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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의원 MB 조문 메시지, 이재오 전 의원이 전달

정 전 의원 유서 내용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이루지 못한 꿈 많은데..." 정치권 명복 이어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안치...발인 19일 오전 9시

정 전 의원이 지난 2010년 2월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나라당 신임당직자 조찬 간담회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두언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의 빈소가 17일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9일 오전 9시이며 장지는 경기 성남 분당 메모리얼파크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정 전 의원은 16일 오후 4시 25분께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인근 북한산 자락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 전 의원은 오후 2시 30분께 북한산 자락길에서 자신의 운전기사가 운전한 차에서 내려 산 쪽으로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원의 부인은 오후 3시 42분께 그가 자택에 남긴 유서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의 요청을 받고 소방당국이 함께 수색에 나서 정 의원을 발견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드론과 구조견 등을 투입해 4시25분께 숨져 있는 정 전 의원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정 의원은 숨진 상태였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전10시까지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태근 전 의원과 함께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갑작스러운 사고에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유서가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정 전 의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파악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겼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 확인, 현장 감식과 검시 결과, 유족 진술 등을 종합하면 현재까지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부검 일정은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아직 빈소가 마련되기 전임에도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태근 전 새누리당 의원,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병원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정 전 의원의 유족은 부인과 1남 1녀가 있다. 정태근 전 의원은 “(정 전 의원이) 오늘 같이 밥 먹자고 했는데 내가 어머니께 간장게장 사줘야 해서 안 된다고 했다”며 “연락하겠다고 했는데 그게 마지막 대화였다”고 울먹였다. 정 전 의원과 함께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배우 김승우도 병원을 찾아 오열했다.

정두언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이 지난 2011년 10월 당시 한나라당 여의도 연구소장 시절 국민일보 빌딩에서 열린 ‘한국의 보수 비탈에 서다’ 출판기념회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 연합뉴스


정두언 전 의원 사망 / 연합뉴스


이날 비보가 전해진 뒤 정치권에서는 고인을 ‘용감하고 소신 있는 정치인’, ‘합리적 보수정치인’ 등으로 기억하며 명복을 빌었다. 정 전 의원과 라디오 방송을 같이했던 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충격적이고 아픈 이야기다. 10개월간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라디오 방송에서 만났는데 배울 것이 많은 토론 파트너이자 좋은 선배였다”며 “정치적 성향을 떠나 많은 것을 배우고 존경하는 분이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를 표했다. 같은 당 표창원 의원은 “가짜뉴스이길 희망한다. 정치적 입장을 떠나 솔직하고 용기 있는 보기 드문 선배 정치인으로 존경했던 분이었다”고 썼고, 김현권 의원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추모했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고, 이루지 못한 꿈이 많은데 이게 무슨 일인가. TV를 켜면 금방이라도 나올 것 같은 선배님을 이제는 더이상 뵙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며 “선배님은 권력에 굴하지 않았던 용감하고 소신 있는 정치인이었고, 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우리에게 옮고 그름을 분명하게 가려줬던 방송인이었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이재오 전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측근인 이재오 전 의원은 17일 정 전 의원의 장례식장을 찾아 이 전 대통령의 조문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전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이 아침에 조문을 오려고 생각 했는데 보석 조건이 외부 출입이 안돼서 변호사를 통해 대신 말씀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고 정 전 의원의 빈소에서 “이 전 대통령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본인이 그렇게 영어( 圄)의 몸이 되지 않았다면 만나려고 했는데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씀했다”고 전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전 의원은 “제가 이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난 것은 아니고 아침 일찍 변호사를 만나 조문을 상의했다”며 “보석 조건 때문에 재판부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그게 며칠 걸린다. 원래 평소에 ‘한 번 만나야겠다’는 이야기를 수시로 하셨는데 못 오게 돼서 아주 안타깝다”고 했다.

정 전 의원의 보좌관은 정 전 의원에 대해 “걱정이 많은 스타일이셨다”며 “최근에 현 정부 경제정책에 관해 고민이 많으셨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서울시 부시장을 지내다가 2004년 17대 총선을 시작으로 19대 총선까지 서울 서대문을에서 내리 당선됐으며, 20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낙선 이후에는 종합편성채널 시사·예능 프로그램의 진행과 패널로서 활발하게 활동했으며 마포에 음식점을 개업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왕의 남자’로 불렸던 정 전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55인 파동’에 앞장선 후부터 정치적 입지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정 전 의원은 저축은행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013년 1월 법정 구속돼 10개월간 구치소에 수감됐으며 2014년 11월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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