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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마지막 페이지만 남긴 초저가 전쟁

박성규 생활산업부 기자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결국에는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중 2~3개만 남을 것 같아요.” 유통업계 관계자의 씁쓸한 전망이다.

100원 전쟁→10원 전쟁→1원 전쟁까지. 유통업계의 총성 없는 가격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차별화를 위해 자체브랜드(PB)를 생산하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조직을 효율화하고 있지만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가장 중요한 무기는 가격이기 때문이다.



기자가 유통업계를 100일 가까이 출입하면서 가장 많이 접한 단어 중 하나도 ‘초저가’다. 심지어 일부 업체는 특정 유통업체를 지목하며 “더 싸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한다. 유통업계의 경쟁으로 가격이 떨어진다면 고객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는 없다. 반대로 같은 제품을 비싸게 주고 산다면 그것만큼 억울한 일도 없을 것이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위해 한국소비자원은 내 지역 최저가 매장 등을 검색할 수 있는 ‘참가격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품을 구매할 때 g당 가격을 따지는 등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도 가격 위주로 진화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유통채널들이 치열하게 경쟁한 결과다. 그러나 기뻐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가격 경쟁이 지속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누구보다 이 같은 현실을 잘 알고 있다. 업계 내부에서도 “초저가 경쟁은 제 살 깎아 먹기다” “언제까지 가격을 낮출 수는 없다. 버티는 것일 뿐”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업계 1위인 이마트의 경우 2·4분기 사상 첫 적자 전망까지 나오고 있고, 쿠팡을 포함해 e커머스 선도 기업들은 오프라인 유통채널과 비교하면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적자가 너무 커 생존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그럼 언제까지 이런 경쟁이 이어질까. 현재로서는 그 시기를 정확히 알 수는 없는 없지만 머지않은 시일에 초저가 경쟁의 종말이 다가온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종말의 신호는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중 어느 하나가 무너지는 순간이다. 가격 경쟁의 막이 내려지면 유통업계 재편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공룡 롯데가 e커머스 업체인 11번가를 인수하려 시도했던 것과 같이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온라인 유통업계를 인수할 수도, 아니면 반대로 온라인이 인수합병을 통해 유통업계를 주도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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