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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든 페로니즘에…아르헨 다시 경제위기 직면

[좌파 포퓰리즘 부활에 아르헨 통화·주가 폭락]

反시장세력 집권 공산 커지자

증시·환율·채권 '트리플 약세'

디폴트 가능성 75%로 치솟아

EU·남미4국 FTA 공전 우려

우파 이웃국가와 관계 악화 등

중남미 경제 불확실성도 고조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에서 친(親)시장주의 성향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이 좌파 후보인 알베르토 페르난데스에게 크게 패하자 1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에서 증시·환율·채권이 ‘트리플 약세’를 보이면서 패닉에 빠졌다. 오는 10월 대선에서 좌파 포퓰리즘 정권의 귀환이 현실화할 경우 아르헨티나 경제가 걷잡을 수 없는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정권교체로 아르헨티나 대외정책이 급변할 경우 브라질 등 주변 중남미국가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아르헨티나 대표 증시인 메르발지수는 지난주 종가 대비 무려 37.9% 폭락한 2만7,530.80에 마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달러화 기준으로 하루에만도 주가지수가 48%나 하락한 셈이다. 이는 70년간 전 세계 94개 증시 중 두 번째로 큰 낙폭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도 하루 만에 14.5% 추락해 달러당 53페소로 장을 마쳤다. 이날 페소화 가치는 개장 초반 30%까지 급락해 역대 최저 수준에 이르렀다가 중앙은행이 환율방어를 위해 1억500만달러 규모의 보유 달러화를 매각하면서 낙폭을 줄였다. 국채 가격도 평균 25% 폭락하며 겁에 질린 투자심리를 반영했다.

이날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진 것은 전날 치러진 대선 예비선거에서 마크리 대통령이 좌파 후보인 페르난데스에게 15%포인트의 큰 격차로 뒤지면서 10월 대선 이후 아르헨티나에 다시 좌파 정권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시장은 좌파 정당이 표방하는 아르헨티나식 포퓰리즘 정책인 ‘페론주의’가 부활할 경우 경제회복의 길이 더욱 험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마크리 정부가 추진하는 긴축재정을 포기하면서 부채 부담이 증가하고 자본 유출이 가속될 경우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이날 아르헨티나가 향후 5년 내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이 종전 49%에서 75%로 급등했다고 전했다.



에드워드 글로섭 캐피털이코노믹스 연구원은 “아르헨티나 주식과 채권·환율이 당분간 심한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페소화 가치가 달러당 70페소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는 10월 치러질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중도좌파 후보인 알베르토 페르난데스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에 도전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그는 아르헨티나식 포퓰리즘으로 불리는 ‘페론주의’ 계승자다. /부에노스아이레스=로이터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또 아르헨티나에 좌파 포퓰리즘 정권이 복귀할 경우 아르헨티나뿐 아니라 주변 중남미국가 경제에도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선 브라질·아르헨티나·우루과이·파라과이 등 4개국이 포함된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유럽연합(EU)이 지난 6월 타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의 미래가 불투명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협정을 지지하는 마크리 대통령과 달리 페르난데스 후보는 반대 입장을 피력해왔기 때문이다. 미 싱크탱크 윌슨센터의 수석연구원 벤저민 제단은 “EU와의 협상 타결 때 마크리 대통령의 역할이 컸다”며 “그가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협정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파가 이끄는 브라질에서는 아르헨티나의 보호주의 정책 복귀로 메르코수르 국가 간 관계가 악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10월 대선에서 좌파 후보가 승리하면 베네수엘라와 비슷한 상황이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하며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 결과에 악담을 퍼부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그동안 메르코수르와 EU 간 FTA 체결 합의와 남미지역 화폐를 통합하는 단일통화 창설 제의 등으로 우파인 마크리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지지해왔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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