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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뉴로맨서'(Neuromancer)





컴퓨터가 만들어낸 가상공간으로 연결된 미래세계. 가상공간의 뒷골목을 누비며 돈이 되는 데이터를 빼내 판매하며 살아가는 해커를 ‘데이터 카우보이’라고 부른다. 데이터 카우보이들은 신경계를 통해 뇌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가상공간에 접속한다. 미국의 SF 작가 윌리엄 깁슨이 1984년 출간한 장편소설 ‘뉴로맨서(Neuromancer)’의 줄거리 일부다.

뉴로맨서는 뉴런(뇌신경)의 ‘뉴로(neuro)’에 주술사를 뜻하는 ‘맨서(mancer)’를 붙여 만든 합성어다. 이 소설은 휴고·네뷸러 등 SF 문학계의 주요 상을 싹쓸이하며 전 세계에서 650만부 이상 판매됐다. 지금은 일반화된 가상공간, ‘사이버스페이스’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깁슨이 뉴로맨서에서 상상한 미래 세계는 디스토피아였다. 뉴로맨서에 묘사된 음울한 사회와 이에 저항하는 운동은 ‘사이버펑크’라는 장르를 낳으며 수많은 SF소설과 영화에 영향을 미쳤다.

인간의 뇌가 컴퓨터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모습은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와 영화 ‘매트릭스’에 차용됐다. 매트릭스의 주인공 네오는 낮에는 평범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밤에는 해커로 활동하며 인공지능(AI)이 만든 사이버스페이스인 매트릭스를 넘나들며 AI와 싸우는 인물로 그려진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6일 바이오 스타트업인 뉴럴링크 간담회에서 “내년 중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을 실험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럴링크는 머스크가 2016년 1억달러를 들여 만든 회사로 뇌에 전자칩을 이식해 신경과 연결하는 ‘뉴럴레이스’라는 기술을 보유했다. 이미 실험용 쥐와 원숭이의 뇌에 칩을 이식하는 실험을 마치고 미 식품의약국(FDA)의 신체 임상시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머스크의 목표대로 인간의 뇌를 컴퓨터 네트워크와 연결하는 세상이 올까. 그동안 SF소설의 내용이 대부분 머지않은 미래에 현실화됐다는 점에서 불가능해 보이진 않는다. 뉴로맨서에도 이런 대목이 나온다. “미래는 이미 여기에 있다. 널리 퍼져있지 않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미래를 유토피아로 만드는 것도 디스토피아로 만드는 것도 인간의 몫이란 점이다. /김정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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