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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유럽 출장길서 '전주 살리기' 나선 안효준 국민연금 CIO

안효준 국민연금 CIO 지난달 영국, 네덜란드 방문

골드만삭스 경영진 등과 면담...향후 투자 협업 논의

유럽 출장길서 지방소재 연기금 운용기관 경쟁력 살펴 눈길

'국민연금-운용사' 네트워크 전주에 구축하기 위한 행보

"국민연금도 인력난인데..." 현실화 가능성에 의문도

안효준 국민연금 기금이사.




지난달 영국 출장에 나선 안효준 국민연금 기금이사(CIO)가 지방 소재 연기금 운용기관의 경쟁력 유지 방안을 직접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가 대선공약으로 추진했던 전주 제3금융중심지 지정 등이 무산되자 국민연금이 나서 전주로 우수 인력을 끌어모으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검토한 것으로 풀이된다. 700조원에 달하는 기금 운용을 책임지는 CIO가 ‘전주 살리기’까지 직접 고민하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안 이사는 지난 6월 일주일간의 일정으로 영국 런던·에딘버러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방문했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런던 골드만삭스 빌딩에 개관식에 참석해 투자자산을 점검하고 골드만삭스 등 유럽 주요 운용사 관계자들과 면담을 가지기 위해서다. 안 이사는 골드만삭스 경영진 외에도 BC파트너스·라살·ICG·패트리지아·인프라레드 등 유럽 주요 투자운용사 관계자들과 만났다. 라살·패트리지아·인프라레드의 경우 부동산 투자에 강점을 보이는 회사다. BC파트너스는 바이아웃 사모펀드운용사(PE)로 유명한 투자사로 국민연금도 이 회사에 일부 금액을 출자했다. ICG는 기업대출과 메자닌 투자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안 이사가 이번 출장길에서 지방소재 연기금 운용기관의 경쟁력 유지 방안을 직접 챙겼다는 점이다. 정치권이 지방으로 투자업계의 이전을 추진하면서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한 ‘연기금-운용사’ 네트워크를 전주에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같은 국민연금의 행보에 대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장 국민연금부터가 지방이전 후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17년 기금운용본부가 전주로 이전하면서 운용인력들이 국민연금을 떠났다. 기금운용전략실장이 증권사로 이직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심지어 젊은 직원들은 3~4년 차 경력을 포기하면서까지 서울 소재 증권사·공제회 등에 신입사원으로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국민연금 스스로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운용사들에 지방이전 방안을 제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현실적으로 국민연금 출자사업을 진행하는 (운용사의) 팀 정도가 출장소를 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지방분권의 수준과 문화가 우리나라와 다르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연금 수익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권의 공약으로 CIO가 운용사 이전 전략까지 살펴야 하느냐는 비판도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거뒀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연기금, 공제회 기관들이 운용사를 선정해 출자하는 것은 (운용사들이) 전문성과 경쟁력이 있다는 전제하에 이뤄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700조원에 이르는 기금 적립금을 운용하는 CIO가 운용사의 지방이전 전략, 경쟁력까지 검토하기엔 당장 수익률 측면에서 여력이 없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합리적인 경제 논리에 따라 수익률을 쫓지 못하고 정치권·정부 입김에 따라 투자전략을 세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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