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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연 5% 특판예금 1초 완판...'금리 노마드' 시작됐다

[눈치보는 자금시장]

경기 불확실에 금리까지 내려..수익낼 곳 마땅찮아

"이자 0.01%P라도 더"...고금리 예적금 상품 불티

P2P도 은행과 금리경쟁...누적 대출액 5조 돌파





# 단 1초였다. 100억원 한도로 22일 오전11시부터 진행된 카카오뱅크 정기예금 특판이 마감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연 5%의 금리로 1,00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어 출시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고, 흥행에 성공했다. 마감 이후로도 고객이 몰려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은 한때 접속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직장인 김모(33)씨는 “대학교 수강신청 이후 1초 만에 온라인 신청이 끝난 경우는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고금리 예적금 상품 등만 골라 가입하며 금리 사냥에 나서는 ‘금리 노마드(nomad)’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외 경기의 불확실성 증대로 주식이나 부동산 등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워진데다 최근 국내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은행이 수신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젊은 세대에서 0.1%포인트라도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예적금 상품이나 개인 간 거래(P2P) 투자상품을 대안으로 택하는 것이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은행과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젊은 고객 확보가 시급한 지방은행이나 특수은행도 20~30대의 가입 비중이 높은 타 금융 플랫폼과 손잡고 특판 마케팅에 나섰다. sh수협은행은 비씨카드와 제휴해 지난달 말 ‘sh페이북 적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비씨카드 간편결제 앱 ‘페이북’을 통해 가입하는 모바일 전용 적금 상품으로 최대 연 5%의 이자율을 제공한다. 비씨카드의 한 관계자는 “최근 단기소액 투자 트렌드를 반영해 만기 6개월에 월 최대 20만원 한도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보였다”며 “최근 2차까지 특판이 진행된 총 2,000좌가 완판돼 오는 25일로 예정된 3차 특판도 큰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DGB대구은행이 핀테크 플랫폼인 ‘핀크’를 통해 판매한 ‘티 하이파이브’ 적금은 출시 40일 만에 가입 수가 5만좌를 돌파했다. 가입 고객은 기본금리 2%에 SK텔레콤 고객 우대금리 2%를 더해 최소 4%의 금리를 받을 수 있으며 이동전화 5만원 이상 요금제 이용 시 1%의 캐시백이 추가된다. BNK경남은행도 올해 초 핀테크사인 ‘알다큐브’와 제휴해 최고 연 4.50% 금리가 제공되는 특판 적금을 판매했다.

디지털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저축은행도 고금리 예적금으로 고객 몰이에 나섰다. 이달 초 SBI저축은행은 자사 모바일 플랫폼 ‘사이다뱅크’ 출시를 기념해 최근 연 금리 10%로 자유적금 특판을 진행해 2시간 만에 완판됐다. 웰컴저축은행도 이달 29일부터 자사 모바일 앱인 ‘웰뱅’을 통해 선착순 1만명을 대상으로 연 6% 금리의 ‘첫 거래 우대 정기적금’을 판매할 예정이다. IBK저축은행이 이달 10일 출범 6주년을 맞아 특별판매한 연 5% 금리의 적금도 출시 하루 만에 모두 팔렸다.



금융권에서 온라인 특판이 봇물을 이루자 통합정보를 제공하는 핀테크 서비스도 나왔다. 금융상품 비교 플랫폼을 제공하는 핀테크 업체 ‘핀다’는 특판상품만 따로 모아 관련 정보를 알려준다. 특히 핀다 웹사이트나 앱에 방문하지 않고도 알림 서비스를 통해 카카오톡으로 신규 특판상품 판매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다.

고금리 예적금 상품이 인기를 끄는 데는 안전자산을 선호하면서도 수익률을 놓지 않으려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부보예금의 전 금융권 잔액은 2,133조4,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2% 늘었다. 부보예금 증가율은 지난해 2·4분기 0.6%를 기록한 후 지속 상승하는 추세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국내외 경기가 불투명해 증시나 부동산에 투자하기에는 부담이 크다고 느끼는 금융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는 예적금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준금리가 최근 0.25%포인트 인하되면서 금리 노마드 현상은 심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주요 은행들은 이번주 중 수신금리를 내릴 예정인데 구체적인 인하폭을 놓고 속내가 복잡하다. 내년 1월 새로 시행되는 예대율 규제를 앞두고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올려 예수금을 확보해야 하지만 오히려 금리를 내려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0.01%포인트의 금리에도 민감한 고객들이 많아 인하폭이 클 경우 자금이탈이 상당할 수 있다”면서 “은행들끼리 서로 눈치만 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국내 은행의 평균 수신금리는 올 1월 2.00%에서 5월 1.86%로 0.14%포인트 내렸다. 이미 2%대의 정기예금도 씨가 마른 셈인데 한은 기준금리 인하로 금리 1%대의 예적금 상품들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P2P 투자가 기준금리 인하의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P2P금융협회와 신용대출 전문 P2P 업체가 속한 마켓플레이스협회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P2P 업체 50곳의 누적 대출잔액은 5조1,000억여원으로 전월 대비 6% 급증했다. 카카오페이나 토스 등 대형 핀테크 플랫폼으로 P2P 투자의 저변이 확대되면서 투자층이 넓어진 데 따른 결과다. 실제 카카오페이가 선보이는 소액투자 상품은 출시 즉시 완판되고 있다. 한 P2P 업체 관계자는 “은행 예적금 상품이나 P2P 투자 상품 모두 하나의 핀테크 플랫폼을 통해 경쟁하게 되면서 한 푼이라도 더 준다는 구체적인 상품조건이 매우 중요해졌다”며 “P2P 상품은 예금과 달리 투자금을 잃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분산투자만 확실히 하면 연 5~8% 수준의 수익을 꾸준히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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