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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우리사회 '규제 없애면 대혼란' 공포 깔려 있어"

[규제만능주의 경계한 박용만]

'한일 외교적 해결' 우회 촉구도

洪 부총리 "52시간 유연성 보완"





박용만(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7일 “우리 사회에서 규제가 사라지면 ‘대혼란(total chaos)’이 올 것이라는 공포가 사회 저변에 깔려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규제의 빗장을 풀어도 또 다른 규제에 갇히는 기업 경영환경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한 것이다.

박 회장은 이날 제주 신라호텔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600여명의 경제계 인사가 참여한 가운데 3박4일 일정으로 개막된 제44회 제주포럼 개회사에서 “규제라는 덫이 젊은 기업인의 발목을 옭아매고 있다”며 “건별로 진행되는 관문식 규제 심의를 넘기 위해 젊은이들이 낭비하는 에너지가 너무 큰 만큼 지금과 차원이 다른 새로운 접근법을 찾아주시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이어진 특별강연에서 홍 경제부총리는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해 “큰 방향은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업종별 특성이 있어 유연성을 보완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포럼에서 기업인들은 한일 갈등으로 기업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만큼 사태를 신속히 해결해줄 것을 정부에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박 회장은 “주요국 간 갈등으로 기업의 수출길이 좁아지고 대내적으로는 오랜 시간 해결되지 못한 구조적 문제들도 쌓여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회장은 미래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 시선을 미래에 고정하고 기업의 역동성과 혁신 의지를 높이는 쪽으로 국가 역량을 결집해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일본 수출규제에 기업들이 대응하기 위해서도 규제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의 상황이 어렵기는 하지만 이번 사태가 대일 거래의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기업별로 검토하고 대책을 세우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기업들이 소재 국산화 등 미래 대응을 위한 연구개발(R&D)과 공장 설립 등을 추진하려면 복잡한 인허가나 예상치 못한 장애에 부딪히는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정부의 전폭적인 협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규제만능주의도 경계했다. 박 회장은 “그간의 입법 관행을 보면 부작용을 상정하고 이를 원천예방하는 쪽으로 흘러왔고 그 결과 법의 테두리는 넓어진 반면 자율규범이 들어설 자리는 줄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부터 “장기적·구조적으로 하향 추세인 한국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새로운 규제를 적용하기보다 기업 자율과 시장 규범에 경영을 맡기고 과감한 규제개혁을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특히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과 관련해서 38년 된 법을 개정해 경제환경 변화에 맞춘다는 개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시장 투명성을 지나치게 강조해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낮춰서는 안 된다는 뜻을 전해왔다. 박 회장은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야정 모두 경제위기라는 말을 입에 담지 말아줬으면 좋겠다”며 “위기라고 말을 꺼내면 듣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억장이 무너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제 제발 정치가 경제를 좀 붙들어줄 것은 붙들고 놓아줄 것은 놓아주어야 할 때 아니냐”고 강조했다.

제주포럼 개막 이후 ‘세계화 4.0시대, 기업의 미래’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에 나선 리처드 볼드윈 스위스 제네바국제경제대학원 교수는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기술 발달로 근로자들의 물리적·지리적 한계가 사라져 ‘사람 중심의 세계화’가 시작됐다”며 “세계화 4.0시대에는 통신기술의 발달로 해외 프리랜서와 업무를 진행하거나 이러한 프리랜서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 발달하고 원격회의 기술도 보편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상의 제주포럼은 정부 관계자와 재계 총수, 석학들이 참석해 한국 기업의 미래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18일에는 최태원 SK 회장이 ‘사회적 가치’ 관련 주제로 연단에 오른다.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재계 총수가 강연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터 카펠리 미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새로운 생존방식, 애자일(agile) 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애자일 전략은 인사·리더십·마케팅 등 모든 분야에서 유연성과 빠른 대응을 강조하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 중 하나다.

한편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제주 롯데호텔에서 3박4일 일정으로 CEO 하계포럼을 열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개회사에서 “우리 경제가 매우 힘든 상황에 직면해 있으나 현재의 변화를 위기가 아닌 발전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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