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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탈질촉매' 中에 기술이전..미세먼지 유입 원천 차단한다

■ 하헌필 KIST박사팀, 고효율-고내구성 저온촉매 개발

산화환원 특성 끌어올려 저온서도 질소산화물→물로 변환

이르면 내달말 기술출자사 설립..中·인도 등 수출 가능성

광양제철소에도 적용해 유해가스 배출 90% 이상 저감 기대

왼쪽 사진 3장은 하헌필 KIST 박사팀이 개발한 SCR 저온 탈질촉매, 오른쪽 3장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소결로에서 기존 촉매를 제거하고 SCR 저온 탈질촉매를 설치하는 모습 /사진제공=KIST




제철소에서 철광석과 코크스 등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소결로는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내뿜는다. 질소산화물은 발전소·소각로·보일러·소결로·선박·자동차 등의 연료 연소 과정에서 대부분 발생하며 미세먼지의 숙주 역할을 한다.

(초)미세먼지의 70% 이상은 질소산화물·이산화황·암모니아·휘발성유기화합물 등이 공기 중에서 광화학반응을 일으켜 만들어지는 2차 생성물질이다. 고농도 미세먼지의 경우 중국 등 해외에서 몰려오는 비중이 60~70% 이상이지만 국내 발전소·제철소·시멘트공장·화학공장 등에서 나오는 원인물질도 적잖아 그것을 원천 차단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포스코(POSCO) 광양제철소는 선택적촉매환원(SCR) 저온 탈질촉매라는 신기술을 내년까지 소결로 5개에 적용 완료, 질소산화물을 90% 이상 저감하기로 했다. 기존 방식보다 10%포인트가량 효율을 높이게 되는 것이다. 광양제철소는 5기의 소결로 중 1기를 지난달 SCR 저온 탈질촉매 설비로 교체한 데 이어 연내 2기, 내년 2기까지 마저 설치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15일 광양시 등 16개 기관·단체와 함께 ‘광양 대기환경개선 공동협의체’를 발족시켰다.

이 저온 탈질촉매 기술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이병권)에 2017년 9월 설치된 ‘미세먼지국가전략프로젝트사업단’의 3세부 사업단장인 하헌필 KIST 박사(미래융합기술연구본부장) 연구팀의 작품이다.

하헌필 KIST 미래융합기술연구본부장


제철소는 소결로의 질소산화물을 제거하기 위해 환원제인 암모니아를 질소산화물과 촉매로 반응시켜 인체에 무해한 질소와 물로 변화시킨다. 이때 탈질촉매는 섭씨 280도 이상 온도에서 구동된다. 낮은 온도에서는 촉매 효율이 낮고 촉매가 쉽게 피독돼 내구성이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이다. 피독은 촉매 표면의 활성물질에서 생성된 암모늄염이 활성물질을 덮어 제 기능을 못하게 하는 것이다. 130도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배기가스 온도를 버너 등 가열장비로 상승시켜 촉매에 공급해야 한다.

문제는 배기가스를 가열하며 전체 청정설비 운전비용의 37%를 쓰는데다 추가로 질소산화물이 발생하고 탄소배출권 구매비용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지난 40여년간 탈질촉매는 일본 히타치조선에서 개발한 촉매와 일부 개량된 물질을 사용했는데 텅스텐을 조촉매로 이용하고 바나듐을 활성물질로 써 막대한 에너지 비용이 들고 버너 구동 시 추가적인 질소산화물이 발생했다. 저온 촉매 개발도 일부 있었지만 미반응 암모니아와 배연가스 중의 이산화황이 결합한 황산암모늄염이 촉매를 피독시켜 내구성 저하까지는 해결하지 못했다.



하 박사팀은 탈질촉매의 산화환원 특성을 극대화한 촉매를 설계한 후 소재표면을 특수처리(황산화처리)해 저온에서 탈질 성능을 향상시켰다. 황산화기에 의한 촉매피독을 최소화해 촉매 내구성을 강화한 고효율·고내구성의 촉매물질을 개발했다. 40여년간 이어온 탈질촉매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이다.

설계된 촉매는 저온에서 탈질 효율이 높고 저온에서 피독물질인 황산암모늄염을 분해시킬 수 있는 이중촉매(dual catalytic) 특성을 갖췄다. 질소산화물과 황산암모늄염을 동시에 저온에서 분해시키는 이중촉매 방식은 세계 최초로 최근 광양제철소의 소결로에 적용해 효용성이 입증됐다. 질소산화물 제거 효율이 기존 방식보다 10%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하 박사는 “포스코가 광양제철소에서만 촉매 작동을 위해 쓰는 에너지 비용이 연 340억원인데 미세먼지도 줄이고 에너지 비용도 절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내년까지 광양제철소 소결로 5기에 저온촉매 설비를 모두 설치해 220도에서 가동하면 연 100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 1년 정도 지나면 저온촉매 설비 설치 비용을 모두 회수할 수 있다. 현재 240도 실험 조건에서도 연 70억원의 비용이 절감된다. 하 박사는 “타 사업장의 환경에 적합한 촉매기술도 개발해 확대 적용할 것이다. 중국과 인도 등으로의 수출 가능성도 크다”며 “8월 말~9월 초에 KIST에서 기술 출자회사를 설립하는데 현재 의사 타진 중인 중국 제철소와 시멘트공장 등에 내년 중 기술을 이전해 현지에서부터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는 데 나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앞서 하 박사팀은 2015년 세계 최초로 대형선박 엔진용 저온 탈질촉매를 두산엔진(현 HSD엔진)과 함께 상용화해 90% 이상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HSD엔진은 촉매가 장착된 엔진기준 2조원 이상의 수주를 달성했다. 양측은 촉매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 시멘트회사·화력발전소·열병합발전소·LNG발전소 등에 적용해 1~2년 내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가시화하기로 했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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