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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인류]'티키틱' 대장 이신혁 "색깔 있다면 백종원과도 경쟁 가능한 곳이 유튜브"

학생-유튜버 겸직 끝, 졸업 앞둔 '티키틱' 대장 이신혁

"1인 창작자라 불리던 시대 저물어" 혼자 아닌 팀 결성

"오늘 바라보는 시선 더 즐겁게" 남다른 제작법 눈길

뮤지컬로 만든 일상 속 또래 이야기, 많은 공감 얻어

이신혁(24) ‘티키틱’ 총괄 디렉터 / 강신우 기자




왼쪽부터 추지웅(카메라, 조명), 오세진(출연), 이신혁(총괄 디렉터), 김은택(디자인) ‘티키틱’ 멤버들. / 출처: 온웨이즈, 티키틱TIKITIK


“왜 ‘이신혁’은 한사람인가 늘 아쉬웠어요. 24시간이 부족했거든요. 영상 크리에이터를 ‘1인 창작자’라고 많이 불렀었는데 요즘 채널들은 다 편집·촬영 따로 있는 협업 형태예요.”

올리는 영상마다 기발한 음악과 이야기로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아온 뮤지컬 단편영상 크리에이터 크루 티키틱(TIKITIK)의 이신혁(24) 총괄 디렉터가 다음달, 드디어 긴 학창 시절의 마침표를 찍는다. 이신혁은 대학 졸업을 앞두고 최근 자신의 SNS에 “엄청나게 긴 방학을 맞는 기분”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신혁은 고1이던 2010년 UCC 영상 ‘하이 스쿨 잼(High school jam)’으로 세상에 뜨겁게 존재를 알린 원조 크리에이터다. 그가 학교 기숙사 친구들과 재미삼아 만든 첫 영상이 SNS를 타고 폭발적 반응을 얻으면서 당시 활동명 ‘프로젝트SH(Project SH)’는 인터넷 유저들에게 단단히 각인됐다. 인터넷과 영상의 세계에서 ‘다른 차원의 매력’을 발견했다는 그는 그때부터 10년간 줄곧 낮에는 ‘딴짓’으로 공부를 하고 밤엔 영상 제작에 몰두해왔다.

군대에서 ‘안식년’을 보내며 이제는 ‘1인 제작자’가 아닌 ‘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신혁은 전역 후 마음 맞는 이들을 모아 지난해 8월 ‘티키틱’을 결성했다. 주 무기는 음악과 뮤지컬이다. ‘오늘부터 지각 변명은 이렇게 - 제가 왜 늦었냐면요’, ‘지하철 전화통화로 아카펠라 만들기 - 통화중’, ‘대학 성적표를 음악으로 - 성적표 소곡’, ‘어제의 한심한 나‘놈’과 듀엣하기 - 후회의 노래’ 등 일상 에서 포착한 장면과 소재로 만든 그의 노래와 영상들은 거부할 수 없는 공감과 소통을 이끌어내며 화제를 모았다. 10개월을 맞은 티키틱 유튜브 채널은 지난 24일 현재 구독자수 30만 명을 넘겼다.

‘하이 스쿨 잼2’ 영상 / 출처: 티키틱TIKITIK


이제 학생 신분을 벗고 영상·음악 제작자로서 본격적인 출발을 알린 이신혁 디렉터. 창작자가 흔해진 요즘이지만 그 이름으로 삶을 지속하는 방식을 고민 중이라는 그를 25일 오후 그의 작업실이 있는 서울 망원동 인근 카페에서 만났다. 카메라와 고릴라포드(미니삼각대)를 들고 약속시각에 딱 맞춰 온 그에게 ‘기나긴 방학’을 맞은 소감을 물었다. (*서울경제 홈페이지에서는 관련 영상과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는 밴드같은 팀, 혼자보단 넷이서 '티키틱'


촬영 현장에서 카메라를 잡고 있는 이신혁 디렉터. / ‘성적표 소곡’ 메이킹 필름 캡처 (출처: 티키틱TIKITIK)


Q. 혼자가 아닌 팀으로서 ‘티키틱’을 만든 계기가 궁금합니다.

옛날엔 영상 크리에이터들을 ‘1인 창작자’로 많이 불렀는데 요즘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규모 있는 채널은 거의 편집자나 직원이 따로 있지 않나. 이제 1인 창작자는 24시간이 물리적으로 부족하다. 같은 꿈을 꾸고 같이 걸어가는 사람 있으면 든든하겠다 생각해 마음 맞는 사람들과 팀을 만들게 됐다.

노래로 말하는 게 제 색깔 중 하나인데, 제 팀은 ‘음악 밴드’가 되길 원했다. 각자 전문성을 살리면서 함께 음악을 하는 ‘밴드’ 말이다. 영상과 함께 그것을 만든 창작자도 함께 기억해주길 바라는 아쉬움이 컸다. 팀원들에 대한 크레딧(제작진 이름)이 필요했다. 연출자뿐 아니라 촬영자, 편집자 등 창작자를 널리 알리고 싶어 ‘밴드’ 같은 팀 ‘티키틱’을 결성했다.

‘티키틱’이란 이름은 무대를 만드는 아주 작고 흔한 볼펜을 누르는 소리에서 따 만든 단어다. 고1 때 활동명 ‘프로젝트 SH’는 학교 안에서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담은 것이었다. 몇 년 지나 돌아보니 제가 담고자 하는 얘기보단 조금 무거운 이름이었다. 게다가 잘나가는 유튜브 채널들은 다 이름이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데 저는 여섯손가락이지 않나(웃음). 고민 끝에 과감히 바꿨다.

Q. 이신혁은 포털 인물검색에서 ‘가수’로 나옵니다. 음악에 특별히 신경을 쏟는 이유가 있나요?

‘오늘을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 더 즐겁게 만들자’는 비전과 목표가 있다. 택한 방법이 음악과 뮤지컬이다. 저희 영상을 보길 바라는 사람들의 연령대와 반응들을 다 예측하고 브랜딩화해서 영상을 올리고 있다. (어떤 사람들인가요?) 영상과 음악을 좋아하는, 또 감성적인 것을 좋아하는 제 또래의 사람들이 타깃이다.

시나리오 이전에 작곡을 먼저 하는 편인데,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 음악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티키틱 노래들을 찾아 들을 수 있는데, 음원을 등록하는 건 일종의 팬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팬들과 소통하는 방법 중 하나다.

지하철 전화통화로 아카펠라 만들기 영상 /출처: 티키틱TIKITIK


Q. 연예인도 유튜버 하는 시대, 티키틱 만의 매력은?

티키틱처럼 뮤지컬 형식을 담은 영상을 만든다는 것은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흔한 방식은 아니다. 그게 저희만의 채널 얼굴과 정체성,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예인들이 유튜브에 많이 뛰어든다고 해도 경쟁한다고 느끼진 않는다. 예전 방송사 같았으면 동시간대 경쟁인데, 요즘 유튜브에서는 ‘경쟁’이라는 말이 의미 없다.

유튜브 시청자는 두 개 영상이 재밌으면 둘 다 볼 수 있다. 누가 영상을 더 잘 만들고 못 만드는지, 그런 기준은 사라진 지 오래다. 좋고 싫음을 판단하는 기준이 정말 다양하기 때문이다. 똑같은 ‘먹방’이라고 하더라도 본인 색깔이 있다면 사람들은 찾아본다. 백종원이 유튜버 한다고 해서 다른 요리 채널 안 보나? 만약 안 본다면 매력이 없는 거다. 결국에는 장르나 비싼 장비 이전에 본인이 채널에 담을 수 있는 핵심 메시지와 색깔을 담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바라보는 시선 더 즐겁게' 남다른 제작 방식


‘딴짓의 이해’ 메이킹 필름 캡처 / 출처: 티키틱TIKITIK




Q. 타 채널과 다르게 영상 한 편 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느낌입니다.

다른 채널보단 품이 확실히 많이 든다. 시간이 부족한 데 따른 아쉬움은 늘 있지만 작품에 아쉬움이나 후회는 없다. ‘완벽주의’다보니 곧 죽어도 잠을 아껴서 작품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스트레스도 많았지만 그래도 큰 빙산은 아직까진 마주치지 않았다. 제가 원했던 건 100% 표현해온 것 같다.

Q. 다양한 장소와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섭외는 어떻게?

출연자 중 학교 친구는 거의 없다. 배우들 대부분 학교 외에서 찾는다. 끼 많은 사람들이 많다. 이 일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이다. 만드는 게 재미있어서, 보여주는 걸 좋아해서 스스럼없이 출연한다. 촬영 끝나고 함께 맛있는 밥을 먹곤 한다. 유튜브는 서로가 서로에게 콜라보나 협업에 열려있는 분위기여서 좋다.

장소는 대관을 많이 하는 편이다. 촬영 장비는 틈틈이 용돈 모아 마련하고 있는데, 비쌀수록 장비 질이 좋은 건 부정할 수 없다. 고장이 많이 나는 조명이나 자주 안 쓰는 장비들은 대여 서비스로 해결한다. 메인 카메라는 GH4를 쓰고, 음악 녹음 전문 장비들도 따로 갖추고 있다.

Q.영상 제작에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영상 만들 때 최우선 순위가 논란이 안 되는 영상을 만들자는 것이다. 저희 콘텐츠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자극적이지 않다. 저희 의도와 다르게 시청자들이 불편하거나 상처받으면 안 된다는 강한 목적과 목표를 갖고 있다. 시나리오 단계에서 필터링을 여러 번 거친다.



그러다 보니 팬들도 다 착하다. 악성댓글이 없고 하나하나 다 따뜻한 반응이다. 가장 반가운 댓글은 “오늘 내가 겪었던 일인데”, “나도 저랬는데”하며 공감해주는 거다.

티키틱 멤버들과 구독자가 노래로 주고받은 Q&A 영상


요즘 유튜브 채널의 성공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좋아요’와 ‘싫어요’의 비중인데, 티키틱 채널은 ‘좋아요’가 압도적이다. 채널 대부분이 평균 90% 정도인데, 우리는 100%다.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Q. 영상 업로드에 대한 압박감은 어느 정도인지요?

영상을 주기적으로 올리려는 저희만의 패턴과 압박이 있다. 음악 작곡과 시나리오 작업, 캐스팅, 장소협의, 편집 등 후반작업까지 적어도 영상 한 편당 2, 3주는 시간을 쏟는다. 연습 시간이 필요하면 더 걸린다. 그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안 나왔을 때 걱정과 스트레스가 있다. 6시간 고민한다고 아이디어가 뚝딱 나오는 건 아니니까.

Q. 티키틱과 같은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 한마디.

자신만의 색깔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생각보다 본인이 평범하지 않을 때가 많다. 하루 속에서 평범하지 않은 것들을 잘 살펴보길 바란다. 크리에이터 되는 건 쉽다. 지속하는 게 어렵다. 부업이든 본업이든 도중에 힘 잃지 않고 오래 지속하셨으면 한다. 영상 ‘덕후’이자 시청자로서 바라는 점이다.

PD·가수·기업이사·유튜버…'1인 다역' 이신혁의 꿈


서울 망원동에서 만난 이신혁 디렉터. / 강신우 기자




Q. 그동안 공부와 영상 제작 병행이 힘들진 않았나요?

대학은 과제가 늘 있고, 창작도 손 놓는다고 그 자리에서 끝나는 일이 아니다 보니 어느 한 곳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힘들었지만 두 가지를 병행하게 만든 확고한 이유가 있었다. 학교생활과 공부를 통해 얻는 게 참 많았다. 지식보다는 인생의 교훈, 삶의 처세술 같은 걸 깨달을 때도 있었고 한 학기 지날 때마다 좋은 사람, 인연을 만나면서 보람도 많이 느꼈다.

저희 영상 소재는 모두 일상과 관련된 것들이다. 창작자로서 아이디어를 계속 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스스로 평범한 삶을 살고 그 안에 빠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부가 바로 가장 평범한 삶의 유형에 속하지 않나. 영상 제작과 공부를 동시에 한다는 건 제 나이 대에 가장 평범한 삶을 접하는 계기였다.

Q.이제 사회인이 됐으니 소재도 달라지겠네요.

그래서 요즘은 사회초년생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저는 과거 얘기나 잘 모르는 계층의 이야기는 꺼내지 않으려 한다. 그 부분은 제가 세세하게 묘사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없다. 제가 겪어보지 않았으니까.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난 사람의 유형이 되지 말자고 늘 다짐한다. 학교에서 그랬던 것만큼 졸업 후에도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이 경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래의 이야기 속에서 나오는 노랫말과 장면, 소품 하나하나 ‘디테일’해지고 완벽하게 동일한 화법을 이어가려면 같은 시대 같은 스펙트럼 안에 주파수를 맞추고 있어야 하니까.

Q. 졸업 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쉴 틈 없이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고 있다. 티키틱 4인 멤버들이 주인공인 ‘백스테이지’ 채널도 만들어 꾸려가고 있고. 오전에도 브이로그(영상 일기)도 찍다 왔다. 온웨이즈라는 MCN 회사의 브랜드 총괄 이사도 맡고 있다. 회사 일도 이제는 본격적으로 할 예정이다.

제 졸업을 끝으로 모든 멤버가 학생 신분을 벗어나 비로소 ‘본업 티키틱’이 됐다. 편하게 더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싶다. 지금까지 기회 닿는 대로 여러 일들을 경험해왔다. 지상파 방송국 프로그램에서 작가로도 참여했었고 단편영화나 광고도 찍어봤다. tbs에서 심야 라디오 진행도 해봤고, 대학로에서 뮤지컬 공연을 기획해 무대에 올린 적도 있다. 앞으론 안 해본 일을 찾기보다 해본 것 중 더 크게 해보고 싶다. 라디오를 더 재미있게 진행해본다거나, 뮤지컬이나 단편영화를 더 규모 있게 제작한다거나.

이신혁 디렉터가 대학 졸업을 앞두고 SNS에 올린 영상 캡처 / 출처: 티키틱TIKITIK


Q. 취업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나요?

내가 좋아하는 영상을 만들려면 뭘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방송국에 취직해야 하나? 영화감독이 돼야 하나? 제가 고민하고 있는 건 창작자는 본인의 색깔과 대중 입맛 사이 중점을 찾는 일이란 거다. 제가 크리에이터 일 외 겪었던 필드들은 모두 제가 원했던 중점보다 포인트가 다 빗겨가는 느낌이었다. 그런 경험 끝에 21살 무렵 전업 영상 크리에이터의 길을 결심했다.

스스로를 ‘1인 다역’이라 소개하고 있는데, 그게 제 삶의 목표다. 제가 보여지고 싶은 모습이 하나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뭐라 불러주시든 다 좋다. 저의 여러 가지 색깔 중 하나를 보시고 불러주시는 거니까. 타이틀이 어떻든 근본에는 ‘이신혁’이 있다. 어떻게 남았으면 좋겠냐고 묻는다면 결국엔 ‘창작자’다.

Q. 티키틱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최근 유튜브에서 유료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공개되지 않은 촬영장 사진, 작품 계획 등을 알리는 소통 창구다. 생각보다 티키틱 멤버들을 궁금해하신 분들이 많았다. 물론 현실적인 면도 있지만 그전에 저희가 팬분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여러 시도 중 하나로 시작한 거다.

아직까지 저희는 사업적 측면보다는 창작에 대한 고민이 앞선다. 또 유튜브 기반으로 활동하면서 유튜브 밖 영역을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 생각하고 있다. 그런 고민을 하다 보니 신기하게도 수입이 같이 따라온다.

Q. 앞으로 이신혁과 티키틱에 벌어졌으면 하는 일이 있다면?

예상치 못한 순간에 저도 몰랐던 분야를 알게 되는 순간이 많이 벌어졌으면 좋겠다. 이따금 어떤 분야, 어떤 모습이 되었건 새로운 순간이 제 앞에 나타났으면 좋겠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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