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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정석의 생존법 “뭐라도 열심히 해라”

영화 ‘엑시트’ 주역 인터뷰

비록 당장 인정받지 못하는 그 어떤 재주라도 갈고 닦다 보면 제대로 발휘할 날이 분명 찾아올까. 이에 대해 조정석은 “뭐라도 한번 열심히 하다 보면, 빛을 발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란 ‘엑시트’의 메시지가 기분 좋은 자극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30일 삼청동에 위치한 카페 ‘보드레 안다미로’에서 만난 조정석은 “‘엑시트’ 안엔 스스로 살아남고자 하는 순간의 기지와 협동으로 역경을 뛰어넘는 젊은이들의 고군분투기가 담겨있다”고 전했다.

이상근 감독은 “‘엑시트’는 인정받지 못하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재능이 위급 상황에서 필살기로 발현되면 어떨까”라는 물음에서 시작한 영화이다고 전한 바 있다.





‘엑시트’는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하는 청년백수 용남(조정석 분)과 대학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 분)의 기상천외한 용기와 기지를 그린 재난탈출액션 영화다.배우 조정석은 위급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하는 ‘용남’을 연기했다. 용남은 대학 졸업 후 몇 년째 취업에 번번이 실패하는 청년.

취업도 못하고 장가도 못 가 친척 모임에서는 언제나 찬밥 신세였던 용남은 가족 모두를 살리기 위해 대학 동아리 시절 산악부 경험을 살려 온몸을 던진다. 특히 쓸 데 없는 취미라 무시 당했던 산악 동아리 경험이 막상 긴급한 재난 상황이 찾아오자 재능으로 빛을 발휘하는 순간이 영화를 관통하는 큰 재미 포인트이다. 조정석은 “‘아. 내가 뭐라도 하나든 하니까’ 가족들에게 이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깨달음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작품의 메시지에 동감했다.

연기를 위해 실제 클라이밍을 배웠다고 전한 조정석은 “이번 영화를 통해 클라이밍의 매력은 분명히 느낀 것 같다”고 말하며, “산악부 동아리 활동과 건물 외벽타기를 접목시킨 부분이 흥미로운 지점이다. 절묘하게 개연성이 부여됐다. 쓰레기봉투나 지하철 비치용 방독면 등 소품을 활용해 탈출하는 과정도 재미있었다”고 설명했다.

‘엑시트’는 기존 재난 영화 공식에서 탈피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자신감을 비친다. ‘유독가스 재난’이라는 색다른 소재를 내세워 재난영화의 클리셰를 지양하고자 했다. 재난 속에서도 꽃피는 사랑에 포인트를 맞추기 보단, 소시민이 재난 상황을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유쾌하게 그린다.

실제로 누나 셋을 둔 막내이고, 대학을 3수 끝에 입학한 조정석은 용남이 처한 현실이 가슴에 와 닿았다고 했다. 클래식 기타 실력으로 실용음악과에 입학하고자 했던 조정석은 앞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도 낙천적이었다. 결국 삼수 끝에 연극영화과로 방향을 틀게 된다. 중고등학교 시절 늘 연기와 함께 했던 조정석은 “자연스럽게 무대를 접하면서 연극영화과에 지원해보라는 권유를 받게 됐다”고 털어놨다.

작품은 가스 재난이라는 소재가 앞이 깜깜한 청년세대들의 심리적 상황과 맞닿아 있음을 접목해 만든 이야기이다. 조정석이 팍팍한 청춘들에게 건네는 말 역시 귀를 쫑긋 거리게 한다. 그는 “딱 그거 같은데요. 뭐라도 열심히 한번 해 봅시다라고” 운을 뗐다. 영화 속 용남의 취미인 클라이밍이 돈을 벌어다주진 않는다. 하지만 사랑하는 가족들을 구하는데 유용하게 이용된다. 쓸모없어 보였던 재주가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돌파구를 만들어 낸 것.







“‘뭐라도 열심히 해라’ 란 말을 듣고 되게 막연하게 생각하실 수 있다. 뭔가 하고 있는데 그게 잘 안 되면 더더욱 그러하지 않을까. 누군가는 ‘도대체 어디까지가 열심히 인건라?’라고 물어볼 수도 있다. 제가 삼수시절 친했던 누나의 말이 생각난다. 소위 ‘공부 잘 하는 누나’가 말 했던 거다. 뭔가 영향력 있지 않나. ‘정석아. 너 코피 터져라 공부해본 적 있어. 안 그럼 열심히 했다 말하지 말라’ 고. 그 말을 듣고 보니, 내가 그동안 코피 터져라 해본 적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자극이 됐던 말이다.”

그가 가진 연기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다. 대학 시절 막심 고리키의 ’밑바닥에서‘란 연극을 준비하면서는 알코올 중독자 역할을 위해 몇 달간 매일 술을 먹었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준 것. 실제로 술을 잘 먹지 못하는 그는 작품을 준비하는 기간 내내 취해 지내서 교수에게 혼이 나기도 했다고 했다.



“코피가 터질 정도로 연기를 해 보진 않았는데, ‘아니 그렇게 까지’ 라는 말을 들을 정도의 노력은 해봤다. 알코올 중독자의 느낌을 알고 싶어서, 아침에도 먹고 저녁에도 먹었다. 늘 취해 지낼 정도였다. 내가 맡은 역할이 처한 상황을 제대로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영화 ‘건축학개론’, ‘관상’,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질투의 화신’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유쾌하고 따뜻한 캐릭터로 사랑받은 배우 조정석은 “연기할 때 고민하면서 생각지 못한 호흡을 연구하고 찾아낼 때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드라마 ‘녹두꽃’에 이어 하반기 방영되는 신원호 감독의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출연을 앞두고 있는 조정석. 그는 “동서남북 어디든 다양한 방향으로 갈 수 있는 배우가 꿈”이었다. 그렇기에 “단순하게 이번엔 어두운 작품, 다음엔 밝은 작품으로 구분하기 보다는, 동서남북 어느 쪽으로든 변주 가능한 배우가 되고 싶다. 관객들이 보기엔 비슷하다고 느낄지 몰라도 저에겐 매번 다른 방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한편, 배우들과 스탭들의 노력으로 탄생한 액션 시퀀스들을 IMAX 스크린으로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엑시트’는 2011년 ‘7광구’, 2018년 ‘신과함께-인과 연’에 이어 한국영화로는 세 번째로 IMAX(아이맥스)에서 공식 개봉하는 영화이다.

조정석 역시 ‘엑시트’는 아이맥스로 봐야 하는 영화이다고 추천했다. “4dx보단 아이맥스가 진짜 재미있다고 하더라. 내일(31일) 개봉하면 와이프(거미)랑 엄마랑 아이맥스로 볼 계획이다”며 웃었다.

[사진=잼엔터테인먼트 ]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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