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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은 中 공장 직접 보고도...현대車노조 "돈 더 달라" 파업 결의

노조원 1,600명 베이징 연수서

판매부진에 폐쇄된 공장 답사 후

순이익 30% 지급·정년연장 요구

70.5% 찬성률로 파업 가결시켜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도 어김 없이 70%가 넘는 찬성률로 파업을 결의했다. 특히 현대차(005380) 노조원 1,600명은 지난해와 올해 중국 연수를 떠나 판매 부진으로 문을 닫고 일자리가 사라진 베이징공장을 직접 보고도 돌아와선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는 강경한 요구안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노조가 현대차의 구조적인 어려움을 애써 외면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3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지난 29일과 30일 진행된 파업 찬반 투표에서 70.5%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시켰다. 이번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84.1%가 파업을 택했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2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했다. 다음 달 초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오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을 할 수 있다.

이번 파업은 현대차 노조가 창립 이후 최대 인원이 중국 사업장을 직접 보고 돌아와 강행한 것이라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600명, 올해 6월까지 1,000명 등 모두 1,600명의 노조원이 중국 4박 5일 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연수는 현대차 노사가 지난해 10월부터 오는 2020년 4월까지 중국 사업장에 3,000명을 연수를 보내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노조원들이 방문한 곳은 올해 초 1공장이 문을 닫은 중국 베이징공장이다. 노조가 공개한 일정을 보면 이틀 차에 베이징공장과 현대모터스튜디오를 방문한 것으로 돼 있다. 현대차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관련 무역 보복과 현지 업체들의 추격으로 2016년 116만대에 이르던 중국 판매가 지난해 79만대까지 추락했다. 이에 베이징공장 등에서 현대차는 인력 5%를 구조조정했고 올해는 1공장의 가동중지를 결정했다. 또 현지 업계에 따르면 연수 사흘 차에는 베이징외국어대학 교수 등 전문가들이 노조원을 대상으로 중국 시장 상황의 어려움 등을 강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노조 공식일정에는 경쟁업체인 상하이 폭스바겐 공장 견학도 있었다.



현대차 노조원들은 공장 문을 닫을 정도로 어려워진 중국 현지 상황을 직접 보고도 경영 위기를 공감하기는커녕 돌아와서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임금 피크 제도 없는 정년 64세 연장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사측이 이를 거부하자 투표를 강행해 파업을 가결시켰다. 특히 정년이 몇 년 남지 않은 50대 노조원들이 파업을 강하게 밀어붙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 생산직의 40% 이상이 50대다.

현대차 노조가 올해도 파업에 나서게 되면 현대차는 8년 연속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현대차 노조는 총 84일 동안 파업을 진행했으며 이 기간 44만2,000여대, 9조4,400억원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는 올해 전 세계 판매량이 줄고 있지만 한국 시장에서 팰리세이드 등 고가 차종이 많이 팔리며 이익을 회복 중이다. 하지만 다음달 파업을 강행해 생산 차질을 빚으면 회복하던 실적이 고꾸라질 수 있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의 깃발을 올리면서 임금협상을 두고 사측과 대립하고 있는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도 연쇄적으로 쟁의행위에 돌입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노조는 강하게 나오면 회사가 돈을 더 준다는 시대착오적 인식이 팽배해 있다”며 “산업 변화의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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