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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심한 화학분야 정조준…대못 안뽑으면 국산화 '그림의 떡'

[한일, 시작된 경제전쟁]

☞ 집중관리 대상 들여다보니

159개 보복 품목 중 화학분야가 40여개로 가장 많아

레지스터·마스크도 포함 '급소' 찔린 반도체 설상가상

車·기계설비까지 전방위 영향…산업전반 타격 불가피

성윤모(오른쪽 두번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업종별 영향 점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성형주기자




정부는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함에 따라 집중관리 대상 품목으로 159개를 꼽았다. 해당 품목의 경우 대일 의존도가 높은데다 수입 대체도 쉽지 않아 이를 사용하는 업종에서 큰 피해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일본의 전체 수출통제 가능 품목 1,194개 중 추가로 영향을 주는 품목은 159개로 분류된다. 산업부는 대일의존도, 수입액 등 계량적 기준과 함께 업계 및 전문가 등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이같이 분류했다고 밝혔다.

전체 통제 품목 1,194개 안에는 미사일·원자로 등 263개의 민감물자가 포함돼 있다. 민감물자의 경우 화이트리스트에 올라 있는 국가에 수출할 때도 건별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한 뒤에도 민감물자에 대해서는 영향이 없다는 얘기다. 민감물자를 제외한 비민감품목 등이 일본 정부의 통제를 받게 된다.



민감물자를 제외하면 931개 품목이 남는데 이는 다시 495개 품목으로 통합이 가능하다. 품목 자체가 단순히 ‘개별 품목’으로 분류되거나 관련된 기술규격·기술 등으로 돼 있어 비슷한 것끼리 묶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가스 레이저 발진기’ ‘고체 레이저 발진기’ 등 비슷한 품목 14개를 ‘레이저 발진기’로 통합하는 식이다. 이렇게 통합한 495개 품목 중 국내에서 사용하지 않거나 일본에서 생산하지 않는 등 수출통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 품목과 국내 사용량이 소량인 품목, 수입 대체가 가능한 품목 등을 제외하면 159개가 남는다.

집중 관리대상 품목을 업종별로 보면 우리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화학 분야가 40여개로 가장 많다. 또 기존에 규제 대상에 오른 반도체 핵심소재를 비롯해 공작기계 등 설비, 자동차 관련 탄소섬유 등 업종별로 골고루 분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치로 산업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일본산 화학 물질 등 수입이 제한되면서 고순도불화수소 등 3종에 대한 규제로 급소를 찔린 반도체는 설상가상으로 내몰릴 가능성도 있다. 일본 의존도가 높은 레지스터·마스크 등이 비민감품목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레지스터의 경우 통상 반도체 분야에서는 포토레지스터를 의미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지난 7월부터 수출 규제 대상이 된 비메모리 공정에 쓰이는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터에 이어 메모리 공정에 사용되는 불화아르곤(ArF)용 포토레지스터도 규제 품목에 오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 마디로 여차하면 일본 정부가 ArF용 포토레지스터 수출규제를 통해 메모리 생산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ArF용 포토레지스터의 경우 아예 대체재가 없지는 않다. 실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은 내부적으로 ArF용 포토레지스터의 수출 규제품목 합류 가능성에 대비해 국내 업체 등에 대체 공급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대체재가 없다시피 한 EUV용 포토레지스터보다는 사정이 조금 낫다는 의미다.

마스크도 문제다. 포토마스크는 유리기판 위에 반도체 회로를 형상화한 것이다. 포토마스크를 올린 후 빛을 쬐면 웨이퍼 위에 바른 포토레지스트(감광액)가 빛에 반응해 회로를 복사한다.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데 필수 품목이라는 뜻이다. 블랭크마스크(석영유리기판)는 포토마스크의 원재료다. 포토마스크와 블랭크마스크의 일본산 비중은 2018년 기준 각각 74.6%, 65.5%였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블랭크마스크는 국내 기업 에스앤에스텍이 물량 기준 세계 2위에 올라 있지만 초미세공정에 쓰이는 극자외선(EUV)용은 일본 호야가 전량 생산한다”고 전했다.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에 필수적인 섀도마스크도 일본 다이니폰프린팅(DNP), 토판프린팅 등 두 회사가 시장을 100% 점유하고 있다.

자동차 역시 미래 성장동력인 수소전기차의 핵심 소재로 꼽히는 탄소섬유가 수출관리 대상인 전략물자에 포함돼 생산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탄소섬유를 국내 공장에서 공급받고 있는데다 수소전기차의 생산량도 많지 않아 당장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세종=김우보기자 이상훈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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