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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행 온 일본인들 "위험하다 했는데…와보니 더 친절"

<일본인 관광객 명동서 직접 만나보니>

"한국인들 친절"…여행 중 차별 없다 느껴

SNS서 한국여행 호평에 "걱정 없이 왔다"

한국의 일본여행 불매엔 아쉬움 보이기도

지난 12일 오후 3시. 명동 지하쇼핑센터는 궂은 날씨에도 해외 관광객들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쇼핑센터 내부를 돌아다니며 조사한 결과, 관광객 대부분은 일본인과 중국인이었다. /정민수 인턴기자




지난 12일 오후 3시.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다는 명동을 찾았다. 비 내리는 후텁지근한 날씨에도 거리엔 관광객들이 넘쳐났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피해 명동 지하쇼핑센터로 들어서는 길, 가장 먼저 귀에 들린 건 일본어였다. “소노미세니 이쿠오카?(저 가게 가볼까?)”, “응 이이요(그래 그러자)”. 이미 양손 가득 쇼핑백을 든 일본인 관광객 두 명이 즐겁게 웃으며 한복을 입은 캐릭터 열쇠고리가 진열돼 있는 지하상가 매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광복절을 앞두고 한일 갈등은 점점 심화하고 있지만, 한국을 찾는 일본인 방문자는 지난해 대비 증가하는 추세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일본인 입국자 수는 12만8,23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1% 늘었다. 이 중 80% 정도가 관광객이다. 전체 외국인 입국자 가운데 일본인 입국자 비중도 높았다. 일본인 입국자는 전체 외국인 입국자의 약 18%를 차지해 30% 이상인 중국인 다음으로 많았다.

명동 지하상가를 찾은 이날도 일본인 관광객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특히 가족 단위로 온 일본인 관광객이 눈에 띄었다. 거리와 지하철 곳곳에 불매 운동 스티커가 붙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한창인 한국을 여행하는 일본인 여행객들의 기분은 어떨까. 명동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한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데, 이에 따라 한국을 여행하면서 어려움을 느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지난 달 말부터 서울 지하철 전동차 내부 출입문에는 서울 교통공사노조가 제작한 일본의 경제보복과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내용의 스티커가 붙어있다. 이와 관련, 트위터에는 한 일본인은 “한국으로 여행을 가고 싶었지만 (여행을 간) 친구가 열차에서 ‘No Japan’ 스티커가 붙여 있었다고 말해 무서워서 포기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연합뉴스


20대 딸·남편과 가족 여행을 왔다는 스즈키(51) 씨는 “즐겁게 여행 중”이라며 “작년에도 여행을 왔었는데, 그때와 다를 바 없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유튜브에서 한국 여행이 위험하다고 말하는 영상을 봐서 걱정했었다”며 “하지만 와보니 전혀 그런 문제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국여행이 처음이라는 나카모토(29) 씨도 “친구와 떠나기 직전까지 계속 걱정했었는데, 한국 사람들이 친절하게 대해줘서 좋았다”며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불친절하게 대한 가게는 없었다”고 말했다.

일본인 관광객들은 일부 위험하다는 지적에도 속 한국을 찾은 이유에 대해선 하나같이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이야기를 꺼냈다. 이번 여행이 열번째 한국 방문이라는 야마다(50) 씨는 “걱정이 좀 됐지만 SNS에서 괜찮다고 해서 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30대 사토 씨도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서 한국에 여행을 간 사람들의 글을 보고 괜찮겠다 싶어서 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주변에도 한국여행을 취소하는 사람은 못 봤다”고 말했다.



그 자리에서 트위터에 일본어로 ‘한국여행’을 검색해보니 가장 상단에 한국을 다녀간 일본인의 후기가 떴다. 게시글에 첨부된 사진 속 관광객은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이 외에도 “8월 10일 오늘 어머니와 누나가 한국여행에서 돌아왔다. 여행이 재밌었고 싫은 생각은 하나도 들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친절한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여름휴가로 한국에 갈 여러분, 재미있게 여행 하세요”(respe***),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즐거운 한국여행이었다”(____A***) 등 한국여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글이 주를 이뤘다.

이런 게시글들에 달린 답글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와, 한국 갈까 말까 고민했는데, 이 글을 보고 가기로 결정했습니다”(10ji1***), “게시물을 보고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hime3***) 등 내용에 공감하는 답글이 대다수였다. ‘일본여행’을 검색하면 ‘가지 맙시다’, ‘방사능의 위험성이 높으니 조심합시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인 우리나라와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지난 12일 명동 유네스코 거리를 채운 해외 관광객들. 일본은 이날부터 최대 9일 간의 휴일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주 여름휴가로 한국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의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민수 인턴기자


한편 일본인 관광객들은 한국의 일본여행 불매 운동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국인들이 일본을 찾지 않는 것에 대해 아쉽다면서도 비판적인 어조를 내진 않았다. 홋카이도 출신의 카츠라기 씨는 “일본에 와도 괜찮은데 여행을 취소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좀 유감이다”며 “나는 한국이 좋다. 한국과 일본이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을 조만간 또 찾을 계획이라고 밝힌 나카지마 씨는 “일본 사람이 한국에 와도 한일갈등 이전과 같은 분위기인 것처럼 한국 사람들이 일본에 와도 평소처럼 똑같을 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정민수 인턴기자 minsoo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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