 어느 정도 성공이 보장된다”고 전했다.

◇중국팬 유입 효과에도 “작품 질 떨어진다” 비판도= 아이돌이 뮤지컬에 진출하면서 관객층이 다양해지고 더 많은 관객이 유입되고 있다. 국내 뮤지컬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던 2000년대 초반에 공연을 보던 관객은 이미 40~50대가 됐다. 이들에 이어 20~30대가 주요 관객층을 형성하면서 뮤지컬 시장은 연간 4,000억원 대 규모로 성장했다. 더구나 아이돌 팬들의 유입은 새로운 관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엑스칼리버’의 김준수처럼 해외에서도 막강한 팬덤을 가진 경우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해외 팬들까지 공연을 보러 한국으로 원정을 오는 상황이다. 최근 개막한 ‘엑스칼리버’의 좌석 중 20%는 해외에서 온 관광객들이다.

그러나 아이돌의 뮤지컬 진출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아이돌 출연 작품의 경우 한 배역에 3~4명까지 캐스팅돼 작품 질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증된 아이돌 출신의 경우 잡음이 나오지 않지만 팬덤 인기에 무리하게 편승해 이른바 ‘장사’를 하려다 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투어 콘서트 등 음악 활동을 하느라 바빠 리허설에 참여하지 않다 보니 상대 배우와 호흡이 맞지 않은가 하면 인기만 믿고 연기 연습을 하지 않아 ‘나무토막 연기’ ‘발 연기’라는 혹평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전통 뮤지컬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와 아이돌이 함께 무대에 오르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공연 관람 일정을 잡기 어렵다는 불만을 쏟아 내기도 한다. 아이돌 팬들과 뮤지컬 팬들 사이에 성향이 달라 공연장에서 간혹 두 팬들 간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아이돌 팬들은 콘서트장에 온 것처럼 환호성을 지르는 반면 뮤지컬 팬들은 조용히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선호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뮤지컬 팬의 경우 회전문 관람(같은 공연을 여러 차례 관람하는 것)이 많은데 아이돌 캐스팅을 걸러서 보겠다는 관객들도 있다”며 “아이돌의 연기에 실망한 이유도 있지만 아이돌 팬들의 행동에 눈살을 찌푸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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