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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이마트…위기론 꺼내든 정용진

■경영회의서 "창사 이래 최악"

'국민가격' 등 승부수 띄웠지만

2분기 첫 적자 전환 가능성

이마트24·SSG닷컴 등 '차세대'

할인점 부진 메꾸기엔 시간걸려





“앞으로 유통시장은 ‘초저가’와 ‘프리미엄’의 두 형태만 남게 될 것이다.”

“위기는 생각보다 빨리 오고, 기회는 생각보다 늦게 온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메시지가 6개월 만에 확연히 달라졌다. 올해 초 신년사에서 ‘국민가격’으로 온라인과 승부수를 예고했다가 이제 직접 ‘위기론’을 꺼내 들었다. 정 부회장은 최근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서 열린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

◇“올해 상반기, 창사 이래 최대 위기”=정 부회장이 경영전략회의 말미 띄운 문장은 최윤식 한국뉴욕주립대 미래연구원장이 한국경제 위기에 대해 언급한 ‘2030 대담한 미래’의 문장을 따 온 것이다. 이커머스와 배송전쟁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변화 속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장기불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의 뜻이 담겼다. 정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올해 상반기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로 판단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새로움, 기회 등을 강조해 왔던 정 부회장의 평소 화법을 고려하면 위기감이 반영된, 이례적인 언급이라는 반응이다.

◇‘캐시카우’ 이마트 흔들…후발주자들 언제 클까=이마트는 2·4분기에 할인점 기존점의 성장률이 부진하고 올해 할인행사 확대 등으로 매출총이익률이 하락했다며 적자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올해 초 ‘국민가격’ 등을 내세우며 이마트로의 집객을 유도했지만 사실상 이익 개선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마트는 대형마트 업황 자체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실적 부진을 메꿀 후발 주자들을 키워왔다. 하지만 핵심 사업부인 할인점의 실적 부진이 이뤄지는 속도보다 너무 느리게 성장했다. 시장 진입 자체가 늦었거나 시장 경쟁이 치열해 당초 예상보다 실적 증가가 빨리 이뤄지지 못한 탓이다.

1인 가구 증가로 편의점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았지만 이마트24는 적자 폭을 2017년 517억원에서 지난해 396억원으로 줄였을 뿐 여전히 손실을 보고 있다. 2016년 출범 당시에는 이마트24의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는 점포 수를 2,000개로 봤으나 현재는 영업구조 상 6,000개 점포까지 증가했다. 내부에서도 이마트24가 차세대 성장동력이지만 수익을 내기까지는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법인인 SSG닷컴도 뒤늦게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 들었지만 현재 배송 규모는 일 3,000건으로 쿠팡은 7만 건 정도를 처리하는 것에 비해 적다. 이밖에 정 부회장이 진두지휘한 잡화점 삐에로쇼핑과 일렉트로마트 등도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캐시카우가 되기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바닥 안 보인다” 총제적 난국에 빠진 마트=이마트의 위기는 단지 업계 1등의 위기가 아니라 대형마트 업계 전반이 겪는 총제적인 위기를 보여준다. 유통업계에서 마트의 미래를 두고 “어디까지 바닥을 칠지 가늠이 안 된다”는 말이 나온다. 유통업계의 맹주로 군림하던 대형마트의 아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던 건 2010년부터 영업시간 제한, 상권영향평가 강화 등 각종 규제가 쏟아지면서다. 월 2회 휴점하는 ‘의무휴업’도 이맘때 생겨 지금까지 발목을 잡고 있다. 그 사이 편리함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은 온라인 시장으로 더 빨리 옮겨갔다. 신세계 고위 관계자는 “인건비 등 비용은 증가하는데 출점이 멈추면서 매출 상승은 더뎌졌고 지출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가 된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김보리·변수연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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