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 사회는 전방위적인 개혁이 필요하며 ‘충신지사’격인 중소기업인들이 방관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전 경제부총리는 지난 29일 제주도 서귀포의 롯데호텔에서 막을 내린 중소기업중앙회 주최 ‘2019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폐막 강연에서 “경제·외교·정치 등 모든 분야에서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내년 4월 총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김 전 부총리가 영입인사 1순위로 거론되는 만큼 그의 발언에 정치권도 주목하는 모습이다.
김 전 부총리는 “대한민국이라는 배는 어떤 철학을 가지고 어디로 항해해야 할지부터 정해야 하고 이 철학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하며 그다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회가 가진 철학과 합의, 문제 해결 능력이 바로 사회의 실력”이라며 한국 사회가 철학부터 재정립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김 전 부총리는 조선 실학자 정약용의 ‘경세유표’ 서문 일부를 소개했다. ‘이 나라는 털끝 하나라도 병들지 않은 것이 없다. 지금 당장 개혁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하고 나서야 그칠 것이다. 이러하니 어찌 충신지사가 팔짱만 끼고 방관할 수 있을 것이냐’는 대목이다.
김 전 부총리는 “여기 계신 중소기업인들은 옛날로 치면 충신지사이니 방관만 하면 안 된다”고 호소했다. 이어 김 전 부총리는 “주어진 환경을 뒤집고 자기 자신을 가둔 틀과 예전의 성공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더 나아가 사회 곳곳의 불합리를 고쳐나가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전 부총리는 “교육과 노력이라는 계층이동의 사다리가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분이동의 사다리였던 교육이 이제는 부와 사회적 지위를 대물림하는 수단이 됐다”며 “어디서 태어났느냐가 신분을 결정하게 되면 사회의 역동성이 떨어진다”고 우려했다.
김 전 부총리는 “한국은 무한경쟁과 지대추구 사회가 됐고 남과 공동체를 안 돌보는 사이 경제적 불평등이 심해지고 계층이동이 단절됐다”면서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정치와 교육 개혁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서귀포=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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