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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 살리는 수사, 기업 옥죄기 아니길

윤석열 검찰총장이 7일 국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을 만나 “경제를 살리는 데 보탬이 되는 사건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또 “검찰의 법 집행이 경제 살리기에 역행이 되지 않도록 수사의 양을 줄이겠다”고도 했다. 그가 취임 때 밝힌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을 다시 강조한 것이지만 윤석열호 출범 이후 재계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산업계에서는 첫 타깃에 오를까 검찰의 눈치를 보며 노심초사한다는 얘기가 많다. 특수통이 전진 배치된 검찰 인사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읽힌다는 것이다.

역대 정부에서 검찰이 쓴 기업 수사의 역사는 박수보다 비난을 더 많이 받았다. 기업의 비리와 숨겨진 비자금을 찾는다며 대대적으로 압수수색을 하고 최고경영자(CEO)를 줄줄이 구속했지만 결국 무죄가 된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환부만 도려내는 외과수술식 특수수사는 말뿐이었다. 무리한 영장 청구, 별건 수사에 기업 경영은 위축되고 이미지는 땅에 떨어졌다. 무리한 검찰 수사로 인한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윤 총장은 시장경제질서와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중시하는 인물이다. 인사청문회에서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책으로 미국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이 쓴 ‘선택할 자유’를 꼽았다. 프리드먼은 1976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자유시장경제의 상징이다. 그가 취임사에서 강조한 시장경제질서는 프리드먼이 강조한 개념이다.



경제 살리기에 역행하는 수사를 자제하겠다는 윤 총장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아울러 경제를 살리는 데 보탬이 되는 수사가 공정경제 확립에만 치우친 대기업 옥죄기여서는 안 된다. 물론 기업도 잘못하면 정당한 절차에 따라 법을 집행해야 한다. 하지만 정권의 입맛에 맞는 무리한 표적 수사로 기업 경영이 위축되는 일이 반복돼서는 곤란하다. 기업들이 언제까지 검찰의 눈치를 보며 경영해야 하나. 윤 총장이 그의 가치관대로 시장경제질서와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중시한 총장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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